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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병원에서 500g 감량을 확인했다. 드디어 64kg을 찍었다. 누구는 한 달에 기껏해야 2.5kg 감량하는 게 무슨 다이어트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건 체질에서 오는 차이이다. 난 몸무게가 80kg이나 100kg 나가는 체형이 아니다. 전형적인 마른 비만에 얼굴과 복부에 집중되어 있는 체형이다. 그러니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남들처럼 짧은 시간에 10kg, 20kg 이렇게 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적당히 살찌는 것은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 근력과 무게를 견디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음주 및 편식으로 인한 비만현상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 비만은 건강의 적입니다 적당히 살찌는 것은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 근력과 무게를 견디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음주 및 편식으로 인한 비만현상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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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복부비만을 극복하고자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4주차가 되었다. 꾸준히 몸무게는 줄고 있다. 내 목표는 55kg 정도이다. 20대 후반에 가졌던 그 몸무게가 나에겐 최적화된 몸무게가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군대에 있을 때는 53kg으로 아침 구보와 산타기는 내 주특기였다. 담배도 피우지 않고 꾸준히 조깅을 하며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힘이 세다거나 이런 건 아니었지만 오래달리기나 등산 같은 것은 남들보다 쉽게 견뎌냈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살이 붙으면 먼저 뱃살이 붓고 그 다음이 얼굴 그리고 가슴이라든지 팔다리 쪽으로 번진다고 한다. 그러나 살이 빠질 때는 얼굴이 가장 먼저 빠지고 그 다음이 팔다리 및 기타 부위이고 뱃살이 가장 나중에 빠진단다. 뱃살이 항상 문제다.

어쨌든 한번 시작했으니 결말을 보아야겠다. 아이들도 아빠가 지금 다이어트 한다고 가는 곳마다 나불거리고 다닌다. 창피하기도 하지만 그렇게라도 남들에게 알려지면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공고해지지 않을까?

다이어트 식단표, 참 쉬워요!

의사선생님이 권해준 식단표는 내게 그리 어렵지 않다. 백미를 줄이고 각종 콩류와 메밀, 녹두, 기장, 조, 현미 등으로 밥을 하고 야채 위주의 반찬과 국 그리고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나 생선 등을 주로 먹는데, 잡곡밥도 참 맛있고, 채소로 만든 반찬도 감칠맛 난다. 상추나 배춧잎은 씻어서 그냥 먹기도 한다. 물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될 만큼 수분이 많고 식이 섬유가 풍부하니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채소로만 한 끼를 채우기도 한다.
  
현미에 조, 기장, 흑미, 콩, 고무마까지 넣은 밥은 그 자체로 밥과 반찬의 완성된 모습이다. 여기에 배춧잎을 먹으면 속이 시원해지면서 후식으로 이보다 좋은 게 없다.
▲ 배춧잎과 잡곡에 들어간 고구마도 좋은 반찬이다 현미에 조, 기장, 흑미, 콩, 고무마까지 넣은 밥은 그 자체로 밥과 반찬의 완성된 모습이다. 여기에 배춧잎을 먹으면 속이 시원해지면서 후식으로 이보다 좋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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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이 가능한 건, 사무실에서 내가 따로 밥을 해 먹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하고 직원들이 밖으로 나가면 여직원과 나, 그리고 남직원 이렇게 3명이 남는다. 식사시간이 되면 나를 제외한 두 명의 직원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그 사이에 나는 미리 밥을 올려놓고 국을 끓여놓은 후 나만의 식사를 즐긴다. 먹는 양이 많지 않고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기에 밥을 해 먹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오늘은 무엇을 넣어서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나름 괜찮다.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아내가 백미를 주로 하던 밥을 잡곡으로 바꿨다. 잡곡은 아이들도 참 잘 먹는다. 백미보다 씹는 맛이 좋고 입안에서 여러 번 씹고 있으면 잡곡 특유의 맛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백미만 먹던 때에는 절대 모르던 즐거움이다.

짐볼에 앉은 지 한 달... 10년 된 허리 통증 사라져

다이어트를 하며 내게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던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주로 요가에서 사용하거나 임산부 혹은 아이들 장난감으로 사용되던 커다란 공 '짐볼'이다.

어느 날 TV에서 방영된 다큐를 보게 되었는데 이 회사는 의사 대신 짐볼에 앉아 일을 한다.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짐볼을 사주고 의자 대신 앉아서 업무를 보게 하였단다. 시간이 남으면 이 공을 이용한 갖가지 운동도 하고, 다리 근육의 강화를 위해 서서 일할 수도 있도록 책상을 따로 제작해 주기도 한단다. 가만히 TV를 보던 나는 바로 아내에게 얘기해서 하나 사 달라고 했다.

짐볼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몸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성질 때문에 상당한 운동량이 된다. 여기에 앉아 있는 시간 내내 허리와 다리 운동을 해 주면 적지 않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 요가나 다이어트에 유용하게 쓰이는 짐볼 짐볼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몸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성질 때문에 상당한 운동량이 된다. 여기에 앉아 있는 시간 내내 허리와 다리 운동을 해 주면 적지 않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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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사무실에서 짐볼에 바람을 가득 넣고 앉았다. 처음엔 중심잡기가 어려웠으나 이내 익숙해졌다. 단순히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일을 하면서 꾸준히 허리를 움직인다. 다리에 힘도 줘보고 스트레칭 할 때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여직원을 앞에 두고 허리운동을 하기에는 좀 민망하긴 했다.

첫날은 좀 힘들었다. 허벅지나 다리가 뻐근하고 허리에도 좀 무리가 가는 듯싶었다. 그러나 약 3주 정도 꾸준히 그렇게 사용하자 내게는 알게 모르게 큰 변화가 일어났다.

난 10여 년 전까지 하루 종일 운전을 하는 직업이어서 항상 허리 통증에 시달렸었다. 주말이면 병원에 가서 침도 맞고 찜질도 꾸준히 받았다. 그러나 한번 시작된 허리 통증은 도저히 나을 기미가 안 보였다. 조금만 오래 서 있다거나,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디스크 환자처럼 상당한 통증을 느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휴일에 좀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내 허리가 아프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10년이 넘어 수시로 진료를 받지만 전혀 낫지를 않았는데 짐볼에 앉아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 허리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허리의 탄력도 많이 나아져서 요가 배우를 사람들만큼은 안 되지만 예전엔 꿈도 못 꾸었던 자세가 나오고 있다. 허리가 어느 정도 튼튼해지니 유연성도 생기고 근육과 척추가 더 부드럽고 탄력이 생긴 것 같다. 다이어트하며 덤으로 얻게 된 허리 건강! 내겐 생각지 못한 선물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첫 한 달이야 어찌어찌해서 좀 몸무게가 줄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빼야 할 체지방이 점점 줄어드는 상태이니 몸의 상태를 더 명확히 체크해 보고 몸이 변하는 상태에 따라 면밀한 계획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태그:#다이어트, #비만, #짐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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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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