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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뽑힙니다. 우리가 세운 회사의 가장 큰 차별화는 오랜 시간동안 한결같은 바람이라는 뿌리위에 전략이 덧대어져 탄생한 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지겠죠? 우리의 미숙이 완숙이 되는 순간 더 많은 대중들과 공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날까지 주욱! 가는겁니다!
▲ 워드스미스의 출발을 이야기하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뽑힙니다. 우리가 세운 회사의 가장 큰 차별화는 오랜 시간동안 한결같은 바람이라는 뿌리위에 전략이 덧대어져 탄생한 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지겠죠? 우리의 미숙이 완숙이 되는 순간 더 많은 대중들과 공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날까지 주욱! 가는겁니다!
ⓒ 추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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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중학교 1학년 때, 발바닥에 큰 상처를 입고 평생의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었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로 신경이 손상되지 않아 장애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신체의 장애보다 더 큰 마음의 장애 또한 나는 병원에 있는 동안 극복할 수 있었다. 투혼을 발휘해 대구 성모 병원 안에서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일주일 후 시험을 위해 퇴원한 중간고사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시험을 최상위 성적을 거두니 자신감이 붙었다. 힘들고 지칠 때 오히려 더 노력해서 뿌듯한 성과를 이루니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병원에서는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책을 보거나 공부를 했다. 이상하게도 어렵지 않았다. 중간고사 이후 독서에 빠져들어 당시 대구의 지역 서점이었던 제일서적을 틈만 나면 찾았다. 드넓은 서가와 매대 곳곳을 누비는 탐험가가 되어 책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당시 김영사에서 나온 장승수씨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는 중학교 때 공부를 바라보던 나의 시각을 온전히 바꿔놓았다. 방학 때 마다 대구의 서부도서관에서 봉사활동과 글쓰기 프로그램,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면서 책과의 열애는 깊어져만 갔다. 그렇게 시작한 책 사랑으로 나는 공부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고 중리중학교에서 상위 1%의 성적으로 졸업을 하여 대구의 특수 목적 고등학교인 대구외국어고등학교 영어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당시 대구외고는 서울 유명 외국어고등학교에 버금갈 정도의 우수한 입시 결과를 내고 있었다.

외국어고등학교에서 문화적 자본에 대해서 생각하다

대구 서구의 공단지역에 태어난 나는 대구의 교육열로 유명한 수성구에서 온 아이들과의 첫 교류에서 적잖이 당황했다. 그들의 세계는 나와는 너무도 달랐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도 사뭇 달랐다. 나는 어려움이 있고 답답할 때 마다 교과 공부외에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 답을 찾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당시의 고등학교 1학년인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감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프랑스철학자 브루디에의 "문화적 자본(Cultural Capital)"이란 개념을 접하게 되었고 이 개념이 그 당시 나의 의문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힌트가 되어주었다.

케케묵은 질문이 가슴에 응어리져 있으면 나오다 만 변처럼 무언가 찜찜하다. 지식과 지혜는 그런 순간에 쾌변보다 더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이름부터 이상하리 고상한 문화적자본이란 겉으로 드러나는 경제적 자본이나 외형의 자원이 아닌 그 사람 내부에 흐르고 있는 철학, 심리, 가치관 등과 같이 내면적인 프레임이다. 쉽게 말하면 이런거다. TV를 보면 왜 그런 거 느끼실 게다. 드라마에 잘 사는 집안에 흐르는 뭔가 세상의 요모조모를 잘 알아서 어떤 경우에도 대처가 빠른 남이 가지지 못한 정보와 지식. 머 이런 걸로 이해해도 이 기사에서는 무방하겠다.

외국에서 살다온 아이들, 상류층 그룹의 친구들 틈에서도 꾸준한 독서를 통해 스스로 문화적 자본을 계속해서 축척해나가면서 열등감을 느끼기보다는 내 자신을 바로 세우기 시작했다. 타인과의 비교보단 스스로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춘기의 정신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책은 실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중하고도 중요한 벗이었다.

고등학교는 기숙사학교여서 학교도서관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매일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신간도서를 읽을 수 있었다. 행연이라는 학교 교지에 글을 기고하고 편집과정에도 참여하며 책을 쓰고 나누는 것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었다. 내 나이 17살의 일이었으니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글을 읽고 이해하며 사색하던 차원에서 나아갔다. 타인에게 생각을 전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나누는 게 너무도 매력적인 일 이었다. 신이 났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출판사 창업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카메라를 바라보던 워드스미스의 팀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럼 고등학교 때 이미 출판사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하셨단 말인가요?" 
"네, 가슴에 품어두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때부터 진지하게 글을 대하고 책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꿈 이야기가 시작되자 내 눈은 다시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회귀하는 연어처럼 에너지로 가득했다. 하품은 전염성이 있다고 한다. 나는 열정도 그러하다고 확신한다. 에너지 광선을 뿜어대자 이내 공간은 후끈 달아올랐다. 15살 때 이미 출판사 창업을 꿈꾸었다. 중요한 것은 그 꿈을 그저 꿈으로 꾼 게 아니라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이루어 가는 중이라는 점이다.

"김 디자이너님, 냉수 한 잔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한 사발 더 해야겠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꽉 끼이는 청바지를 입은 김 디자이너(남성입니다)의 뒷모습이 열정에 가득해보인다. 내 마음도 덩달아 오늘은 열정 가득이다.


태그:#꿈, #출판, #꿈을 찾다, #꿈을 이루다,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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