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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지난 4월초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교육부가 지난 4월초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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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교 교장과 교감들이 학생회 또는 교사들이 진행하려던 세월호 추모행사를 가로막고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행동은 세월호 추모행사를 권장한 교육부의 방침과도 어긋난다.

울산 A고 학생회장 "교장이 세월호 행사 못하게 했다"

15일, 울산 A고 학생회장과 교사에 따르면 이 학교 교장이 학생회장을 따로 불러 "세월호 추모행사를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 B군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학생회에서 16일 오전에 현수막을 들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등 세월호 행사를 기획했는데 할 수 없게 되었다"면서 "교장 선생님이 두 차례에 걸쳐 부르더니 '세월호 행사는 정치적인 성향이 있다. 행사를 안 했으면 한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런 지시에 따라 A고 학생회는 오는 16일 세월호 행사 대신 안전 캠페인만 벌이기로 했다. B군은 "세월호 1주기에 안전 캠페인만 하려다 보니 알맹이가 빠진 것 같아 속이 상하다"면서 "정치적이란 것이 뭔지도 모르는 우리들은 다만 세월호 추모행사를 하려고 했던 것인데 못하게 되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한 교사도 "교사들이 (교장에게)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달자고 제안을 했지만 '정치적'이라는 이유를 대며 달지 못하게 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교장은 'B군에게 세월호 행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C초등학교 교사들도 세월호 추모행사를 하려고 했지만, 진행할 수 없었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세월호 추모 차원에서 오는 16일 학생 캠페인, 방송조회 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 등을 하려고 했지만 (교장의) 결재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유는 '세월호 문제가 너무 무거운 주제여서 아이들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교육부의 공문만 믿고 세월호 추모행사를 생각한 교사들만 바보가 된 꼴"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세월호 사고 1주기 추모행사 계획'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 추모주간 지정 ▲ 계기교육 실시 ▲ 4·16 추모 묵념행사 ▲ 세월호 희생자 추모 공모전 등을 벌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학부모에게 '조기 게양' 제안하고 리본 나눠주는 교장도

한편, 세월호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3시쯤 경기 안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 전체에게 '세월호 참사 1주기 희생자 애도를 위한 조기 게양 협조'란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또한 다른 지역 한 교장은 15일 교사들에게 보낸 '세월호 1주기에 부쳐'란 제목의 편지에서 "내일 1교시에 영상도 보고, 묵념으로 추모도 하겠지만 영령들 입장에선 진실이 규명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우리의 추모에 화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저는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선생님들을 돕겠다"고 적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세월호 행사 방해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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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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