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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구룡마을 임시 예배 처소와 무료 급식 시설을 철거해 교인들과 주민의 분노를 샀던 서울 강남구청이 이번에는 구룡마을 마을회관을 오는 2월 4일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공문을 발송해 구룡마을 주민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구룡마을 마을회관은 현재 지난해 11월 화재로 집이 전소된 화재민 9세대가 살고 있고, 각종 행사와 주민들이 매달 모여 마을 현안을 논의하는 장소다. 하지만 구청은 가설 건축물로 신고가 돼 있고 허가 기간이 지나 계속해서 자진 정비를 주민들에게 요청해 왔다.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유귀범 회장은 "구청장의 권한은 구민이 부여한 권한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권한을 남용하는 구청장 때문에 구룡마을이 더 추운 공포의 겨울을 지내고 있다"며 "지난 12일 15년간 무료급식을 하던 급식소를 새벽에 강제 철거 했는데 이제는 마을 회관마저 오는 2월 4일 철거한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하소연 했다.

유 회장은 "십수 년 간 지켜오던 마을 시설물들이 원칙이라는 미명 하에 하나하나 사라지고 있다"며 "아직 아무 결정도 나지 않은 개발이야기만 꺼내 놓고 대화 한마디 없이 국민의 세금을 앞세워 아무 능력도 없는 가장 힘없는 빈민을 말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은 "이번에 갑자기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은 아니고 이전에도 계속 기간이 되기 전에 자진해서 정비하라는 공문과 대집행 계보를 보냈다"며 "구룡마을 주민들이 법원에 집행 정지를 신청해 어떤 판결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이 자진해서 정비해 주길 바라고 기간이 지나면 강제 철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대책도 없이 철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화재민에게는 구청에서 임대 주택을 알선해 주겠다고 했는데도 무슨 이유로 그냥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강제 철거로 인한 충돌이 발생하지 않게 이번 문제가 처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구룡마을 주민들은 올해 시작과 함께 임시예배당과 무료급식소가 강제 철거된 데 이어 마을회관을 철거해야 하는 현실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강남내일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송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구룡마을 철거,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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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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