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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오후 2시부터 울산 태화강역 괒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울산대회.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회사측의 강수를 두고 있는데다 노동계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와 큰 혼란이 예상된다.
 지난 4월 24일 오후 2시부터 울산 태화강역 괒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울산대회.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회사측의 강수를 두고 있는데다 노동계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와 큰 혼란이 예상된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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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전국플랜트노동조합(아래 플랜트노조) 울산지부 강상규 지부장이 구속되고, 현대중공업노조 정병모 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이 회사 측에 의해 경찰에 고발되는 등 노동자의 도시 울산이 임단협을 앞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노동계는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 추진 등으로 격한 노사분규가 예상되는 올해, 회사 측에 의한 고소고발이 남발되면서 공안정국이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80년대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전직 노조 간부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은 울산경제를 침몰시키는 원인"이라며 "강성노조는 정치적인 성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진보정치일번지로 불리던 울산이 보수화 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관련기사 : 진보정치 일번지 울산의 보수화, 그 영향은?)

4.24 총파업부터 삐끗, 울산 노동계 파열음

올해 들어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노동계의 춘·하투가 격렬한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민주노총의 4.24 총파업은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민주노총 총파업에 앞장서왔던 현대차노조가 총파업 불참을 결정한 후 노동계가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4월 24일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7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총파업 울산대회에서 현대차노조 상근 집행부가 연대 대표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파란을 예고했다.

울산지역 노동계는 올해 임단협에서 플랜트노조와 현대중공업노조, 그리고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회사 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차노조를 주목하고 있다.

SK가스 하청업체와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플랜트노조는 4월 24일 총파업 때 울산지역 7000여 명의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노조는 지난 4월 초부터 울산 남구 SK가스 신설 공사현장 앞에 투쟁본부를 설치하고 고용보장과 성실교섭 등을 요구해왔고,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6.2%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시켰다.

하지만 이날 조합원들이 집회를 여는 가운데 회사 측이 출입문을 닫자 문을 발로 차는 등 항의하던 플랜트노조 위원장 등 노조간부 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결국 19일 강상규 지부장은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됐고 이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노사가 극심한 대립을 겪은 후 올해도 그 연장선이 될 것임을 일찌감치 예고했었다. 특히 최근 현대중공업노조가 하청노조 조합원 가입운동을 주도하고 원·하청 공동투쟁을 천명하면서 회사 측과의 전운이 감돌았다.

급기야 현대중공업 회사 측은 지난 19일 "4월 23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노조 주관의 임금투쟁 출정식에서 회사가 안 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본관 건물 앞까지 와서 집회를 진행해 회사 업무가 방해됐고, 앞서 또 다른 노조간부는 부서장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면담 중인데 들어와 업무를 방해했다"며 노조간부 6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역시 현대중공업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직 노조간부들 기자회견 "노사분규가 울산 망칠 것... 파업 중단하라"

이처럼 올해 들어 회사 측이 임단협을 앞두고 일찌감치 강수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발맞춘 듯 전직 노조위원장과 노조간부들이 동료들의 파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1980년 대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원건 전 위원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정공(옛 명칭), 한국석유공사, 하이스코 등의 전직 노조위원장 및 노조간부 출신 12명과 중소기업체 대표 30여명으로 구성된 (사)울산노사발전연구원이 19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중단을 촉구한 것.

이들은 "울산경제가 추락하는 이유는 연례행사인 노사분규 때문이며 울산과 기업을 살리는 길은 무분규와 노사화합뿐"이라며 "파업은 울산경제를 침몰시키는 원인이니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국가가 존재해야 국민이 존재하고,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있는 것은 영원불변의 원칙이라 시민들은 노사분규가 결국 울산 망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정몽구 회장이 6년째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하지 않은 것은 잦은 파업이나 무리한 임단협 요구와 무관하지 않고, 해외공장이 증설되면 울산공장을 폐쇄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 등과 맞물려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노동계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오는 등 노동자도시 울산이 올해들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 작성 글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울산 노동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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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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