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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김한길의 어색한 악수...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념행사 당시 모습.
 문재인과 김한길의 어색한 악수...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념행사 당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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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직제 개편에 따라 새롭게 당직을 인선하면서 주요 보직에 비주류 인사들을 대거 내정했다.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지속돼온 내홍을 봉합하기 위한 탕평책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당내 힘겨루기와 각종 분당·신당설에 백기를 들고 '계파 나눠먹기식' 인선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석·최재천 의원 등 '김한길 체제' 때 당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합류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뤄진 인선 때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일했던 의원들이 주요 당직자로 임명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한길 의원의 측근들이 '문재인호'를 장악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22일 문 대표는 사무총장직 폐지와 직제 개편에 따라 만들어진 5개 본부장(총무·조직·전략홍보·디지털소통·민생) 인선을 확정지었다. 신설된 조직본부장에는 박지원 의원의 측근인 이윤석(재선·전남 무안 신안) 의원이 내정됐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후보 공천 실무를 담당할 '핵심 보직'을 '호남권' '비주류' 인사가 맡게 된 것이다.

직제 개편에 따라 사무총장에서 물러나게 된 최재성 의원은 인사·재정을 총괄하는 총무본부장에 임명됐다. 전략홍보본부장과 디지털소통본부장은 안규백·홍종학 의원의 유임으로 확정됐고, 민생본부장에는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정성호(재선·경기 양주 동두천) 의원이 발탁됐다.

정책위의장은 강기정 의원에서 최재천(재선·서울 성동갑) 의원으로 교체됐다.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그동안 정책위의장의 유임과 교체 여부를 두고 오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당 내부에서는 무난하게 업무를 수행해온 강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계속 맡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발탁해야 한다는 이 원내대표 쪽의 요구에 따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석·최재천 발탁... 김한길 대표 때도 당직 맡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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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당직 인선은 전반적으로 '비주류' 인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최재성·안규백·홍종학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박지원·김한길 의원 등과 연관이 깊다.

문 대표는 '비주류' 쪽에서 당직자를 기용하기 위해 박 의원 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후보를 추천받았다는 후문이다.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비판과 더불어 최근 당 안팎에서 커져가는 분당·신당설 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원래는 혁신안 실행에 초점을 두고 당직 인선을 추진했는데 여론이 갈려서 내분 조짐까지 일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선은 당 통합이 중요하다고 보고 통 크게 양보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탕평'을 추구한 나머지, 혁신과 거리가 먼 '계파 나눠먹기' 인선이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직 인선은 당 대표의 고유 권한인데도 불구하고, 대표의 철학과 의중을 조직 개편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구성된 조직을 보면 문 대표보다는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영입한 이윤석·최재천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 때 각각 수석대변인, 전략홍보본부장을 역임했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 박광온 당 대표 비서실장 등도 김한길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당직을 지냈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김한길 대표 때 사무총장이었던 주승용 최고위원까지 합치면 사실상 김한길계 사람들이 문재인 대표 체제의 당직을 장악한 셈"이라며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도, 대표가 '자기 사람' 한 명 제대로 못 쓰는 건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주류에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때도 원하는 인사를 모두 당직에 기용했던 건 아니다"라며 "대표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당직에서 적정한 계파안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태그:#문재인,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하, #이윤석, #최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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