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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진보 재벌 개혁 합동 토론회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보수와 진보 학계를 대표하는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 교수)과 경제개혁연구소(소장 장하성 교수),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교수)가 공동 주최한 첫번째 토론회는 '재벌과 민주주의·시장경제와 조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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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수 맞아요?"

보수 쪽을 대표한 신광식 연세대 겸임교수의 재벌 비판에 '박근혜 대통령 경제 가정교사'라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혀를 내둘렀다. 한발 더 나아가 보수 학자는 보수 진영을, 진보 학자는 쪽은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엇갈린 상황에 김 원장은 "누가 보수고 누가 진보인지 애매하다"면서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와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수습했다.

"진짜 보수 맞나?"... 보수 학자끼리 논쟁

보수와 진보 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재벌개혁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보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과 진보쪽 경제개혁연구소(소장 장하성 고려대 교수),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자며 의기투합해 만든 첫 결과물이다. 

먼저 불을 지핀 건 보수쪽 발표였다. 김광두 교수, 김종인 박근혜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경제민주화 정책을 맡았던 신광식 교수는 "그동안 경제 민주화를 진행했는데 재벌과 연구기관에서 비판 글이 쏟아져 나왔고 변화를 지원하는 글을 본 적이 없다"면서 "(경제뿐 아니라) 우리 학계와 언론, 문화, 사회 영역이 모두 한쪽으로 기울어 경쟁이 없고 재벌 이해만 반영한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과도한 불평등은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에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친재벌-친기업 정책에 따른) 재벌 중심 성장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경제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해 시장 불균형을 해소하는 집단소송제와 같은 '친시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보쪽 토론자들이 신 교수 발표를 대체로 반긴 반면 보수논객 좌승희 KDI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가 발끈했다.

"신 교수가 평소 친시장인 줄 알았더니..."라고 운을 뗀 좌 교수는 "정부 규제로 기업이 크지 않으면 성장 유인이 죽고 투자도 일자리도 안 생긴다"면서 "기업이 열심히 투자해서 일자리 만들고 다른 기업과 동반 성장하게 하고 경제력을 쌓았을 때 그 힘을 함부로 못 쓰게 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좌 교수 발언에 보수쪽 토론자인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반박했다. 좌 교수 대학원, 직장 후배이기도 한 이 전 의원은 "1990년대까진 동반성장을 이뤘지만 지금은 낙수효과는 끝났고 재벌이 다 가져가는 경제가 돼 버렸다"면서 "재벌은 적절한 규제와 필요한 규칙을 만들어 법을 어겼을 때 확실히 처벌하고 특별사면하지 말아야 개혁할 수 있지만 재벌이 알아서 탐욕 없애고 기술 탈취 안 하겠냐"고 지적했다.
  
진보쪽 발제자인 김상조 교수는 오히려 "우리 진보 진영의 문제는 국가에 많은 걸 하라고 요구하는데 국가를 믿지 못한다는 게 문제"라면서 "진보는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가지만 우리 현실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가치라면 잠시 접어두는 게 진정한 진보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진보 진영의 '선명성 함정'을 비판했다.

장하성 "경제민주화 믿었는데"... 김광두 "경제 상황이 나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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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진보 재벌 개혁 합동 토론회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보수와 진보 학계를 대표하는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김한길 전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 새누리당 이혜훈·김덕룡 전 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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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앞으로 매달 이어질 합동 토론회의 출발일 뿐이다. '한국의 재벌기업 무엇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라는 대주제로 6차례 토론이 모두 끝나면, 새로운 대주제를 정해 계속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광두 교수는 이날 "우리 사회에 소통 분위기를 만드는데 보수와 진보 학계에서 먼저 나서자고 장하성, 김상조 교수와 여러 차례 의논해 합동 토론회를 결정했다"면서 "보수가 '재벌 개혁' 간판도 못 건다는 건 보수 개념을 너무 좁게 보는 것이고, 개혁적 보수는 변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재벌 개혁 관련 법안을 발의해온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수 진영이 경제 권력 집중을 과거 것으로 두고 지금부터 잘하자는 것이라면 진보는 과거 잘못도 고쳐야 재발하지 않는다는 차이 정도일 것"이라면서 "보수와 진보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과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장하성 교수는 이날 "김광두, 김종인 교수와 이혜훈 전 의원, 신광식 교수까지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한 패거리가 되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되더라도 진짜 경제민주화 되나보다 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를 비판했다.

이에 김광두 교수는 "우리가 경제 민주화 아이디어는 많이 만들어 (박근혜 정부에) 전달했는데 그게 왜 집행이 안 됐는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도 "우선 재벌 사면 안 하는 건 과거 정부와 다른 점이고, 집권 첫해에는 국회에서 법 만드는 노력을 했는데 경제 상황이 워낙 나빠지다 보니 그쪽(경제민주화)을 생각하기 어려운 여건이 됐고 그쪽에 관심이 덜한 분들에게 일을 시킨 것 같다"고 경제 관료들을 간접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