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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여행을 통해 평소에 부족했던 가족간의 대화를 나누고 남은 여행 경비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여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 구미에서 부산까지 도보여행을 하는 김형기 회장 가족 도보 여행을 통해 평소에 부족했던 가족간의 대화를 나누고 남은 여행 경비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여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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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는 하루에 한 번 자녀의 얼굴을 볼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한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기자 또한 1980년대 초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당시 어머니의 치맛바람에 휩쓸려 동아전과를 들고, 내가 살던 영주시의 한 대학교 앞 대학생의 자취방에 과외를 받으러 갔을 정도로 우리 어릴적 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지극정성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각설하고, 옛날과 크게 다를바 없이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과 학원에 다니며 공부만 할 줄 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대다수인 요즘의 추세에 반하는 일을 시작한 가족이 있어 취재해 보았다.

구미시 봉곡동에 살고 있는 김형기 구미수상스키·웨이크보드협회 회장과 그의 가족이 바로 주인공이다. 기자는 지난해 7월에 김형기 회장의 <열정시대> 촬영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19일 오전 9시 선주원남동사무소를 출발한 김형기 회장 가족은 138km 거리의 부산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걸어서 간다고 한다. 눈이 휘날리며 날씨도 안좋은 한 겨울에 왜 먼거리를 걸어가냐고 물어보았다.

김형기 회장은 "어차피 가족들과 일주일 여행하면 100만 원 가량 쓰는데,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좋은 일도 할겸 최소한의 경비로 여행하며 남은 돈으로 불우 이웃을 도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라며 도보 여행의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불우이웃 돕기 이전에 김 회장은 가족들간의 돈독한 정을 나누기 위한 목적이 더 있어 보인다. 그의 옆에는 중학교 3학년 딸인 김아름 학생이 함께 하고 있었다.

금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김아름 양은 마침 학교 보충수업이 끝난 관계로 아빠를 따라 도보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아빠의 의지로 억지로 끌려 나왔다고 하지만 내심 아빠와 함께 걷는게 좋아 꿋꿋히 함께 잘 걷는다.
▲ 봉곡중학교 3학년 김아름 학생 금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김아름 양은 마침 학교 보충수업이 끝난 관계로 아빠를 따라 도보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아빠의 의지로 억지로 끌려 나왔다고 하지만 내심 아빠와 함께 걷는게 좋아 꿋꿋히 함께 잘 걷는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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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보충수업이다 뭐다해서 딸들과 아예 대화할 시간도 없었는데, 이렇게 딸하고 같이 걷다가 이 딸이 힘들면 다른 딸이 교대로 와서 부산까지 걸으며 대화할려고 합니다."

세 딸을 둔 김형기 회장은 딸 부자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 김안영 양과 중학생 딸들이 있는데 도보 여행 첫날에는 둘째 딸인 김아름 양이 먼저 나왔다.

아름 양에게 아빠가 억지로 끌고 나온 것 아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솔직히 얘기한다. 하지만 부산까지 완주를 하게 되고 난 후에 가지게 될 자신감과 좋은 일들에 대해 얘기를 하니 싱긋 웃으며 묵묵히 아빠와 함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김형기 회장은 평소에 대화가 부족했던 딸들과 길을 걸으며 이제까지 못 나눴던 대화를 나누게 될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아름 양은 평소에 걸어보지 못한 힘든 길을 걸었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길이라 즐거운 마음이다.
▲ 구미에서 출발해 왜관보 인근 강변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 아름 양은 평소에 걸어보지 못한 힘든 길을 걸었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길이라 즐거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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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먼거리를 걷길 싫어하는 뾰루퉁 해 있는 딸에게 "너가 인생을 살면서 평탄하게 살 수 만은 없다, 어려움도 겪고 힘든 일도 겪고 너가 조금 물 마시고 싶을 때 안 마시고 쓰고 싶은 것을 안쓰면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라면이라도 끓여 줄 수 도 있다"라며 길을 걸으면서 딸과 대화를 통해 설득하고 있다.

하루에 약 30km를 목표로 걷는다는 김 회장은 딸과 함께 낙동강변 길을 걸으며 중간에 라면도 끓여 먹고 주변에 펼쳐진 넉넉한 자연의 풍경도 감상하며 첫날 일정을 큰 무리없이 소화했다.

원래 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100만원의 경비를 최대한 아껴쓰기 위해 길 위에서는 라면으로만 끼니를 떼울 계획이라고 한다.
▲ 준비해 간 취사도구로 라면을 끓이는 중 원래 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100만원의 경비를 최대한 아껴쓰기 위해 길 위에서는 라면으로만 끼니를 떼울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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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찜질방을 숙박 장소로 정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아름양이 평소에 걸어보지 못했던 꽤나 먼 길을 걸어와 이내 잠들어 버린 모습을 알리며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청소년 자녀들은 언젠가는 부모 곁을 떠나 사회에서 홀로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다. 그런데 부모와 부대끼며 정을 나누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대부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것이 우리나라 사회의 현실이다.

평생 잊지 못할 가족간의 정을 나누는 여행, 먼 길을 걸으며 그만큼의 돈독한 정을 나눌 수 있는 도보여행을 통해 아빠와 딸은 이번 여행을 계기로 해서 서로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고 행복은 길위에 널려 있다는 사실도 깨닿지 되지 않을까.

부모와 함께 하는 도보 여행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부모님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부모를 더욱 이해할 있고, 청소년들이 느끼는 현재 자신의 삶의 만족도에 대해 서로 의견 주고 받으며 자아정체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길을 걷다보면 없던 이야기도 술술 만들어지는 법 부모와 함께 하는 도보 여행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부모님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부모를 더욱 이해할 있고, 청소년들이 느끼는 현재 자신의 삶의 만족도에 대해 서로 의견 주고 받으며 자아정체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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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구미수상스키웨이크보드 김형기 회장, #구미부산 도보여향, #한국유통신문 오마이뉴스 후원, #구미김샘수학과학 전문학원 수학무료동영상강의, #모빌포스 김성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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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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