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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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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시각은 어떨까.

지난 2013년 6월 4일 국제 여론조사 연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39개국 37653명을 표본으로 조사한 <동성애에 대한 국제적 인식차(The Global Divide on Homosexuality)>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10명 중 7명(71%)은 동성애를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30~40대는 48%가, 50대 이상은 16%만이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한국의 20대 성소수자의 삶은 나아진 인식의 덕을 봤을까.

어렵게 캠퍼스 몇 곳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곳에서는 연대를 해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과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입장이 상충하고 있었다.

"연대를 통해 좀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아무개(23)씨는 이화여대 성소수자동아리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아래 변날)의 회원이다. 변날은 전국 대학에 있는 성소수자 동아리들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이씨와 이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했다.

변날 회원인 이아무개씨는 스스로를 '활동가'라고 칭한다. 그녀는 "좀 더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연대의 좋은 점이다"라고 말한다.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커밍아웃도 이씨에게는 상대방의 인식을 변화 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이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성소수자가 별에서나 볼 수 있는 외계인이 아닌, 옆에 있는 친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대개 1년 이상 서로 깊게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을 때, 상대방이 퀴어 관련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유도질문을 던지고, 내 성정체성에 대해 유추할 수 있을 만한 실마리를 조금씩 흘리다가 커밍아웃 한다"고 말한다.

물론 상대방의 반응이 부정적이었던 적도 있다. 그녀는 "그럴 때는 농담인 것처럼 말을 꾸미고 넘어간다"며 "물론 기분은 상당히 비참하다"고 밝혔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을 때 평소 영위하던 삶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이씨에게 큰 스트레스다. 이씨는 "우리는 비난받아야 할 존재도 아니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도 아닌, 당연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씨에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개인의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그저 개인의 속성 중 하나로써 아무렇지 않은 대화 주제의 일부가 되게끔 성소수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앞장설 것"이라고 대답했다.

"인식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 주최로 서울학생인권조례안 동성애옹호 조항 삭제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대책위 회원들 맞은 편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시교육청이 입법예고한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은 그동안 논란이 된 동성애 관련 표현이 대폭 수정됐다.

기존 '학생은…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제5조) 조항에 나오는 '성적지향'·'성별 정체성'은 '개인성향'으로 좀 더 포괄적인 표현으로 바뀌었다.
또한 소수자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성소수자, 근로 학생 등 소수자 학생이 그 특성에 따라 요청되는 권리를 적정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제28조)는 '성소수자'라는 표현이 삭제된 대신 '북한이탈학생, 학습부진 학생, 미혼모 학생'을 추가됐다
▲ 동성애 옹호하는 학생들 지난 1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 주최로 서울학생인권조례안 동성애옹호 조항 삭제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대책위 회원들 맞은 편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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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무개씨는 학교로부터 공식적인 인준을 받은 고려대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의 회장이다. 그가 회장에 취임한 것은 올해 1월, 동아리에 가입한 지 2년 만이었다. 올해 사람과 사람은 고려대  총학과 함께 인권문화제를 개최하고 '퀴어 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강의실 등 교내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감시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이씨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근처에서 만났다. 이씨는 동아리 회장직을 맡아 대외적으로 활동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음을 체감한다. 지난 2003년, '사람과 사람'이 처음으로 정식 동아리 인준을 받았을 때만 해도 종교 동아리가 성소수자 동아리 방 앞으로 찾아와 찬송가를 부르고 성수를 뿌리기도 했다.

요즘은 혐오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도리어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성소수자가 아닌 학생들이 나서서 성소수자들을 향한 테러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씨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한 성소수자 개인의 정체성 괴리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인식이 개선됐다고는 해도, 워낙 사회적 시선이 안 좋으니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를 포기하는 것 같다. 동아리 내에서도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떤 동성애자는 같은 성소수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마저 굉장히 부담스러워 한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김씨, 인권운동은 '반대'

인하대 성소수자 동아리 '퀴어 인하 시티(Queer Inha City)'의 회원 김아무개(20)씨를 만났다. 지난 11월 12일, 인천광역시 남구 인하대 근처 카페에서 김씨를 인터뷰했다. 그의 입장은 앞선 두 사람의 관점과 사뭇 달랐다.

김씨는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이다. 동기들이 한창 소개팅과 미팅 이야기로 들뜰 때 어색하게 맞장구 치지만, 사실 김씨는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 김씨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중학교 때 같은 반 동성친구를 좋아하며 알게 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밝힌 적이 없다. 자신의 커밍아웃이 친구들을 불편하게 만들까봐서다. 지난 10월, 커밍아웃한 애플의 CEO 팀 쿡에 대해 "굳이 그 위치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혀 논란을 만들 필요가 있나 싶다"라며 "나라면 숨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하대학교 성소수자 모임에 가입돼 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해 그는 "같은 성적지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폭을 확대시켜 준다"며 "학과나 다른 동아리에서는 내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있어서 좋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그러나 성소수자 동아리가 친목을 넘어 인권운동 활동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는 "과격한 일부가 드러나면 동성애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더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굳이 내 성정체성을 밝히면서 인권운동을 하지 않아도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무산된 서울인권헌장... 성소수자 설 자리 아직 좁다

성소수자 막아선 동성애 반대자들 인권헌장을 지지하는 성소수자들이 서울시민인권헌장(안) 공청회를 앞둔 20일 오후 서울 특별시청 후생관에서 인권헌장 반대자들에게 둘러싸여 소리치고 있다. 이들은 "저희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젠더입니다. 서울시민입니다. 성적소수자 인권은 인권헌장에서 존중 받아야 합니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고 주장했다.
▲ 성소수자 막아선 동성애 반대자들 지난 11월 20일, 인권헌장을 지지하는 성소수자들이 서울시민인권헌장(안) 공청회를 앞둔 20일 오후 서울 특별시청 후생관에서 인권헌장 반대자들에게 둘러싸여 소리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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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은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 공동체의 주인 의식, 그리고 스스로의 권리뿐만 아니라 타인들 특히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정신을 재확인하고 다짐한다."

서울시가 지난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선포하려 한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취지가 담긴 전문의 일부다. 서울시민 15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지금까지 6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인권헌장 최종안을 표결로 통과시켰지만, 서울시가 돌연 전원 합의를 요구하며 거부했다.

서울시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데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11월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시민인권헌장 공청회에 난입해 회의를 무산시키기는 등 과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서울시의 행보는 지난 10월 고려대 총학생회칙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의 과정과 대비된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10월 22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된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회칙의 '성별, 인종, 사상, 종교, 장애 등에 의해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문장에 '성적 지향, 성 정체성'을 추가한 것이다. 당시 총학생회장은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회칙에 명시화함으로써 선언적 힘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회칙 개정 과정에서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10명 중 7명은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대다수는 지금껏 한 번도 주위에서 동성애자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성적 지향성은 아직까지는 쉽게 드러낼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의 회장인 이아무개씨에 따르면, 현재 동아리에 가입된 정회원은 80명 정도다. 이씨는 "동아리 성격상 가입하지 않고 문의만 하는 학우의 경우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는 대학교 중 공식적으로 인준 받은 동아리는 겨우 6개에 불과하다.

덧붙이는 글 | 20대 청춘! 기자상 응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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