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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을 유흥비로 사용했다는 내부고발을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인 충남 예산군의 새마을협의회가 '숨은자원모으기' 장려금을 더 타내기 위해 관련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예산군내 12개 읍면새마을협의회 가운데 상당수가 고물상과 짜고 계량증명서를 위조하는 수법 등으로 '숨은자원모으기' 수거실적을 뻥튀기해 해마다 수천만 원의 장려금을 타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읍면사무소 공무원들이 인센티브를 받을 욕심으로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문제가 없는 것처럼 관련서류를 접수하는 등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철저한 진상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군이 숨은자원모으기 수거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장려금을 더 타내기 위해 그동안 읍면새마을협의회가 고물상과 짜고 계량증명서를 허위로 꾸며 재활용품 수거량을 부풀리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수법을 보면 고철과 빈병, 폐지, 폐비닐 등 재활용품 1톤을 수거한 읍면새마을협의회는 거래하는 고물상에 부탁해 10톤을 수거한 것처럼 계량증명서를 허위로 꾸민다. 이후 고물상이 10톤에 해당하는 매매대금을 읍면새마을협의회 통장으로 계좌이체하면 이를 찾아 다시 되돌려주는 방법을 사용해 증빙자료를 만들어 냈다.

또 다른 수법도 있다. 읍면새마을협의회가 부풀려진 계량증명서만큼의 매매대금을 고물상에 가져다주면 고물상이 이 돈을 다시 읍면새마을협의회 통장으로 계좌이체하는 방법이다.

전직 읍면새마을협의회장 A씨는 "새마을 내부에서는 '숨은자원모으기 수거실적은 뻥튀기'라는 말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만 '비밀이 밖으로 알려지면 큰일난다'며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수거실적이 우수한 읍면사무소는 시상금 등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지만 눈을 감아주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전직 읍면새마을협의회장 B씨도 "고물상이 각 마을을 수시로 돌며 고물을 수집하기 때문에 숨은자원모으기를 해봐야 나오는 게 없다, 숨은자원모으기 행사에 가면 고물이 몇톤에 불과하다"며 "많아야 10여 톤이다, 그러나 예산군에 올라간 읍면새마을협의회별 수거실적을 보면 수십 톤에서 많게는 수백 톤에 이른다"고 말했다. "읍면새마을협의회가 숨은 자원을 찾아내 재활용을 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보조금(장려금)을 타내기 위해 숨은자원모으기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B씨는 또 "(사)예산군새마을회가 읍면사무소를 돌아다니며 읍면새마을협의회의 숨은자원모으기 행사사진을 찍는다, 그 사진만 봐도 실수거량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며 "읍면사무소 공무원들도 실수거량을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예산군 환경과, '숨은자원모으기' 장려금 지급제도 바꿔

읍면사무소에서 근무했던 한 공무원조차 "고물상을 끼고 숨은자원모으기를 하는 읍면은 이길 수가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예산군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읍면새마을협의회가 분기별로 진행하는 '숨은자원모으기' 행사에서 수집한 고철과 빈병, 폐지, 폐비닐 등 재활용품 수거실적에 따라 모두 5000만 원 안팎의 장려금을 지급했다. 또 수거실적이 우수한 읍면사무소 4곳에는 100만~170만 원의 시상금도 줬다.

읍면새마을협의회가 수집한 재활용품을 고물상 등에 판매한 증빙자료(계량증명서, 매매대금 입금내역 등)를 읍면사무소에 제출하면 예산군 환경과가 이를 취합한 뒤 연말에 kg당 단가를 적용해 산출한 장려금과 시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2012~2014년 3년 동안의 읍면새마을협의회별 재활용품 수거실적은 적게는 몇십 톤에서 많게는 500여 톤에 이른다. 한 읍면새마을협의회는 이 기간 무려 3000여만 원의 장려금을 받았다. 한해 예산이 수천만 원 단위인 읍면새마을협의회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예산군 환경과는 숨은자원모으기 장려금에 대한 잡음이 일자 올해부터 지급제도를 바꿨다. 한 읍면새마을협의회당 장려금이 분기별로 최대 160만 원을 넘지 않도록 지급기준을 다시 마련했으며, 읍면사무소에 지급하는 시상금도 20~30% 삭감했다.

새마을협, 워크숍서 유흥업소 출입논란
지난 2월에는 강원도 양양으로 워크숍을 간 예산군 읍면새마을협의회장 가운데 일부가 유흥업소에 출입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공금을 사용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내부고발은 지난 2월 26일 열린 새마을지도자 예산군협의회 연석회의에서 터져 나왔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한 전직 읍면새마을협의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1월 1박2일 동안 강원도를 다녀온 읍면새마을협의회들이 유흥업소에서 아가씨들을 불러 놀면서 공금을 유흥비로 썼다"고 주장했다.

읍면새마을협의회 회장 11명은 지난 1월 5~6일 2년 동안 납부한 연회비 240만 원과 자신들이 각출한 220만 원, 찬조금 30만원 등 490만 원을 갖고 워크숍을 갔다. 이들 중 일부가 5일 밤 양양의 유흥업소에서 여러 명의 여성을 불러 음란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한 전직 읍면새마을협의회장은 "일부 읍면새마을협의회장이 봉사단체인 새마을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며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당시 워크숍에서 총무를 맡은 읍면새마을협의회장은 "여성들과 음란행위를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음해를 하는 것"이라며 "공금은 차량비와 식대, 숙박비 등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비용은 읍면새마을협의회장들이 각출한 돈으로 계산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 새마을지도자 예산군협의회장은 이와 관련해 "워크숍에는 참석했지만 유흥업소에는 가지 않고 읍면새마을협의회장 2명과 함께 숙소로 갔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모른다, 공금 부분도 총무가 관리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새마을지도자 예산군협의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화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새마을협의회, #새마을지도자, #숨은자원모으기, #고물상,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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