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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삭발을 앞두고 발언을 하고있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삭발을 앞두고 발언을 하고있다.
ⓒ 허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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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가 최근 '조계종단의 총장 선출 개입' 등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국대 총학생회가 '2학기 등록 거부'에 나섰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지난 27일 오후 2시 학내에서 '2학기 등록 거부 결의 서명운동 선포 삭발식'을 진행했다.

조계종단의 '동국대 총장 선출 개입 논란'이 불거진 지 5개월이 지났다. 논란 이후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학내에 위치한 20m 높이의 조명탑 위로 올라갔으며, 동국대 학생들은 1인 시위, 학내 집회, 이사장실 점거, 조계사 항의 방문 등을 통해 '조계종단의 총장선출 개입'과 '논문 표절 총장 선출'에 문제를 제기했다.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도 움직였다. 교수협은 단식 릴레이를 했으며, 강의실 밖으로 나와 천막 강의를 하고 있다. 동국대 불교학과 81학번 동문은 고공농성장 아래서 단식농성 중이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날 삭발을 한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분신·투신 말고 할 수 있는 투쟁을 다 했다"며 보광 스님의 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삭발식이 진행된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 100여 명의 학생과 총학생회가 모였다. 그리고 동국대 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 새내기는 "'형 내일 올라간다', '형 내일 삭발한다'와 같은 전화를 받았다"면서 "이제 형들이 무슨 일을 더 할까, 전화 받기가 무서워졌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회를 맡은 안드레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조계종단 개입 물러가라! 보광스님 퇴진하라! 동국대 자치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의 머리를 총학생회 집행부원들이 밀고 있다. 슬픈 노래가 나왔고, 학생들의 울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의 머리를 총학생회 집행부원들이 밀고 있다. 슬픈 노래가 나왔고, 학생들의 울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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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2시 동국대학교 총학생회는 보광스님 총장 퇴진 요구 및 2015학년도 2학기 등록거부 결의 서명운동 선포 삭발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5월 27일 2시 동국대학교 총학생회는 보광스님 총장 퇴진 요구 및 2015학년도 2학기 등록거부 결의 서명운동 선포 삭발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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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종단으로부터 지배되지 않는 학교,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보광 스님의 총장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종단은 보광 스님을 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른 후보자들에게 외압을 가하고, 결국 밀실 이사회를 통해 보광 스님을 총장으로 만들었다"면서 "보광 스님은 총장 후보자 시절부터 종단개입 사태에 묵묵부답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학생회비와 축제 교비지원을 무기 삼아 학생들에게 총장임을 인정받고자 하였다"고 비판했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학문의 전당인 대학의 우두머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지성의 숨결을 짓밟는 '글 도둑질'이라니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면서 "그저 자신의 측근들을 내세워 '표절이 아니다', '150여 편 논문 중에 2편 정도면 괜찮지 않느냐'라는 말뿐이다, 몰상식의 극치이자 불통의 상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총학생회는 2학기 등록 거부 결의 서명운동을 하고자 한다, 30명의 서명운동원이 각자 하루에 40명씩 열흘간 서명을 받으면 1만2000명이다"라며 "우리학교 평균 등록금이 약 500만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1만2000명이 2학기 등록을 거부했을 때 학교는 현금 60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 그렇게 학교는 멈춰 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만 등록 안하면 어쩌지?'라는 불신과 불안감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겠다"라며 "나를 믿고, 여러분 스스로를 믿고, 다른 학생들을 믿어 달라, 2학기 등록거부,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건중 부회장의 삭발식이 시작됐다. 힘차게 함성과 구호를 외치던 수많은 학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한 학우의 흐느낌을 시작으로 본관 앞은 눈물바다가 됐다. 삭발을 마친 김건중 부회장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한명은 고공농성, 선배님은 단식, 교수님들은 천막강의를 하는데..."라고 하다 울음이 터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5월 28일 '보광 퇴진 문화제', 6월 2일 '논문 표절 관련 토론회', 6월 4일 '성토대회'에 참여해 달라. 총학생회는 학생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당부하며 삭발식을 마쳤다.

27일 오후 2시본관에서 20m 떨어진 팔정도 불상 앞에서 최광백 학생회장이 3000배를 시작했다.
 27일 오후 2시본관에서 20m 떨어진 팔정도 불상 앞에서 최광백 학생회장이 3000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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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가까이 절을해, 3000배를 마친 최광백 총학생회장. 동국대 학생들이 응원차 하나씩 두고간 음료수들이 최광백 회장 곁에 쌓였다.
 12시간 가까이 절을해, 3000배를 마친 최광백 총학생회장. 동국대 학생들이 응원차 하나씩 두고간 음료수들이 최광백 회장 곁에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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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7일 오후 2시 본관에서 20m 떨어진 팔정도 불상 앞에서 최광백 총학생회장이 3000배를 시작했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최광백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고, 조용히 음료수를 두고 가기도 했다.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오후 2시부터 12시간에 걸쳐 3000배를 했다. 그의 3000배는 28일 새벽 2시가 돼서야 끝났다.


태그:#동국대, #삭발식, #30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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