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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무상급식을 바라는 경남지역 학부모들이 곳곳에서 염원을 담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서명운동을 벌여 시장·군수와 도시군의회에 냈거나 제출할 계획이고, 국회의장 앞으로도 내기로 해 관심을 끈다.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은 지난 4월 1일부터 중단되었다. 경남도청과 18개 시군청이 지난해까지 학교 급식 식품비를 지원해 왔으나 올해부터 끊었다.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전용해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조례)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와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23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와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23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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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는 '지역별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하고 경남도청과 경남도교육청이 수용하라고 했다. 그러나 박종훈 교육감은 '선별적 무상급식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법'이나 조례가 개정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

양산과 통영, 김해에서는 자치단체의 예산지원을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원발의로 제출해 놓고 있다. 또 지역마다 무상급식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제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이 조례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양산, 김해, 합천 등 곳곳에서 서명운동 벌여

학부모들의 서명운동은 다양하다.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는 서명'과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반대 서명', '경남도의회 중재안 반대 서명', '보편적 무상급식 청원 서명', '학교급식법 개정 서명' 등이다.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보편적 무상급식 계속 진행해 줄 것을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용지는 "도의회는 최근에 내놓은 소득별 선별적 차별급식인 중재안을 철회하고, 도청과 교육청간의 이견 조율에 힘써 무상급식을 작년 수준(보편적 무상급식)으로 돌려놓을 것을 간곡히 청원합니다"는 내용이다.

'무상급식 지키기 집중행동 양산학부모 밴드모임'은 6월 10일경 양산시의회에 서명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학부모 허문화씨는 "지난 5일 어린이날에만 4000여 장의 서명용지를 받았고, 25일에는 양산워터파크에서도 서명을 받았으며, 학교 공개수업 때도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최종 집계를 하지 않았지만 1만 명은 훨씬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서명운동은 시민이나 학부모들에 대한 무상급식 홍보와 이를 촉구하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무상급식 의무화 조례안'을 다룰 6월 정례회 때 발의한 의원들한테 힘을 실어주고, 예산편성권을 쥐고 있는 시장한테 시민들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지역 학부모들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합천 학부모들은 27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고, 이를 27일 합천군청과 합천군의회, 경남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무상급식 재개를 바라는 합천학부모협의회'는 26~28일 오전마다 합천군청 앞 광장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와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23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와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23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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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학부모들의 서명지는 "새누리당의 차별급식 제안은 무상급식의 수혜자인 학부모의 의사는 존중하지 않고 있으며, 선별급식 관철에만 집중하는 도의회의 모습은 민의대변기구로서의 균형감을 상실한 것"이라며 "도의회는 작년 수준과 같은 전면 무상급식 재개를 위해, 기존에 내건 중재안을 철회하기 바란다. 그리고 도청, 도의회, 교육청, 학부모 간의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 급식 지원의 안정화를 위해 사회적 합의를 통한 숙고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미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34개 초중고교 3784명이 참여한 '선별 무상급식 중재안 반대' 서명자료를 지난 14일 경남도의회에 제출했다. 이 숫자는 하동지역 전체 학부모의 78.3%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천지역 학부모들은 2300여 명으로부터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반대 의견서'를 받아 사천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5월 말까지 서명을 받아 6월중 국회의장 앞으로 '학교급식법 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경남운동본부는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 서명운동을 받았고, 25일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여러 사찰 앞에서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주었다"며 "지역 곳곳에서 서명이 벌어지고 있고, 이번 주에 취합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태그:#무상급식, #서명운동, #학교급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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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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