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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극장 <기분 좋은 날>이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와 대한파킨슨병협회가 선정한 '좋은 드라마' 상을 받았다.

SBS 주말극장 <기분 좋은 날>
 SBS 주말극장 <기분 좋은 날>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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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기분 좋은 날>은 2014년 4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방영된 주말 드라마이다. 세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엄마 한송정(김미숙 분)이 남궁영(손창민 분)을 만나 재혼하게 된다는 내용이 큰 줄기이다.

사실 많이 보아온 평범한 가족드라마처럼 보이는 이 드라마에 민언련과 대한파킨슨병협회가 힘을 모아 '좋은 드라마'라는 상까지 만들어서 수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짚어보기 위해 9일 오후 3시 민언련 교육관에서 열린 시상식을 다녀왔다.

2월9일 오후 3시 '좋은 드라마 상' 시상식을 보기 위해 민언련 교육관에 모인 사람들.
 2월9일 오후 3시 '좋은 드라마 상' 시상식을 보기 위해 민언련 교육관에 모인 사람들.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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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교육관에는 방송모니터위원회 회원들과 파킨슨병 환자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3시가 가까워오자 <기분 좋은 날>을 연출한 홍성창 SBS 드라마본부 PD도 도착했다. 아쉽게도 문희정 작가는 개인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SBS 홍성창 PD, 한 송이 튤립이 되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사실 이 '좋은 드라마 상' 시상식은 민언련의 오랜 회원인 최안진경 회원의 제안으로 준비하게 됐다. 파킨슨병 환자이기도 한 최안진경 회원은 <기분 좋은 날>을 시청한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드라마 내용에 공감하고 위로도 받으면서 행복해했다고 전하며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와 대한파킨슨병협회가 같이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렇게 방송모니터위원회는 <기분 좋은 날>을 모니터했고, 드라마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해 시상식까지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파킨슨병협회 최안진경 대표도 인사말에서 "몇 달 동안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며 파킨슨병 진행을 늦추어 줬던 이 좋은 드라마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SBS <기분 좋은 날>을 다시 보는 동안 무척 행복했다"며 작가와 연출진, 연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SBS 주말극장 <기분 좋은 날>을 좋은 드라마로 선정한 사유에 대해서 "자극적 막장 드라마 경쟁이 심각한 현실에서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가 아닌 새롭고 따뜻한 가족상을 그린 드라마"라는 점과 "파킨슨병으로 투병중인 인물이 가족 구성원들과 성숙한 태도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큰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성창 SBS 드라마 본부 PD, <기분 좋은 날> 연출
 홍성창 SBS 드라마 본부 PD, <기분 좋은 날> 연출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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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창 SBS 드라마국 PD
 홍성창 SBS 드라마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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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창 PD는 "드라마 <기분 좋은 날>로 받는 첫 상이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직접 주시는 상이라 더욱 의미 있고 값지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한 홍 PD의 손에는 최안진경 대표가 직접 준비한 '퀼트 튤립'이 들려 있었다. 최안진경 대표는 "파킨슨병과 을 상징하는 꽃이 튤립이에요. 파킨슨병 서포터즈 상징도 튤립이고요. 의미가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상식 후에는 <기분 좋은 날> 중 순옥·철수 부부의 투병생활과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편집영상을 다 같이 시청했다. 배우 나문희(이순옥 역)씨와 최불암(김철수 역)씨의 열연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상 시청 뒤에는 홍성창 PD와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SBS <기분 좋은 날> 파킨슨병 증상 장면 편집동영상 시청
 SBS <기분 좋은 날> 파킨슨병 증상 장면 편집동영상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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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날>은 중·노년의 사랑을 노래한 드라마

드라마 소재로 파킨슨병을 다룬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홍 PD는 "가족 해체 현상이 만연한 요즘 시대에 인간 본연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대가족 안에서 나이듦과 가장 맞닿은 파킨슨병에 걸린 조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행복'의 관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답했다. 극 중 파킨슨병에 걸린 할머니를 대하는 가족들의 성숙한 태도는 특정 모델로부터 착안된 것이 아닌 감독과 작가의 상상에서 비롯된 모습이었다는 대답도 덧붙였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한 회원이 질문했다.

"<기분 좋은 날>에는 우리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무서운 시댁이 없다. 물론 고부갈등도 등장하지 않는다. 파킨슨병을 앓는 이도 남편의 외할머니다. 엄마 호적에 올라 엄마 성을 따르는 딸이 나오고, 처가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의형제로 가족이 되는 것도 새롭고 신선했다. 비혈연·모계중심의 가족관을 의도한 것인가?"

홍성창 PD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모계 중심 가족관을 그리지 않았다. 나는 다양한 형태의 '결혼'을 말하고 싶었다. 실질적 주인공인 송정은 재혼했고, 그녀의 첫째 딸은 이혼남과 결혼했다. 둘째 딸은 남편의 외할머니가 파킨슨병 환자다."

홍성창 PD는 <기분 좋은 날>에서 '중년 또는 노년의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한송정과 남궁영의 재혼 과정에서는 중년의 사랑을 선보였고, 파킨슨병에 걸린 아내 이순옥을 위해 황혼분가를 하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철수의 모습을 통해 노년의 사랑을 그렸다고 한다.

파킨슨병 환우들과 대화중인 SBS 홍성창 PD와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
 파킨슨병 환우들과 대화중인 SBS 홍성창 PD와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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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상식에 참석한 파킨슨병 환자들도 홍성창 PD와 활발하게 소통했다. 한 파킨슨병 환우는 "내가 파킨슨병 환자인데, <기분 좋은 날>이 파킨슨병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고 남편이 더 이상 시청하지 않더라. 환자와 환자 가족으로써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파킨슨병 증상을 마주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묵묵히 듣고 있던 홍 PD는 "보다 조심히 다루고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안다. 잘 새겨듣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 그는 다시 "다음에 <더~ 기분 좋은 날>을 만들 땐 오늘 나온 의견들을 잘 반영해 달라"며 재치 있게 화답했다. 이렇듯 시상식과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2월9일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와 대한파킨슨병협회가 공동 주최한 '좋은 드라마 상' 시상식 단체사진
 2월9일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와 대한파킨슨병협회가 공동 주최한 '좋은 드라마 상' 시상식 단체사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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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와 대한파킨슨병협회가 공동 주최한 '좋은 드라마 상' 시상식을 보면서 새삼 '드라마 한 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기분 좋은 날> 속 중년의 로맨스는 흥미로웠고, 파킨슨병 환자들은 공감과 위안의 시간을 가졌다. <기분 좋은 날>처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드라마가 많이 방영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회원입니다.



태그:#민주언론, #방송모니터위원회, #좋은 드라마 상, #SBS 기분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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