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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13일 갑천 모니터링 과정에서 국내 희귀조류인 붉은가슴흰죽지를 최초로 확인했다.

붉은가슴흰죽지는 1994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레드리스트에 등록한, 멸종위기 조류다. 국내에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한두 마리가 비정기적으로 월동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월동시에 댕기흰죽지나 흰죽지 무리에 섞여서 한두 마리가 관찰되며 한강유역과 만경강하구, 주남저수지, 낙동강하구등의 큰규모의 강에서 확인됐다. 붉은가슴흰죽지가 갑천에 월동한 것은 그 동안의 큰강이나 저수지에서 확인된 것과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갑천탑립돌보에서 확인된 붉은가슴흰죽지는 지난 2월 13일 최초로 확인됐고, 2월 28일 재차 확인됐다. 하지만, 3월 2일에는 갑천에서는 붉은가슴흰죽지를 관찰하지 못했다. 아마 북상해 갑천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15일 이상을 갑천에 머무른 것이다.

붉은가슴흰죽지는 전 세계에 1000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의 심각성이 매우 높은 종이다. 버드 라이프 인터네셔널(Bird Life International)에서는 1998~2008년 10년간 59~79%의 빠른 속도로 개체수가 감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서식처 조사결과 1987~1993년에 1만6792 개체가 확인됐으나 2002~2011년에는 2011~2131 개체가 관찰됐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급격한 개체수 감소에는 러시아 등지의 사냥과 중국의 서식지 훼손으로 인한 기능 저하에 있다고 한다.

매년 귀한 새들 발견되는 탑립돌보

적갈색의 가슴과 검은색의 머리가 특징이다.
▲ 가은데 검은 색의새가 붉은 가슴 흰죽지이다. 적갈색의 가슴과 검은색의 머리가 특징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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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급격한 개체수 감소추세에 있는 붉은가슴흰죽지 관찰은 금강 유역권에서 최초다. 때문에 갑천에서 붉은가슴흰죽지가 관찰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번식지로 갑천을 택한 것이 아니라 월동지로 택했고, 국내에는 비정기적으로 도래하는 종이기 때문에 겨울 다시 갑천의 탑립돌보를 찾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붉은가슴흰죽지의 향후 도래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 붉은가슴흰죽지는 수초이 잎이나 줄기, 열매, 수서곤충, 물고기, 새우나 게등 다양한 먹이를 채식한다. 이런 채식 환경이 유지된다면, 붉은가슴흰죽지가 다시 갑천을 찾아올 경우 안정적인 채식지로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가장 많은 새들이 서식하는 탑립돌보는 매년 귀한 새들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는 지역이다. 아메리카홍머리오리와 같은 희귀조에서 칡부엉이와 큰고니등의 법적보호조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겨울철새들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심의 철새도래지로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갑천에 도래하는 철새들의 경우 하천 폭이 다른 철새도래지에 비해 작기 때문에 개체수는 적지만 가까이에서 관찰 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겨울철새들의 대부분의 종이 관찰되기 때문에 종다양성 면에서도 이름이 나있는 철새도래지와 견주어 밀리지 않는다.

안정적인 월동지? 이대로면 안 된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보이는 탑립돌보
▲ 겨울철 탑립돌보의 모습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보이는 탑립돌보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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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갑천의 탑립돌보 역시 매년 겨울철새들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태로라면 갑천을 찾은 붉은간슴흰죽지는 고사하고 매년 도래하는 청둥오리를 비롯한 다양한 겨울철 오래들도 월동지로서 탑립돌보를 선택하지 않을 확율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하천주변의 개발과 둔치이용으로 안정적인 월동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붉은가슴흰죽지가 내년에 찾아왔을 경우 안정적인 월동지로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탑립돌보에서는 다양한 오리와 맹금류등을 만날 수 있다.
▲ 탑립돌보에서 볼수 있는 보호종 및 희귀종 외 탑립돌보에서는 다양한 오리와 맹금류등을 만날 수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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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립돌보에 월동하는 겨울철 수금류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원앙(천연기념물 325호),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알락오리, 고방오리, 쇠오리, 청머리오리, 홍머리오리, 흰죽지, 검은머리흰죽지, 댕기흰죽지, 비오리, 흰뺨오리, 흰비오리, 물닭, 재갈매기,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깝작도요, 삑삑도요, 꺅도요, 논병아리.

탑립돌보 주변으로 위치하던 농경지(문지지구, 테크노벨리)가 개발되면서 채식할 수 있는 곳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또한, 자연둔치의 모습을 유지하던 우안(하천의 흐름방향으로 서서 우측을 의미 함)에 4대강 사업으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만들어진 것도 문제다.

우안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는 다행히 사람들의 이용이 많지 않다. 주택단지 천변고속화도로로 분리돼 있고 상류에 공단지역이 위치해 산책과 자전거 이용이 많지 않은 구간이다. 때문에 애초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개설은 불필요한 예산낭비였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적은 이용객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때마다 새들은 사람을 피해 도망치기 바쁘다.

갑천 우안에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 갑천우안을 개발하는 모습(금강정비사업으로 시행되었다. 2011년) 갑천 우안에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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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정비사업으로 지행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공사 안내판 금강정비사업으로 지행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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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안에 이미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의 이용객을 피해 우안에서 월동하던 새들에게 우안 산책로 개설은 '재앙'에 가깝다. 우안으로 피해 사람과의 거리를 확보했던 새들에게는 행동반경을 급격하게 줄여 서식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불어 좌안에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면서 새들은 정말 탑립돌보의 새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이 위치한 탑립돌보는 다른 곳에 비해 얼지 않는다. 종말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의 수온이 높고 영양분이 함류돼 어는점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은 한겨울에도 탑립돌보 인근에서 낚시를 즐긴다.

때문에 갑천의 탑립돌보의 철새들은 이제 다른 곳을 찾아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위기를 극볼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불은가슴흰죽지의 월동지가 될 수 있도록 탑립돌보를 이제 새들의 안식처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시기인 11월~3월까지 낚시를 금지하고 사람의 통행이 거의 없는 우안의 산책로를 통제하여 사람과이 거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거리확보를 통해 겨울철새들이 안전한 서식처 영역을 확보하고 부족한 먹이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인 겨울철새 먹이주기 드을 통해 부족한 먹이를 보충하기만 한다면, 탑립돌보에 새들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이런 노력이 실현돼 탑립돌보가 안정적인 겨울철새 도래지가 되길 기대한다. 우연히 도래를 확인한 생경한 붉은가슴흰죽지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이름도 알리지 못한 채 멸종될 수도 있다. 붉은가슴흰죽지가 갑천에서 만이라도 안정적인 안정적인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탑립돌보에 새를 위한 작은 배려를 시작으로 다시 붉은가슴흰죽지가 찾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이 현실이 되기를 기다린다.


태그:#붉은가슴흰죽지, #갑천, #하천개발, #탑립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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