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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수월래를 재현해 놓은 전시물
 강강수월래를 재현해 놓은 전시물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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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별별 박물관이 다 있습니다. 지역, 규모, 운영 주체 등은 물론 전시하고 있는 소장품 등이 제각각인 박물관이 전국에 산재해 있습니다. 중앙이나 지방정부에서 관리하는 대규모 박물관도 있지만 특정 단체나 개인이 운용하는 소규모 박물관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시하는 전시품 또한 아주 다양합니다. 너무 노골적이라 자식들과 함께 보다 얼굴이 저절로 붉어질 만큼 민망한 성 박물관도 있고, 이름만으로도 취기가 오르게 하는 술 박물관도 있습니다. 

박물관은 특정한 어떤 물품들을 수집해 전시해 놓은 물품전시장이 아닙니다. 역사와 문화, 시대적 가치, 생활상이 깃들어 있는 곳으로 애환과 아픔까지 아우르고 있는 복합공간입니다.

하나의 박물관이 준공되기까지는 누군가의 헌신적인 노력과 세월이 전제됩니다. 박물관은 경제적 능력이 된다고 해서 아무나 건립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미치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열정, 진위를 가를 수 있는 해박한 지식, 수집하고자 하는 물품을 구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있어야 합니다. 

41곳 박물관을 담고 있는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지은이 배기동 / 펴낸곳 성안당 / 2015년 1월 15일 / 값 1만 9800원)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지은이 배기동 / 펴낸곳 성안당 / 2015년 1월 15일 / 값 1만 9800원)
ⓒ 성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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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박물관 기행>(지은이 배기동, 펴낸곳 성안당)은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무수한 박물관 중 저자가 직접 찾아다닌 박물관 41곳을 정리한 기행문입니다.

두 눈으로 본 전시품을 그림을 그리듯 묘사해 내고, 두 귀로 들은 이야기들은 동화를 구현해내듯 설명하고 있어 사실적이고 입체적입니다. 박물관을 건립하게 된 배경, 전시품 하나를 수집하기 위해 쏟은 노력 등은 애틋한 사연이 돼 어느덧 전설처럼 들리기까지 합니다.

특히 아홉 가지 과목 가운데 여덟 과목에서 낙제하면 서원을 떠나야 하는 규칙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흔히 좀 모자라는 사람을 '서원에서 낙제한 사람' 즉 '팔불출'이라 불렀는데, 이 말은 바로 영주 승흥지방의 서원 동네에서 나온 말이란다. - '소수박물관' 중에서 34쪽

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화석을 꼽는다면 오비랩터의 유정란 화석이다. 유정란이라는 것은 수컷의 정자가 들어가 있어서 부화하면 새씨가 될 수 있는 알을 말한다. - '우석헌자연사박물관' 중에서 230쪽-

"화폐에는 왜 사람들의 얼굴이 들어가죠?"
오늘날 통용되는 화폐에도 세종대왕,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등이 들어가 있다.
"얼굴은 약간만 변형되어도 사람들이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거든요."
화폐제조기술은 결국 가짜와의 싸움이다. 가짜를 만들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조방지를 위해 화폐에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  '한국은행화폐박물관' 중에서 361쪽-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41곳 박물관들은 서울 중심지에서부터 군 단위 시골마을에까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습니다. 전시하고 있는 소장품들 또한 제각각이어서 한 권의 책으로 41곳의 박물관을 미리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진짜 돈방석에 앉고 싶다면...

진짜 돈으로 만든 돈방석에 앉아 보는 게 소원이라면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관람하는 과정에서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팔불출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팔불출이'라는 말에 어떤 뜻이 담겨 있으며 어디서부터 유래했는지가 궁금하면 경북 영주에 있는 소수서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사극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여러 문화재, 어렸을 때는 쉬이 봐왔지만 언제인가부터 좀체 눈에 띄지 않아 기억에서만 가물거리는 생활용구, 드라마에서나 봤던 역사적 유물에 깃들어 있는 애환 같은 생활사까지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더더욱 실감납니다. 

충주 술박물관 입구
 충주 술박물관 입구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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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41곳,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박물관 모두를 직접 둘러볼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참 좋을 겁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직접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41곳 박물관을 세세히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박물관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디로 여행할까'를 결정하게 하는 나침반이 되고, '어떤 여행을 할까'를 놓고 갈팡질팡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행도 하고 박물관 관람을 통한 지식도 쌓을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경포까지 가는 길에 강릉 '참소리축음기박물관·에디스과학발물관'에 들러 축음기의 시초인 '틴포일'을 관람하는 것이야말로 일석이조의 여행이 될 것입니다.  

진천 종박물관, 종을 만들기 위해 밀랍 녹이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조형물
 진천 종박물관, 종을 만들기 위해 밀랍 녹이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조형물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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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에 가면 '온양민속박물관'이 있고, 진천에 가면 '진천종박물관'이 있고, 경북 문경에 가면 '문경석탄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박물관 41곳이 건립되기까지의 여정, 그 여정에 깃들어 있는 사연 같은 애환, 각각의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전시품에 담긴 의미와 가치가 궁금하다면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지은이 배기동, 펴낸곳 성안당)에서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지은이 배기동 / 펴낸곳 성안당 / 2015년 1월 15일 / 값 1만 9800원)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 박물관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배기동 지음, 책문(2015)


태그:#대한민국 박물관 기행, #배기동, #성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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