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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가 <빙고>라는 게임을 해봤을 것이다. 배열된 각자의 숫자 카드에서 부르는 숫자를 일치시켜 타일을 연결하는 게임으로 학창시절이나 심심할 때 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최근에 <빙고>의 진화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후원 모금에 성공하여 제작을 마쳤고, 지난 11월 19일 한국독립게임마당을 통해 정식 출시됐다. 이 게임은 진화하는 퍼즐 보드게임, <매지컬 스퀘어>다.

매지컬 스퀘어 플레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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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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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컬 스퀘어>는 한국의 독립(인디) 보드게임 디자이너 '메모선장'이 제작한 공식 세 번째 게임이다. 쓰리매치 모바일 게임에서 착안한 종이와 연필로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으로 여러분은 마법 학교의 학생이 되어 마법 실습을 진행한다.

실습에서 여러분은 주어지는 원소를 규칙에 맞도록 마법서에 기록하고, 이를 사용하여 마법을 완성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원소를 사용할수록 더 강력한 마법을 완성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능력을 배워 활용할 수 있다. <매지컬 스퀘어>는 이러한 마법 학교 테마의 능동적인 퍼즐 속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진행자(학장)가 카드 세 장을 뽑아서 공개하고, 각 플레이어는 이 숫자(원소) 셋을 순서대로 시트에 기록한다. 그 뒤 가로나 세로로 연결된 숫자 셋 이상이 같은 숫자이거나 연속된 숫자라면 이들을 체크하고, 체크한 칸 수에 따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숫자를 체크한 플레이어들은 추가로 숫자 하나를 더 받고, 한 번 더 체크할 기회를 얻는다. 일정 횟수를 체크하면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특별한 능력을 얻을 수 있고 모든 플레이어가 시트에 기록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게임이 끝나고,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매지컬 스퀘어 플레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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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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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주요 특징으로는 앞서 말한 마법 학교 테마, 능동적인 퍼즐, 아름다운 일러스트, 업적과 능력, 1~200인까지 가능한 대규모 플레이, 기본 규칙과 더 쉬운 혹은 더 어려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 가지 게임 규칙이 있다.

<매지컬 스퀘어>의 가장 큰 장점은 패키지의 마법서 한 권으로 한 번에 최대 200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어 대규모 MT나 워크숍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파티형 테이블 보드게임들이 2~4인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이 게임은 혼자서도 할 수 있고 앞에서처럼 소규모 인원이 즐길 수도 있으며, 대규모 인원도 소화가 가능한 실험적인 게임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체험판 키트와 자습서, 마법 실습 체험을 제공하고 있어 게임을 구매하기 전에 학습을 통해 어떤 게임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매지컬 스퀘어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게임의 정보와 자습서와 체험 슬라이드, 체험판 키드 다운로드, 판매처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매지컬 스퀘어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게임의 정보와 자습서와 체험 슬라이드, 체험판 키드 다운로드, 판매처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 한국독립게임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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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매지컬 스퀘어>의 제작자인 메모선장과 오랜만에 서면 인터뷰를 해 게임과 제작과정, 보드게임의 대중화에 관해 물었다. 아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고 반갑다. 먼저 기사를 읽을 사람들에게 소개를 부탁한다.
"블로그, 보드게임 커뮤니티, 매거진에서 '메모선장'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동안 보드게임 <팀웍>, <스타더스트 임페리엄>을 디자인했다. 이번에 <매지컬 스퀘어>를 만들고 또다시 인터뷰하게 되어 무척 영광이다."

- 1년 만에 다시 인터뷰하게 됐는데 그동안 보드게임 관련하여 어떤 것들을 하고 있었나.
"원래는 보드게임하고 후기를 자주 써왔는데, 요즘은 바빠서 그것도 쉽지 않다. 새 게임을 하기 힘든 건 물론이고 후기 쓰기는 더 힘들다. 한편 크라우드 펀딩으로 신작 매지컬 스퀘어를 제작했고, 예전 작인 스타더스트 임페리엄의 디자인과 테마를 바꿔서 새로 만들었으며, 매달 보드게임 전문 앱 매거진인 매거진 다이스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 <매지컬 스퀘어>는 어떤 게임이고, 어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인가.
"<매지컬 스퀘어>는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착안한 퍼즐 게임으로, 각 플레이어가 똑같은 숫자를 시트에 기록한 뒤 적절한 모양이 되면 체크해서 점수를 받는 방식이다. 그리고 숫자들을 체크해 나가다 새로운 특수능력을 얻게 해서 퍼즐의 바리에이션을 늘렸다. 누구나 쉽게 배워 재미있게 할 수 있지만, 보드게임보다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이 특히 반길 만한 게임이다."

- 이 게임을 제작하면서 생각한 게임의 목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기 바란다.
"게임의 기본 콘셉트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퍼즐이면서 질리지 않고, 인원 제한이 없는 것이었다. 기존 퍼즐 계통의 보드게임은 대부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이중에서 인원 제약이 없으면서 플레이어 나름대로 공략법을 찾아가는 게임은 없었다. <매지컬 스퀘어>는 그런 게임으로 포지션을 잡고 싶었다."

