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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사리 손을 보태며 기꺼이 효도봉사를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합니다.
 고사리 손을 보태며 기꺼이 효도봉사를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합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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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4일 오전 11시, 부평역 광장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사랑해 빨간 밥 차'를 미리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밥 한 끼의 소중함이 절실해지는 요즘, 밥을 나누는 현장 분위기가 훈훈합니다.

어르신들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약자분들께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가 통용되는 상식의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어르신들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약자분들께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가 통용되는 상식의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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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지역에서 홀로 살고 있는 어르신들은 낮에 드시는 한 끼가 아마 하루의 마지막 식사가 될지 모릅니다. 고령에, 거동조차 제대로 못하고, 생활능력이 없기 때문에 매주 월요일은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날 오신 어르신들만 얼추 300명이 넘어 보입니다.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봉사라 이젠 분업이 체계화되어 있어 각자의 역할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봉사라 이젠 분업이 체계화되어 있어 각자의 역할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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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무료급식에 함께한 봉사단체는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 무지개봉사단, 드림봉사단 등 총 5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단기방학 중이라 아빠 손을 잡고 기꺼이 식판을 나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온 다문화가족도 기꺼이 손을 보태어 동참했습니다.

비좁고 더운 밥 차 안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봉사하시는 회원들의 모습이 더욱 정겨워보입니다.
 비좁고 더운 밥 차 안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봉사하시는 회원들의 모습이 더욱 정겨워보입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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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김 군은 "단기방학이라서 아침 일찍 아빠 손잡고 나왔어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같아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실제로 어른 틈에서 자기 식판을 꿋꿋이 나르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 그저 기특해보였습니다.

함께 참여했던 이성만 전 인천시의장은 "몸 거동도 힘드신 어르신들과 함께 소박한 밥 한 끼 나눠 먹었다. 아침을 못 드신 분들이 많아서 허겁지겁 드시는 모습에 그저 가슴이 먹먹해졌다"라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갈수록 고령화에 따른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많은 후속 문제들이 양산되고 있다. 어려울수록 손을 더 잡아주고, 힘들수록 든든한 어깨가 되어줄 때"라며 "남을 위한 봉사가 곧 나를 위하고, 가족을 위한 봉사일 것이다. 비록 작은 마음, 밥 한 끼일지라도 지속적으로 어르신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봉사를 마치고, 어르신들과 함께 밥을 나눠먹으면서 마지막을 기념한 봉사자들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해보입니다.
 봉사를 마치고, 어르신들과 함께 밥을 나눠먹으면서 마지막을 기념한 봉사자들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해보입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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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듯, 따뜻한 밥 한 끼가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끼를 나누는 운동이 지역을 넘어, 온 세계로 확산돼 하루 한 끼만이라도 푸짐히 먹으며 살 수 있는 '밥 한 끼의 권리'가 필요한 시절입니다. 가정의 달 5월, 남을 위한 봉사가 결국 제 가족을 위한다는 작은 교훈을 깨닫고 지금 바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손을 내밀었으면 좋겠습니다.


태그:#사랑해 빨간밥차, #무지개봉사단, #드림봉사단,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부평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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