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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국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가 17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열린 윈도우 디바이스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루컴스에서 출시 예정인 스틱 PC를 TV에 연결해 시연하고 있다.
 장홍국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가 17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열린 윈도우 디바이스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루컴스에서 출시 예정인 스틱 PC를 TV에 연결해 시연하고 있다.
ⓒ 한국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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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로도 부족했을까. 거실이나 안방 TV 앞에 앉아 워드 프로세서나 엑셀 같은 오피스 작업까지 할 수 있는 '스틱 PC'가 등장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아래 한국MS)는 17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열린 윈도우 디바이스 확산 전략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스틱 PC'를 처음 공개했다. 국내 PC업체인 대우루컴즈에서 오는 5월 말 출시 예정인 제품으로 윈도우 8.1 운영체제를 탑재해 TV에 꽂아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인텔에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쇼)2015에서 선보인 '컴퓨트 스틱'과 유사한 제품이다.

스틱만 꽂으면 거실 TV가 PC로

스틱 PC는 한 손에 들어가는 11cm 길이에, 무게는 50g에 불과해 휴대가 간편하다. 기본 사양은 저가형 태블릿 PC 수준이고 예상 가격도 15만 원 정도다. 인텔 베이트레일 CPU(중앙처리장치)에 메모리(RAM) 2GB(기가바이트), 저장 공간은 32GB에 불과하지만 마이크로SD 카드로 64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MS는 이날 50인치 TV에 스틱 PC를 연결해 가상 저장공간(클라우드)에 있는 파일을 불러오거나 동영상을 감상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시연자가 휴대용 무선 키보드를 손에 들어야 했지만 일반 PC를 사용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저장 공간이 작다보니 PC에 직접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파일을 깔기보다 오피스365나 스카이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환경에 의존해야 하는 제약이 따랐다. PC 게임 이용도 어려워 주로 웹브라우징이나 영화 감상, 간단한 오피스 작업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장홍국 한국MS 디바이스 파트너사업부 담당 상무는 "스틱 PC에도 완전한 윈도우 운영 체제가 들어간다"면서 "태블릿 PC 정도 성능을 갖춰 태블릿에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할 수 있고 오피스 365를 탑재하고 1TB(테라바이트)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제공해 굳이 많은 저장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17일 윈도우 디바이스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스틱 PC'. 대우루컴즈에서 윈도우 8.1 운영체제를 탑재해 오는 5월 말 출시 예정인 제품으로 가정용 TV HDMI 단자에 꽂아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17일 윈도우 디바이스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스틱 PC'. 대우루컴즈에서 윈도우 8.1 운영체제를 탑재해 오는 5월 말 출시 예정인 제품으로 가정용 TV HDMI 단자에 꽂아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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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 상무는 자사의 윈도우 태블릿에 대해 "초기 윈도우 태블릿이 고가여서 비싸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지난 6개월 사이 10만 원대 초반을 비롯해 저가형 태블릿이 많이 늘었다"면서 "윈도우 기기를 만드는 국내 업체도 지난해 1월 7개에서 올해 3월 현재 26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이뮤즈' 태블릿을 만드는 이승종 포유디지털 이사는 "중국 업체들 때문에 안드로이드 태블릿 가격 경쟁이 심화돼 지난해부터 윈도우 태블릿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MS에서 9인치 이하 태블릿에 운영체제를 무료 제공하고 인텔 칩도 낮은 가격대에 공급해 10만 원대에 고품질 태블릿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태블릿 5만 대를 수출한 이 회사에서 윈도우 태블릿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30% 미만이었지만 국내의 경우 이미 절반에 다가섰고 올해 초 오히려 윈도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가 제품이 나오면서 윈도우 태블릿 판매량은 늘었을지 몰라도 모바일 게임 등 콘텐츠 부족은 여전한 약점이다. 이승종 이사도 "윈도우 패드가 안드로이드 패드보다 품질은 좋지만 게임 쪽이 약해 윈도우 패드를 반품하고 안드로이드 패드를 사가는 고객도 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게임 등 콘텐츠 부족 약점... 믿을 건 오피스 프로그램 뿐?

이에 장 상무는 "윈도우 태블릿 앱이 없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면서도 "유니버셜 앱 형태로 다양한 사용자를 확보하면 앱 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월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우10' 프리뷰를 발표하면서 개발자가 프로그램 코드를 한 번만 만들면 PC뿐 아니라 태블릿, 스마트폰, X박스 등 다른 MS 플랫폼에서도 실행시킬 수 있는 '유니버셜 앱' 전략을 밝혔다. 아울러 기존 윈도우 제품도 새 운영체제로 무료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크롬캐스트 사업을 담당하는 김현유 구글 총괄이 지난 2월 4일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크롬캐스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크롬캐스트 사업을 담당하는 김현유 구글 총괄이 지난 2월 4일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크롬캐스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구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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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윈도우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앞세워 PC 시장은 장악했지만 태블릿,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시장에선 애플과 구글에 밀려 고사 위기에 빠졌다. 스틱 PC 역시 사물인터넷(IoT) 시대 홈스마트 거점으로 떠오른 '거실 TV' 확보 전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애플과 구글도 '애플 TV'와 '크롬 캐스트', 스마트폰을 앞세워 거실 TV를 자신들의 미디어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대신 키보드가 필요한 '스틱 PC'의 한계도 분명하다. 앞서 말했듯 '거실 TV' 확보 전의 주도권은 이미 모바일 기기로 넘어왔고, '오피스 프로그램'이 거실이나 안방 TV를 PC로 쓸 정도로 매력적인 콘텐츠도 아니다.


태그:#스틱 PC,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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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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