- <팀웍>을 제작할 때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한 국도람과 다시 만나 호흡을 맞췄는데, 일러스트 작업은 무엇에 중점을 뒀나.
"테마가 원소를 이용한 마법이었으므로, 각 원소에 대응하는 정령의 모습을 넣기로 했다. 그런 한편으로 구매자의 대부분이 성인 남성인 만큼 충분히 시선을 끌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면서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작업을 조율했다. 그리고 국가나 성별, 나이에 따라서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선호도가 다를 수 있는데 이 역시 특별히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도록 했다."

- 필자는 <매지컬 스퀘어>가 일반 대중들도 관심만 있다면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규칙이 쉬운 데다 더 쉬운 게임과 더 어려운 게임규칙도 제공하고 있고, 혼자서도 연습해볼 수 있는 1인 플레이규칙도 있다. 각 규칙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기본적으로 규칙을 숙지하는 데 필요한 시간, 2~4인 정도가 플레이할 때 걸리는 시간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기 바란다.
"기본적인 규칙은 1에서 6과 ★이 3장씩 들어간 카드 중 세 장을 뽑으면 그것을 직선으로 이어서 자신의 시트에 기록하고, 이것을 반복하다가 연속된 숫자나 같은 숫자가 셋 이상 가로나 세로로 연결되면 체크하는 것이다. 모바일 퍼즐 게임에서 블록들을 부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체크하면 추가로 숫자 하나를 더 받아서 기록하고 또 체크 기회를 얻는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제한된 칸과 시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점수를 받는 것이 목적이다. 여기에 체크 횟수에 따라 각종 특수 능력을 얻어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능력을 없애거나 숫자를 줄이면 게임은 더 쉬워지고, 게임 중에 각 능력을 한 명만 얻을수 있는 경쟁, 서로 원소를 기록할 수 없도록 시트에 방해물을 추가하는 방해 규칙 등을 적용하면 게임은 더 어려워진다. 기본 규칙을 배우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고, 2~4인이 플레이할 때는 30분 내외로 게임이 끝난다."

- 이 게임은 최대 200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게 제작돼 대규모 MT나 워크숍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가족 단위 파티 플레이와 대규모 플레이에서 느낄 수 있는 차이와 대규모 인원이 플레이할 때 느낄 수 있는 게임의 또 다른 매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가족 단위로 플레이하면 비교적 느긋하게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면서 즐길 수 있지만, 대규모 인원이 플레이하면 그게 어려워지고 다른 플레이어는 자꾸 체크해서 앞서나가는데 자기는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듣기평가에서 남들 다 잘 듣고 답에 체크하는데 혼자 못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 불안감을 떨쳐내고 자기 페이스를 지키거나 아니면 남들을 따라잡거나 하는 선택이, 플레이어가 많을수록 중요해진다. 그리고 경쟁이나 방해 옵션 룰을 적용하면 인원이 많을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대규모 플레이를 할 때는 속도에서 뒤처지거나 실수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라 이런 사람을 놓치지 않고 잘 챙겨야겠다."

- <매지컬 스퀘어>는 독립게임인 데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있고, 보드게임이 문화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논평이 부족하지만, 누구나 해봤을 <빙고>와 올해 네덜란드 게임상에서 가족게임 상을 받은 <큐윅스>의 발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번 <매거진DICE>에도 소개됐고 보드게임 모임 후기에도 종종 보이는 등 게임에 대한 평가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데, 제작자 스스로 평가하는 이 게임의 점수는 몇 점 정도인가? 또, 그이유는 무엇인가?
"스스로 주는 점수로는 민망하지만 9점이다. 기획 단계에서 굉장히 다양한 안이 검토되었는데, 그중에서 핵심적인 부분만 골라내어 쉽고 간단하면서 매번 도전적인 난이도로 완성했다고 본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성품이 워낙 간단해서 풍성한 구성품을 만지는 재미는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 한국에서 보드게임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조금씩 눈에 보이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드라이프>나 메모선장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매거진DICE> 등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것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작년 인터뷰 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필자 개인적으로는 걸음마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인터뷰 때 메모선장이했던 말 중 대학가 공략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보드게임 제작자이자 논평가, 한 명의 보드 게이머로서 보는 한국의 보드게임은 어떠한가.
"예전에는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게임이 굉장히 제한되어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초보자와 마니아를 이어줄 수 있을 만한 게임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게다가 TV프로그램 등 다양한 채널이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보드게임이 무엇인가'부터 설명해야 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보드게임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다양한 독립 게임들이 제작되고 있다는 것도 무척 고무적이다. 이러한 게임과 시도들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으로 이어지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시 풍부한 비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기반이 탄탄해야 새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이탈하지 않을 것이고, 산업이 크게 성장할 기회가 돌아왔을 때 10년 전처럼 놓치지 않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기사를 읽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기 바란다.
"내가 만드는 게임에 꾸준히 관심을 두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이런 분들과 계속 소통하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가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독립게임마당의 주요 매체에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드게임, #퍼즐게임, #인디게임, #독립게임, #매지컬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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