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29 인천 서구·강화을 재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기대 이하의 득표력을 보인 가운데, 새정치연합이 강세를 보여 온 '인천 북부벨트'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서구·강화을 재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막판 역전을 기대했다. 신동근(53) 후보가 이 선거구에서 네 번째 출마라 동정여론이 일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이 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결과는 또 참패였다.

새누리당 안상수(68) 후보는 득표율 54.11%(3만 3256표)로 42.85%(2만 6340표)를 얻는 데 그친 신 후보를 가뿐하게 눌렀다. 첫 출마한 정의당 박종현(40) 후보는 3.03%(1863표)를 기록했다.

신 후보는 '수도권의 TK(대구경북)'로 불린 강화군에서 전패했다. 읍 1개와 면 12개 중에서 안 후보를 이긴 곳이 한 곳도 없다. 반면 안 의원은 야당 우세로 점쳐진 서구 검단의 동 5개 중 2개에서 신 후보를 이겼다.

서구·강화을 재선거 유탄, '갑'까지 튈까?

새정치연합이 4·29 재보선 패배의 유탄을 맞을 수 있는 선거구는 서구강화갑이다. 이곳은 김교흥(54) 지역위원장이 10년 넘게 지역을 다져왔다.

김 위원장은 송영길(52) 시정부 때 정무부시장으로 활동했고, 지역 현안 등에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인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수도권매립지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수도권매립지종료특별대책위원장'을 맡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상대인 새누리당 이학재(50) 국회의원의 활동력도 만만하지 않다. 이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가 좌절한 후 절치부심하며 지역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의 각종 현안을 집권여당 의원의 이점을 활용해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또한 재선 의원으로 왕성한 의정활동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상대하기에 결코 만만하지 않다.

계양갑 신학용 의원, 공천 가능성은?

계양갑의 신학용(63) 국회의원은 3선 의원으로 인천에선 새정치연합의 좌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른바 '입법로비' 혐의 등을 비롯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연이어 기소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신 의원의 측근들은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하고 혐의가 입증되지 않자, 다른 혐의 수사로 확대했다"며 "재판에서 다툼을 하겠지만,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억울하다고 하지만, 내년 총선 공천 전까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내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내년 총선 공천이 불투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계양갑은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라 할 수 있다. 신 의원은 이곳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신 의원이 법정싸움에서 패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계양에서마저 흔들릴 수 있는 처지다.

특히 신 의원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 다른 예비후보들이 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일부 인사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움직이고 있지만, 신 의원의 존재를 신경 써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익명의 한 정치인은 "신 의원이 억울한 측면이 많아, 당에서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맞다"고 한 뒤 "문제는 재판이 길어지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예비후보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선거를 준비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털어놓았다.

부평갑 문병호, 최고위원 낙선 후 지역 집중

새정치연합 2·8 전당대회에서 부평갑의 문병호(55) 국회의원은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지원에도, 최고위원 선거에서 10.50%를 얻는 데 그쳐 낙선했다.

그 이후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역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경인고속도로 민간자본 유치 지하화'와 관련한 토론회를 여는 등, 지역 현안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다음 달엔 같은 당 홍영표(58·부평을)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부평미군기지 활용방안'과 '한국지엠 고용 문제'를 가지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활동에도, 재선의 문 의원은 당내에서 새 인물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의 잦은 외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새누리당보다 더 강하게 송영길 전 시장을 공격했다. 후보 경선이 없을 것으로 보고 본선을 준비하던 새정치연합 인천시당은, 문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면서 본선 준비를 한 달 이상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문 의원은 당내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송 시장보다 20%포인트 이상 뒤쳐졌다. 송 전 시장의 대항마로는 부족함에도, 경선에 뛰어든 셈이다.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당내에 퍼지기도 했다.

현재 이성만 전 인천시의회 의장과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출마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아직 출마 지역구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부평갑 출마설이 작년 말부터 당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본선보다 당내 경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내상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선 정유섭 당원협의회(이하 당협) 운영위원장이 문 의원과의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인천시 캠프마켓 반환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시민참여위원회'의 공동위원장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국 선거 결과의 바로미터 남동은?

남동구는 전국 선거 결과의 '바로미터' 지역이다. 2013년에 인구 50만명을 넘어섰고,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젊은 층의 유입도 상당하다. 여야 모두 '남동에서 이기면, 인천 전체에서 이긴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수도권의 바람을 남동을 통해 인천 전역에 불어넣어야 승리한다고 보고 있고, 여권은 남동에서 이 바람을 저지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남동에서도 새누리당의 도전이 만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 박남춘(56·남동갑) 국회의원은 19대 총선에서 힘겹게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이윤성 전 국회 부의장의 무소속 출마가 이롭게 작용했다. 박 의원은 당선 후 국회와 지역에서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이윤성 전 의원이 재출마를 위해 당협 위원장 공모에 참여했지만, 당은 '해당 행위'를 이유로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4선 의원에 아나운서 출신의 이 전 의원이 출마해 '일 대 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박 의원의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초선의 윤관석(54·남동을) 국회의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당내에서 박인혜(58) 교수와 경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 교수는 이호웅 전 국회의원의 부인으로, 윤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의원은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9000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지만, 아직 조직 기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의원과 박 교수가 후보 경선을 치를 경우,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윤 의원은 지역 기반이 아직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다 정의당 배진교(46) 전 남동구청장의 출마 여부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한다. 남동을 출마가 유력시되는 배 전 구청장은 남동을에서 네 번 출마해 매번 10~15%의 득표율을 보였다. 4년 동안 구정을 이끌어 인지도도 높다.

새누리당에선 조전혁(54) 전 국회의원이 남동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서울과 경기도로 외도했지만, 얼마 전 당협 위원장 임명을 받고 남동을에 집중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4.29재보선, #신학용, #문병호, #박남춘, #윤관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