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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동안 남편과 인도·네팔·동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만 평생 살아온 여자와 미국에서만 평생 살아온 남자가 같이 여행하며 생긴 일, 또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며 겪은 일 등을 풀어내려고 합니다.... 기자 말

정글로 들어가는 카누. 가이드 아저씨의 어깨가 듬직하다.
 정글로 들어가는 카누. 가이드 아저씨의 어깨가 듬직하다.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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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고 있는데 코뿔소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피투성인 상태로. 다른 짐승이랑 한바탕 싸운 모양이었어요. 순간 가이드가 외쳤죠. '지그재그로 뛰다 나무 위로 올라가요!'"
"우와!"


치트완 국립공원에 다녀왔다는 독일 남자의 이야기에, 더스틴은 허풍선이 삼촌의 모험 이야기를 듣는 순진한 조카처럼 감탄과 웃음을 토해냈다.

지금 저 얘기가 웃겨? 재밌어? 그러니까,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맨몸으로 정글을 돌아다니는데, 다른 짐승과 싸우다 피범벅이 된 코뿔소가 등장했다, 이거지? 막 싸우다 나온 성난 코뿔소를 피한다는 게, 겨우 지그재그로 뛰다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는 거였단 말이지? 그럼 나 같은 사람은 어쩌나. 지그재그는커녕 직선으로도 제대로 못 뛰는 내가, 성난 코뿔소보다 빠르게 뛰어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간다? 나무를 올라가? 내가? 나무를?

그러니까 가지 말자고 했다. 난 나무 같은 건 못 탄다고.

"코뿔손데?"
"코뿔소가 뭐?"
"코뿔소가 뭐냐니? 치트완 가면 야생 코뿔소를 볼 수 있다잖아. 그럼 얘기 끝난 거 아니야?"


대체 코뿔소가 어쨌다는 건가. 하여간 더스틴이 좋아하는 것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뿐이다. 이를테면 호랑이나 코뿔소 같은 거. 미식축구나 구미베어 같은 거. 한마디로 쓰잘데없는 것들.

코뿔소는 보지 못했지만 정글을 계속 좋아하기로 했다. 투어 이름이 '정글 워크'가 아닌 '네팔 아저씨와 함께 숲속 걷기'였다면 완벽했을 오전이었으니까.
 코뿔소는 보지 못했지만 정글을 계속 좋아하기로 했다. 투어 이름이 '정글 워크'가 아닌 '네팔 아저씨와 함께 숲속 걷기'였다면 완벽했을 오전이었으니까.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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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없는 것.

그러는 난 얼마나 쓰잘데있는 인간인가. 얼마나 쓰잘데있는 것들을 좋아하나. 대체 좋아하는 게 있기는 하나. 없다. 무엇에 관심이 있나. 아무것도. 산에서 내려온 지 일 주일이 넘었다. 산에서 단단히 굳은 근육은 말랑말랑해진 지 오래다. 여태껏,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런 의욕이 없다. 민트색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누워 있는 날들이 계속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아닌 기분이 들었다. 더스틴은 코뿔소에 대한 열정이라도 있다. 구미베어에 대한 기호라도 있다. 아무것도 좋아하는 게 없고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난 아무것도 아닌 요 며칠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 아무런 색채도, 무늬도, 기호도, 열정도, 호기심도, 없다.

코뿔소가 필요했다.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적어도 코뿔소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버스를 탔다. 코뿔소를 보기 위해 6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구미베어를 질겅대며 미식축구 시호크스팀의 승리와 패배의 드라마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더스틴의 수다를 들으며, 네팔의 중부를 훑고 남쪽으로 내려갔다. 아열대 기후의 습한 날씨에 지친 버스가 입을 헤 벌리고 우리를 토해냈다.

사우라하 마을. 강과 강 건너 정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사우라하 마을. 강과 강 건너 정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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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워크' 대신, '네팔 아저씨와 함께하는 숲 속 거닐기'

여행사 투어 프로그램은 비슷비슷했다. 정글 워크, 지프 투어, 코끼리 타기, 코끼리 목욕시키기. 그리고 춤 공연을 보며 프랑스 패키지 투어 그룹과 어색하게 저녁 식사하기. 지프를 타는 건 싫고 코끼리를 타는 건 돈을 준다고 해도 싫으며 급조한 춤 공연을 보며 손뼉을 치는 건 무엇보다 싫은 우리는 가장 짧은 세 시간짜리 정글 워크를 신청했다.

