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빠르게', 또 다른 사람은 '느리게'가 지향점일 수 있습니다.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그 답이 다른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단순함'의 선택은 잘 사는 것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빠르게', 또 다른 사람은 '느리게'가 지향점일 수 있습니다.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그 답이 다른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단순함'의 선택은 잘 사는 것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 이안수

관련사진보기


#1

청소를 하다가도 손을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늦은 죽 한 그릇의 밥상 앞에서 숟가락을 들다가도 머뭇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느리게 목적 없이 걷다가 문득 멈추어 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연 잘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가?" 

이 의문이 머리에 스칠 때입니다.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지만 정답은 없을 이 의문이 수시로 머리를 스치고 그때마다 이 의문은 저의 모든 움직임을 정지하게 만듭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이 어디에 숨겨져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짐작은 매번 한 가지였습니다.  

그것은 'simplicity(간소함, 소박함, 검소함)'입니다.

#2 

어제(7월 1일), 중년 부부가 오셨습니다.

버킷햇에 낡은 가방하나를 맨 부인, 헐렁한 바지에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은 남편. 과천이 집이라는 이 부부는 하룻밤 바깥 잠에도 불구하고 작은 캐리어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평일에 나들이가 가능하셨나요?"

"6월 말에 방학을 해서요. 방학을 하자마자 평소에 마음에 담아두었던 '모티프원'에 와보고 싶었어요. <오마이뉴스>에서 선생님 글을 읽곤 했었거든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부인은 시나리오를, 남편을 시를 쓴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훌쩍 떠나도 될 만큼 집에서 선생님부부의 발길을 잡는 것이 없나요?"
"고양이 두 마리만 있을 뿐입니다. 이 고양이들은 우리 부부를 자신들의 집사로 여기기 때문에 먹이와 물만 준비해주면 3일 정도는 집사가 필요 없어요." 

커피 한 잔과 함께 부인은 서가의 책 몇 권을 탐색하고 남편은 두툼한 <잡초> 도감 3권에 온 마음을 뺏기는 밤을 보냈습니다.

잡초는 인간에 대한 효용여부를 기준으로 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더 잘살기 위해서는 사람만을 기준으로 한 분류도 재고되어야할 것입니다.
 잡초는 인간에 대한 효용여부를 기준으로 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더 잘살기 위해서는 사람만을 기준으로 한 분류도 재고되어야할 것입니다.
ⓒ 이안수

관련사진보기


아침, 길을 나서는 부부를 배웅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나왔습니다. 부부의 차는 몸집이 작은 부부를 태우면 꽉 차는 작은 차였습니다.  

부부의 차가 떠나고도 차가 멀어진 쪽을 바라보며 한동안 멈춰 서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성장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 일상이 잘 사는 삶인가? 

고양이 집사로 사는 부부는 결혼을 택했으되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지 않았고, 새것과 큰 것 그리고 화려한 것 대신에 낡은 것, 작은 것 그리고 소박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피곤한 일상에 대한 원인은 단순함의 선택에 대한 모든 권한이 자신에게 주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결과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단순함, #간소함, #소박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