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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는 '창렬과 혜자'다. 김창렬의 이름을 달고 '㈜한스델리테크'에서 만든 편의점 음식은 가격에 비해 양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반면 '㈜정성에프엑스'에서 만든 김혜자 도시락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알찬 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과대포장 된 음식을 '창렬스럽다'라고 말하고, 내용물이 알찬 음식을 '혜자스럽다'라고 표현하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 상황에 대해 방송인 허지웅은 JTBC <썰전>에서 '창렬스럽다'에 대해 "본인의 이미지가 훼손됐으니 소송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창렬이 이 식품의 기획 단계부터 관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적인 광고 모델과 회사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 회사 상품에 대한 비난이 '김창렬'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조금 과한 측면이 있다.

물론 '창렬 음식'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이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한 '㈜한스델리테크'에 있다. 하지만 이 비난의 화살을 피해간 하나의 책임자가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김창렬의 포장마차'라는 브랜드가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유통하기로 계약한 편의점 덕분이다. 소비자들은 이름도 낯선 중소기업인 '㈜한스델리테크'의 이름을 믿고 구매한 것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팔고 있었기 때문에 구매한 것이다. '김창렬의 포장마차'는 세븐일레븐의 PB(Private Brand·자체상품) 상품이었다.

편의점 측은 PB상품이 안전하게 생산되기 위해 제조현장에서 주기적으로 위생심사를 하고 있음은 물론 생산관리, 환경 및 시설관리 등 40여가지의 평가기준표가 있다고 말한다. 즉 PB상품의 품질에 대한 책임은 유통을 결정한 편의점에게도 있다.

왼쪽부터 세븐일레븐, GS, CU
▲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3단 샌드위치 왼쪽부터 세븐일레븐, GS, CU
ⓒ 손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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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세븐일레븐 샌드위치(생산업체:롯데푸드, 용량: 161g) , GS 샌드위치(생산업체:후레쉬서브, 용량: 174g) , CU 샌드위치(생산업체:청탑, 용량:155g)
▲ 샌드위치의 내용물 왼쪽부터 세븐일레븐 샌드위치(생산업체:롯데푸드, 용량: 161g) , GS 샌드위치(생산업체:후레쉬서브, 용량: 174g) , CU 샌드위치(생산업체:청탑, 용량:155g)
ⓒ 손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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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편의점의 PB상품들은 비슷한 가격대에도 현저한 품질차이가 난다. 편의점과 계약한 생산업체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PB상품의 질이 좋아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유통업자의 책임의식에 있다.

생산업체 스스로의 각성을 바라기 전에 편의점에서 먼저 '창렬스러운 음식'을 받지 않아야한다. 그렇게 되면 PB상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단가에 알맞은 질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이제 '창렬'을 놓아주자. '혜자스러운 PB상품'이 나오는 것은 상품을 생산한 업체와 그 상품의 유통을 책임지는 편의점 덕분이다. 반면 '창렬스러운 PB상품'이 판매되는 것은 생산업체는 물론 유통업체인 편의점에게 잘못이 있다.

덧붙이는 글 | 20대 청춘! 기자상 응모글



태그:#창렬스럽다, #혜자스럽다, #편의점 샌드위치, #편의점 PB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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