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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독재 정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진보당 당수 죽산 조봉암(1898~1959년)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서울 망우리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제 시작 전 한 젊은 남성이 죽산의 묘역에 참배를 하고 있다.
 이승만 독재 정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진보당 당수 죽산 조봉암(1898~1959년)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서울 망우리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제 시작 전 한 젊은 남성이 죽산의 묘역에 참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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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 조봉암 선생의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오전 서울 망우리공원 묘지에서 열렸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좌측 두번째)과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우측 첫번째)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죽산 조봉암 동상 건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용택 이사장에게 준비해온 죽산동상 건립비용을 전달했다.
 죽산 조봉암 선생의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오전 서울 망우리공원 묘지에서 열렸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좌측 두번째)과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우측 첫번째)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죽산 조봉암 동상 건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용택 이사장에게 준비해온 죽산동상 건립비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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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독재 정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진보당 당수 죽산 조봉암(1898~1959)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서울 망우리공원에서 열렸다.

죽산 조봉암 선생 기념사업 중앙회가 주관한 이날 추모제에는 김용기 기념사업회 중앙회장,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송영길 전 인천시장, 문병호 국회의원,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장녀 조호정씨, 죽산을 마지막까지 따랐던 비서 김제영씨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 강화, 서울 등에서 그의 사상과 가치를 따르려는 인사들이 폭염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석했다.

죽산의 고향 강화에서 온 한 인사는 "강화에서 이제 죽산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몇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죽산과 뜻을 같이했던 진보당원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진보당 사건으로 구속됐던 간부들 중 마지막 생존자 정태영 선생이 세상을 떠난 것도 2008년이었다.

죽산은 일제강점기 때에는 독립운동을 했고, 분단 이후엔 통일 운동을 벌였다. 죽산은 3·1운동 참가로 1년간 복역했고, 사회주의사상에 입각한 항일운동에 힘썼다. 그러다가 1946년 조선공산당을 탈당했다. 죽산은 이후 제헌의원, 초대 농림부장관, 2대 국회 부의장에 선출됐다. 후에 진보당을 창당해 활동하다 간첩 혐의 등으로 사형 당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법살인 52년만에 재심을 열어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죽산은 두 번 대선에 출마해 상당한 득표를 얻기도 했다. 남북의 평화적 통일과 사민주의 정책을 표방해 기층 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투표에는 이기고 개표에서 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죽산 조봉암 선생의 장녀 조호정씨가 분향과 헌화를 하고 있다. 죽산이 사법살인을 당할 때 30대 초중반이었던 조씨는 어느덧 80대 할머니가 됐다.
 죽산 조봉암 선생의 장녀 조호정씨가 분향과 헌화를 하고 있다. 죽산이 사법살인을 당할 때 30대 초중반이었던 조씨는 어느덧 80대 할머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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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방선거 패배 후 1년만에 중국에서 귀국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죽산 조봉암 선생 56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 패배 후 1년만에 중국에서 귀국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죽산 조봉암 선생 56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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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이승만은 죽산이 정치적으로 자신을 위협하자 간첩 혐의 등으로 그를 몰아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

하지만 죽산이 초대 농림부장관을 지내며 이룬 토지개혁은 경제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농지개혁은 일부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농민의 소득 수준을 향상시키고 지주층을 소멸시켜, 성공적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날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죽산과 같은 거목을 잘라버려,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은 사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56년 전 부친이 억울하게 사형 선고를 받을 때 30대 중반이었던 딸 조호정씨는 이제 80대의 할머니가 됐다. 조씨는 "현재 많은 분들이 너무 무기력해 하는 거 같다. 좋은 세상이 오겠지만 ...(잠시 침묵) 그 뜻은 여기에 있는 분들이 알 것"이라고 말을 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죽산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서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하냐'고 했는데, 현재 우리는 돈도 있고, 가능성도 있는데 왜 일어나지 못하냐는 노선배들의 질타의 말씀이 가슴에 사무치고 있다."

"우리의 작은 사익과 분열로 인해 역사와 민족 의식이 없는 현 정부가 탄생했다. 2017년엔 정권 교체해 이 추모제에 참석할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송 전 시장은 이육사 시인의 '광야'를 암송하는 것으로 추도사를 대신했다.

죽산과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비서 김제영씨는 기자와 짧은 인터뷰에서 현 정국에 대한 거침없이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현 새정치민주연합이 개혁을 외치지만, 박근혜 정권과 제대로 싸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죽산과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비서 김제영(87세)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통일 정책을 비판하면서, ‘발칙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박 대통령이 통일에 마음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5.24조치를 해제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고 했다.
 죽산과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비서 김제영(87세)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통일 정책을 비판하면서, ‘발칙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박 대통령이 통일에 마음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5.24조치를 해제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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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발칙하다'고 혹독하게 평가했다.

"통일이 대박이라고, 그런 천박한 발상이 어디 있냐? 민족 통일 문제가 도박이냐? 천박하고 발칙하다. 통일을 하려면, 먼저 5.24 조치를 풀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것이 수순이고 진정성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말로만 개혁을 외쳐서는 안 된다. '공주 나르시시즘(자기애)'과 '중세적 폭거'에 맞서 싸워야 한다"

한편, 김성훈 전 장관은 농림부 장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죽산 선생 묘역을 찾은 인연을 소개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에게 준비해 온 죽산 동상 건립 비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작년 추모제 때엔 당 대표로 취임한 새누리당 김무성 당 대표의 조화가 놓여 있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정의당 등 야당 인사들의 조화는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 소속의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의 조화는 놓여 있었지만, 제도권 내 야당 인사들의 조화는 없었다.

매년 이 추모식에 온다는 한 참가자는 "말로만 진보를 외치고, 필요할 때만 조봉암을 판다"면서 "직접 참석을 못하면, 조화라도 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조화가 비싸고, 유족이 조화 받아 돈을 얻냐? 야권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고 혹평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농림부장관을 역임했던 김성훈(우측 첫번째)씨는 31일 죽산 조봉암 선생 추모제에 참석했다. 농지개혁을 단행한 조봉암 선생의 묘소를 찾는 일을 농림부 장관 첫 일정으로 소화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농림부장관을 역임했던 김성훈(우측 첫번째)씨는 31일 죽산 조봉암 선생 추모제에 참석했다. 농지개혁을 단행한 조봉암 선생의 묘소를 찾는 일을 농림부 장관 첫 일정으로 소화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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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 조봉암 선생의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오전 서울 망우리공원 묘지에서 열렸다.
 죽산 조봉암 선생의 56주기 추모제가 31일 오전 서울 망우리공원 묘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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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죽산 보봉암, #사법살인, #송영길, #새얼문화재단, #김성훈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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