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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충남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장항산업단지 매립은 결국 무산되었다. 2007년 10월 최종적으로 내륙지역의 생태산업단지 조성계획으로 변경되면서 약 15.54㎢의 갯벌은 매립의 위험에서 벗어났다.(관련기사 : 장항갯벌을 살려주세요!)

다행히 예정부지였던 마서면 송림리를 중심으로 한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개발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바다를 터전으로 사는 주민들이 갯벌을 지켜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지켜낸 갯벌은 일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매립예정부지
▲ 장항갯벌 매립예정부지를 표시한 지도 매립예정부지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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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국가산업단지 갯벌매립 예정 지역이었던 송림리에는 많은 새들이 찾아온다. 지난 7일 찾은 갯벌에는 아직 떠나지 않은 도요들과 보호종인 저어새, 노랑부리백로를 만날 수 있었다. 저어새나 노랑부리백로 가운데 한 종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데 갯벌에 이 두 종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 번식하고 홍콩 등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월동하는 종이다. 전세계 번식개체의 90% 이상이 강화도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서해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북동부에 일부 개체가 번식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우리나라에 번식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때문에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 황해안의 번식지가 사라지면 저어새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귀한 저어새는 환경부 멸종 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 205로 지정받아 보호 받고 있다.

앞쪽 두 마리가 노랑부리백로이고 뒤쪽에 휴식 중인 4마리가 저어새
▲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 앞쪽 두 마리가 노랑부리백로이고 뒤쪽에 휴식 중인 4마리가 저어새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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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부리백로는 전 세계 약 2500마리 내외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500개체라는 말이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60억' 지구인에 비하면 한 종의 개체군 치고는 초라할 정도로 적은 숫자다. 극히 적은 개체만이 생존해 있기 때문에 노랑부리백로는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36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중앙부 앞쪽에 위치한 작은 백로가 노랑부리백로이며 뒤쪽에 걸어다니는 3마리가 저어새
▲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 중앙부 앞쪽에 위치한 작은 백로가 노랑부리백로이며 뒤쪽에 걸어다니는 3마리가 저어새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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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멸종 위기종을 한 지역에서 같이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둘 다 갯벌을 중심으로 서식하지만, 번식 지역이 다르고 워낙 개체수가 적기 때문에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를 동시에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는 서천 송림리 갯벌이 가지는 생태적인 건강성을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가 입증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건강한 송림갯벌은 현재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때문일까 최근에는 스카이워크라는 시설물을 설치했고 휴게시설이 들어와 있다. 이런 시설 자체가 문제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시설물이 새들의 비행을 방해하거나 서식지를 지나치게 침범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송림갯벌의 모습
▲ 공사중인 스카이워크와 휴식처 지난해 12월 송림갯벌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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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중요한 것은 송림리의 갯벌에는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뿐만 아니라. 칠게, 벗들갯지렁이, 서해비단고둥 등 95종의 저서동물과 어류 125종, 수산생물과 무척추동물 60종, 갈대, 천일사초, 해홍나물 등 염생식물 44종, 검은머리물새떼, 검은머리갈매기 등 20여 종에 달하는 국제적 멸종 위기 조류가 해마다 찾고 있다.

송림리와 유부도 일대에는 전 세계 생존 개체수의 1%를 상회하는 도요물떼새가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보전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 유전자 다양성 및 개체군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속적인 훼손을 막고 조류의 유전자와 개체군 유지를 위해 보호지역 지정이 필요해 보인다. 주민들의 편익 등의 훼손이 없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보호지역으로 빠르게 지정되기를 기대하며,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를 꾸준히 볼 수 있기를 기약해 본다.


태그:#장항갯벌,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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