"내일 아침 7시에 여기서 가이드를 만나면 돼요. 아 저기 오시네. 25년 치트완 국립공원 가이드 경력을 가진 대단한 분이죠."

여행사 사장이 지나가는 아저씨 하나를 불러세웠다. 어제도 보고 그제도 본 것 같은 작은 체구의 평범한 네팔 아저씨. 이 분이 바로, 내일 세 시간 동안 우리를 성난 코뿔소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주실 분이다. 25년간 지치지도 않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이끌고, 코뿔소를 쫓아다니다 나무 위로 도망가기를 반복했던 그런 분이다. 25년.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덥고 습진 마을에서 살아온 아저씨의 인생을 상상하니 머릿속이 후덥지근해졌다.

일정은 간단했다. 카누를 타고 강 건너기. 정글 걷기. 강둑에 도착한 20여 명의 관광객들은 국제영상기기 엑스포에 모여든 사진작가들처럼 일제히 거대한 렌즈를 치켜들었다. 그중 가장 길고 웅장한 카메라를 들고 선 남자가 렌즈의 초점을 맞췄다. 초점의 대상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친구. 모자를 살짝 들어 올리며 윙크를 하던 여자는 뒤로 돌아 강을 마주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허리에 양손을 받치고 먼 하늘을 바라봤다. 남자의 거대한 렌즈가 분주히 여자의 모습을 포착했다. 렌즈의 셔터가 오십사 번째 열고 닫혔을 때, 카누가 도착했다.

정글로 향하는 카야킹. 치트완 국립공원에 사는 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정글로 향하는 카야킹. 치트완 국립공원에 사는 새들을 구경할 수 있다.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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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일을 25년이나 하셨다면서요?"
"그래요, 이 바보 같은 직업."
"…."


아저씨는 카메라맨의 심오한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침착하게 기다렸다가 카누에 올랐다. 아직 찍을 사진이 사십칠 방 정도 남은 바쁘고 진지한 카메라맨은 세 가지 동작을 무한 반복하는 여자친구를 각도 한 번 바꾸지 않고 열정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카누에 앉은 커플은 지나가는 새 한 마리에 신이 나 배를 사정없이 흔들어댔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상대한다는 것이 이런 얼빠진 관광객이라니. 나는 카누 뒷자리에 얌전히 앉아, '바보 같다'던 아저씨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멍청한 관광객들을 세모 눈을 하고 바라봤다. 저도 관광객인 주제에.

바보 같은 직업이라더니, 아저씨는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카누 중간에 앉아 노를 젓는 동시에 치트완 국립공원의 역사와 생태계와 중요성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강을 건너면 깡그리 잊어버릴 새들의 이름과 울음소리도 알려주었다. 그러는 사이 악어 한 마리가 물밑으로 올라왔다. 정글은 이런 곳이다. 아침이면 악어가 물밑으로 올라와 일광욕을 즐기는 곳. 이상한 모양과 색깔의 새들이 날아다니며 별별 소리를 다 지껄이는 곳. 꽤 낭만적이다. 달리 좋아하는 게 없는 나도, 정글은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진심으로 코뿔소가 보고 싶어졌다.

아침 일광욕 중인 악어. 팔자 좋구나.
 아침 일광욕 중인 악어. 팔자 좋구나.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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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정글에 들어갈 거예요."

정글 입구에서 가이드 아저씨가 우리를 불러모았다.

"주의사항이 하나 있어요. 코뿔소나 곰이 나오면 나무 사이를 지그재그로 뛰다가 나무 위로 올라가세요."

