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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스쿠터타고  집 구하러 다니기
 치앙마이에서 스쿠터타고 집 구하러 다니기
ⓒ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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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배낭여행이 국제구호의 길로 이끌었다면, 30대의 결혼과 육아가 공유경제와 세계여행의 길로 이끌었다. 우리는 공유경제로 살아온 지 4년차된 '디지털 노마드' 가족이다.

지난 2011년 전라북도 산골에서 우리 부부는 1년여 살면서 어떻게 살까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디지털노마드'라는 삶의 형태로 살아 가보자고 했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은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를 갖고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게 됐다. 아이폰과 태블릿 같은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정보를 끊임없이 활용하고 생산하는,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인간 유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게 우리가 살고자 하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키워드는 찾았지만 구체적으로 삶에 어떻게 적용해 살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었다.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사람들

제주도에서 1년 동안 유휴자원들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살림살이를 20kg으로 줄여 남편은 삶에 필요한 짐을, 나는 아이를 맡아 작년 9월에 네팔로 떠나왔다. 네팔 포카라에 머물면서 처음으로 공유경제를 실행하면서 5년째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타이완 국적인 엄마와 스페인 국적인 아빠, 그리고 미국 국적을 가진 4살 된 딸 난리야(Naliya) 가족의 그 동안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출구를 발견하게 됐다.

그들은 전 세계 대저택들을 집 주인이 비어 있는 동안 관리해 주며 무료로 머물 수 있도록 만든 공유 플랫폼인 '마인드마이하우스'를 통해 이스터섬에서 3개월을 지냈다고 한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문화교류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워크어웨이'를 통해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일하며 돌고래와 수영하면서 몇 개월 동안 지냈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는 '킥 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받아 교육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보려는 중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거나 필요없는 것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필요로 되는 것을 연결해주는 공유 플랫폼들은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끊임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가능성 발견하기

아이가 모래사장에서 노는 동안 아이폰으로 일하기
 아이가 모래사장에서 노는 동안 아이폰으로 일하기
ⓒ 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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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는 시공간의 제약없이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 또한 제주도, 네팔의 포카라, 태국의 치앙마이와 크라비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곳을 찾아 1달 이상 장기간 머물 곳을 찾고 다양한 일들을 만들어 나가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최소한의 짐을 갖고 필요한 곳에만 경비를 쓰기에 그 동안 월 100만 원 이하로 생활비를 쓰면서 살아갈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일정하게 들어오는 수입원이 없기에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부단히 만들어 보고 실험해 본다. 때문에 불확실한 게 많다. 한 나라에서 실패했던 일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성공하기도 하고, 다양한 시도 속에서 실패한 경험은 새로운 일들을 모색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수공예품 공유 플랫폼인 '엣시'를 제주도에서 시작했을 때는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나 네팔에서는 티벳인들의 수공예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새로운 형태의 삶이라 우여곡절이 많지만 우리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기에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싶다. 새로운 도전과 경험,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우리를 성장 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거 같다.


태그:#디지털노마드, #디지털보헤미안, #공유플랫폼, #공유, #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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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탐험을 좋아하고 현재 덴마크 교사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기발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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