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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국회의원단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사만 배불리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며 단통법에 의해 호갱으로 전락한 대한민국 국민의 고통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정의당 "단통법은 전국민 '호갱법'"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국회의원단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사만 배불리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며 단통법에 의해 호갱으로 전락한 대한민국 국민의 고통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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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만 주식 할 것 아니면 통신주 사라."(키움닷컴, 4월 16일)

통신3사의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특수'가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5천억 원대에 머물렀던 통신3사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 1조 원대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LTE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무선 가입자 1인당 매출(ARPU)은 상승세인 반면 단통법 서슬에 보조금 경쟁이 줄어 마케팅 비용이 크게 감소한 덕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6일 통신 서비스 보고서에서 "1분기를 정점으로 마케팅 비용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예상하며 1분기 일시적인 성장 둔화를 보인 ARPU도 회복될 것"이라며 "통신사 주가와 실적 모두 1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통신3사 1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치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KT 130%, LGU+ 36% 이익 늘어... 1분기만 1조 원대 예상

KT는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200억 원으로 130%로 크게 뛰었고, LG유플러스도 1547억 원으로 36% 늘었다. 5월 초 실적 발표를 앞둔 SK텔레콤도 영업이익이 2배 정도 늘어 5000억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KT는 4월 30일 올해 1분기 매출 5조4364억 원에, 영업이익 3209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364억 원에 비해 2.3배, 4분기 238억 원에 비해서는 무려 13.5배나 늘어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2806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TE 가입자가 1143만 명으로 늘며, 무선 가입자 1인당 매출(ARPU)이 월 3만4389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5% 늘었다. 반면 영업비용은 지난해 1분기 5조5000억 원대에서 5조1155억 원으로 7%가량 줄었다. 특히 판매비와 광고비가 포함된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1분기 7752억 원에서 7082억 원으로 8.6% 줄었고, 지난 4분기 8127억 원에 비해서도 12.9% 줄었다.

KT는 "시장 안정화와 지난해 명예퇴직으로 인한 인건비 감소 영향"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인건비는 KTIS, KTCS 연결 편입에 따라 지난해 1분기 7925억 원에서 7862억 원으로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앞서 지난 28일 발표한 LG유플러스 실적도 비슷했다. LG유플러스 1분기 매출(영업수익) 2조 1083억 원, 영업이익은 154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36.7%가 늘었다.

LTE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 77%인 879만 명으로 늘면서 무선 수익이 1조2986억 원으로 4% 늘었다. 반면 1분기 마케팅 비용은 단통법에 힘입어 가입자 1인당 유치비용이 줄면서  5038억 원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551억 원에 비하면 8.6%, 전 분기에 비해서도  2.8% 줄어든 것이다.

오는 5월 7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텔레콤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마케팅 비용이 1조1000억 원에 달해 영업이익이 2500억 원대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마케팅비용이 8000억 원대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도 5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요금 인하 목소리 커져... 통신사 '이익 조정' 의심도

하지만 통신사에선 자칫 마케팅비용 감소와 영업이익 증가가 요금인하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단통법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단통법으로 마케팅비가 감소할 걸로 예상했지만 보조금 지급 대상이 확대돼 마케팅비는 안 줄고 요금 인하 목소리만 커지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요금 폐지 등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시민단체에선 오히려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데도 이익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30일 "통신사에선 단통법 수혜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단통법 덕에 마케팅비를 아껴 영업이익은 늘고 ARPU도 계속 늘어 월 4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명예퇴직자에게 1인당 수억 원을 줄 정도로 현금 여유가 있으면서도 수익을 감추고 사내 유보시켜 이익 수준을 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KT가 지난해 4월 8300여 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올해 명예퇴직자에게 1인당 80개월치 기본급에 해당하는 수억 원대 위로금을 줄 계획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사무처장은 "정부가 단통법에만 매달려 기본요금 폐지와 정액요금 인하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이 지난해 마케팅비를 10조 원 가까이 썼던 걸 감안하면 연간 6조 원 정도인 기본요금 폐지는 큰 타격이 아닐 것"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통신3사 마케팅 비용은 9조6878억 원으로 10조 원에 육박했다.


태그:#단통법, #통신요금,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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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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