독일 남자의 대사가 가이드 아저씨의 입에서 그대로 반복되었다. 같은 대사지만 시킴의 한적한 찻집에서 듣는 것과 정글 입구에서 듣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걸었다. 나무가 우거진 정글 안은 서늘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냇가를 건넜다. 아침이면 동물들이 나와 물을 마시는 곳이라고, 아저씨가 알려주었다. 나의 코뿔소도 오늘 아침, 이 물을 마셨을까. 코뿔소와 사슴이 다녀간 냇가를 맨발로 건너고 있자니 정말로 정글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나는 정글과 코뿔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정글을 걷고 있다. 이제 코뿔소만 마주하면 된다.

"저 나무 위에 사슴 보여요? 치타가 나중에 먹으려고 걸쳐놓은 거예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냇가를 건넜다. 오늘 아침, 나의 코뿔소도 이 물을 마셨을까?
 신발과 양말을 벗고 냇가를 건넜다. 오늘 아침, 나의 코뿔소도 이 물을 마셨을까?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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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을 걷는 내내 가이드 아저씨는 나무 위로 올라가 주위를 살피기도 하고,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동물의 흔적을 찾기에 열심히였다.
 정글을 걷는 내내 가이드 아저씨는 나무 위로 올라가 주위를 살피기도 하고,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동물의 흔적을 찾기에 열심히였다.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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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도대체 어디? 불운의 구경꾼 눈을 가진 나는 가이드 아저씨가 대나무 막대기로 가리키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별 시답지 않은 것들이라 아쉬울 건 없었다. 나무를 타는 원숭이. 냇가 건너편에 선 공작새. 지나가는 사슴 따위.

코뿔소는 등장하지 않았다. 아쉬운 대로 코뿔소가 이른 아침 싸지르고 간 똥을 한 덩이 발견했다. 아무런 성과 없이 정글 워크가 마무리되었다. 섭섭하지만, 정글은 계속 좋아하기로 했다. 투어 이름이 '정글 워크'가 아닌 '네팔 아저씨와 숲 속 거닐기'였다면 완벽했을, 나름 멋진 오전이었으니까.

정글로 들어간다. 코뿔소를 볼 수 있을까?
 정글로 들어간다. 코뿔소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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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을 걷다 코끼리가 나타나면, 지그재그로 뛰다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한다.
 정글을 걷다 코끼리가 나타나면, 지그재그로 뛰다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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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막대기 하나가, 산재보험이고 생명보험이다

패키지 투어에는 코끼리 타기라던가 코끼리 목욕 시키기 따위의 오후 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반일 정글 워크만 신청한 우리는 오전 일정이 끝나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걸었다. 정글 대신 사우라하 마을을. 정글과 강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마을은 무덥고 고요했다. 강 건너 목욕하러 나온 코뿔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한 시간 정도 걷자 드물게 이어지던 호텔과 여행자 식당의 행렬도 끊어졌다. 코뿔소도 악어도 사슴도 원숭이도 없었다. 갈 곳 없는 끈적한 공기가 몸에 달라붙었다. 덥다. 목이 마르다. 이제 코뿔소같은 건 보고 싶지 않다. 물. 물을 마시고 싶다. 시원한 물 딱 다섯 모금만 마실 수 있다면 코뿔소같은 건 평생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 허허벌판 한가운데로 냉장고 한 대가 보였다. 염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아니, 헛것이 보인다고 했던가.

진짜 냉장고였다. 우리는 더운 숨을 헐떡이며 냉장고로 달려갔다. 관광객들이 지프를 타고 찾아오는 공원 중앙의 작은 상점이었다. 차가운 사이다를 들이켰다. 살 것 같다. 코뿔소를 평생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취소다.

코끼리 목욕시키기. 대부분의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
 코끼리 목욕시키기. 대부분의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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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리 건너면 코뿔소 볼 수 있어요?"
"음…. 드물지만 나타날 수도 있죠."
"코뿔소 나오면 지그재그로 뛰면 되는 거죠?"
"지그재그? 지그재그는 나무가 많을 때 이야기지. 허허벌판에서 지그재그로 뛰는 게 무슨 소용이에요."

하여간 멍청한 관광객 티를 내고 싶지 않으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선글라스를 끼고 긴 머리를 질끈 묶은 가게 주인은 영어가 유창했다. 포카라같은 여행자가 득실대는 도시의 히피풍 카페에서 기타나 치고 있으면 어울릴 것 같은 남자였다. 과거가 궁금했다. 히피풍 카페를 운영하다 망한 건 아니고, 치트완에서 가이드 일을 오래 한 사람이었다.

