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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 언론 관련 기관의 인사를 보면, 박근혜 정부가 과연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과 공영성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공영방송사 사장에 친정부적인 인사를 앉히고, 케이블협회와 같은 민간 협회에도 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임명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더니, 최근에는 시청자를 위한 기구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 시청자 권익보다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공보 활동에 익숙한 사람을 임명하고, 신설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에 박근혜 정부와 재벌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칼럼들을 다수 집필한 전력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던 인사를 임용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1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초대 이사장에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이석우 신임 이사장은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종편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 종북' 발언을 포함해 막말과 편향적 발언을 일삼아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으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시청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설립된 조직으로 부산, 광주, 강원, 대전, 인천 등 5개 지역의 시청자미디어센터를 관리·운영하고, 시민들을 위한 퍼블릭액세스 방송, 미디어교육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등 미디어를 통한 시민들의 자유로운 표현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필요한 기관이다. 그런데 이석우 신임 이사장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가치관을 가진 인물로 시청자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수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5일 국민소통 강화를 명분으로 신설한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에 보수 인터넷 매체인 <미디어펜>의 대표인 이의춘씨를 임용했다. 이의춘 신임 차관보는 보수적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안>의 편집국장과 <미디어펜>의 대표로 근무하면서 정부와 재벌을 일방적으로 비호하고, 야권과 시민단체를 반정부 종북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칼럼을 써서 자질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이를 돕는 시민단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시장만능주의를 강조하는 뉴라이트의 입장을 지지하는 등 편협하고 비뚤어진 의식을 소유하고 있어 국민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로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런 편협한 생각을 가진 인물을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로 임용한 것은,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청취하고 끌어안기보다는 정부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노골적으로 편향적인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막말을 포함한 편향적인 발언과 칼럼을 남발해온 극우 인사들을 국민들과의 소통과 시청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의 고위관료와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들과의 불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공정성조차 기대할 수 없도록 만드는 행위로 당장 철회되어야 하고, 앞으로는 정부기관의 인사가 전문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최진봉 시민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 기사는 노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의춘 , #이석우 , #방송통신위원회 , #최진봉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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