"17년이나 했어요."
"이제 안 해요? 왜 그만뒀어요?"
"어느 날 정글을 걷고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여기서 이렇게 일하다가 동물에 공격받아 처참히 죽으면, 그냥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거다. 아무런 보상도 보험도 없이. 여기서 일하는 가이드한테 보험 같은 건 없거든요. 제 동료도 많이 다쳤어요. 죽은 사람도 있고."


치트완 국립공원이 있는 사우라하 마을. 무덥고 고요한 마을이다.
 치트완 국립공원이 있는 사우라하 마을. 무덥고 고요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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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가 나타나 급한 마음에 대나무 막대기를 휘둘렀다던 가이드 아저씨의 말이 생각났다. 야생 동물이 사는 정글이다. 20년 이상 가이드를 했다면 야생 동물의 공격을 받은 경험이 한두 번쯤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보험이 없는 건 이상했다. 오늘 아침 가이드 아저씨의 옷차림을 떠올려봤다. 걷기 편한 신발과 태양을 가릴 모자. 그리고 대나무 막대기 하나. 고작 그 막대기 하나가, 아저씨의 산재보험이고 생명보험이었다.

"생각을 해봐요. 여긴 동물원이 아니잖아요. 전문적인 사육사들이 길든 동물들을 다루는 데가 아니라고요. 야생 동물들이 사는 정글이죠. 가이드만 다치는 건 아니에요. 한 달 전에는 마을 사람 몇 명이 채소를 구하러 정글로 들어갔다가 코뿔소한테 공격을 당했어요. 일 주일 전엔 한 청년이 풀을 뜯다가 늙고 굶주린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기도 하고…."

당장에 가이드 아저씨를 찾아가 사과를 해야 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코뿔소를 보지 못했다고 그렇게 아쉬운 티를 냈던가! 나는 코뿔소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가이드 아저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테다. 가책을 느끼는 내 마음도 모르고 가게 주인이 말을 이었다.

"관광객이 낸 돈에서 500루피는 국립공원 입장료 명목으로 정부가 걷어가고 나머지는 여행사 사장이 대부분 챙겨요. 정작 목숨을 걸고 정글을 걷는 가이드가 받는 돈은 얼마 안 돼요." 


아침이면 동물들은 정글 여기 저기에 있는 냇가로 와 물을 마신다.
 아침이면 동물들은 정글 여기 저기에 있는 냇가로 와 물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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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사우라하 동네 꼬마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사우라하 동네 꼬마들
ⓒ Dustin Bu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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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마음이 되어 마을로 돌아왔다. 돈만 내면 그만인 나같은 관광객에겐 잠시의 흥분이고 즐거움이지만, 가이드 아저씨에게는 매일의 위협이다. 이제야 알겠니? 그럼 사과해. 갈증에 거짓말처럼 등장한 냉장고처럼, 미안한 마음 앞에 가이드 아저씨가 짠하고 등장했다. 아저씨는 작은 오두막 앞 울타리를 고치고 있었다.

"아이고, 어딜 또 다녀오시나. 여기가 제 식당이에요. 오전엔 가이드 일을 하지만 나머지 시간엔 여기서 일해요."

아저씨에겐 두 명의 아들이 있다. 두 명 모두 도시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아저씨가 오늘 본 표정 중 가장 밝은 얼굴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자랑스러우실 테지. 25년간 대나무 작대기 하나에 의지해 정글 속을 드나들며 키운 아들이니까.

사우라하 마을을 뜨겁게 달구던 태양이 이제는 힘이 다했는지 강물 위로 순순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내일은 코뿔소가 나타날까?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을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을 만큼만 가끔, 아주 멀리서 나타났으면 좋겠다. 난 코뿔소도 좋고 정글도 좋지만, 사우라하 마을 사람들도 좋아하니까.

사우라하 마을의 석양.
 사우라하 마을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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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치트완 , #치트완 국립공원, #네팔, #사우라하, #정글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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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부부의 히말라야 여행,'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 인도편'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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