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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대전충청 <오마이뉴스>와 충남지역언론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주최로 열린 '충남 화력발전소 및 제철소 주변 주민피해와 대책 토론회'에서 석탄화력 주변지역의 주민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발제를 맡은 노상철 단국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충남도내 4개 화력발전소와 당진제철 철강단지, 서산 석유화학단지 주변 지역 주민 482명을 대상으로 벌인 주민건강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조사지역 모두에서 93명(19.2%)이 소변 내 비소가 노출기준(400ug/L)을 초과, 초과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대상자 중 9명이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은이 검출됐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진 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은 충남도 내 오염취약지역 6곳 중에서 기관지천식과 폐렴, 피부염,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심전도 검사, 심박변이도(SDNN) 등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동안 막연하게 석탄화력 주변지역 주민의 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됐었다. 하지만 이처럼 실증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국내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내사례 뒷받침할 해외 연구 자료 발표도 이어져

당진화력 전경
 당진화력 전경
ⓒ 유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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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상철 단국대 교수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해외연구 자료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제남 정의당 국회의원과 당진시송전선로범시민대책위원회, 지속가능상생재단, 환경운동연합 주최, 당진환경운동연합 주관으로 지난 11월 4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석탄화력과 송전선 국제심포지엄 '나쁜 에너지 시스템을 넘어'에서 발제를 맡은 피터 오리스 일리노이 의대 교수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대수명 단축의 생생한 사례를 제시했다.

피터 오리스 교수는 "중국에서 석탄탄광이 인접한 화이강 북쪽 도시에 대해 겨울철 난방용으로 석탄을 무상으로 공급한 반면 남쪽 도시에 대해서는 공급하지 않았는데 북쪽 지역에서 기대수명이 5.5년 더 낮아졌다"며 "심혈계 사망률 증가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오리스 교수는 "장기적으로 총먼지 노출량이 100mg/㎥ 증가할 때마다 출생 시 기대수명이 약 3.0년 단축되는 것과 연관성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또한 석탄 화력에서 배출된 수은은 수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먹이사슬을 통해 플랑크톤에서 작은 물고기, 큰 물고기로 가며 점점 더 고농도로 농축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러한 수은 노출은 특히 지능지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수은으로 인해 미국 전체인구에서 평균 지능지수가 5점 하락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재능 있는 인구 700만 명을 400만 명으로 줄이고 장애가 있는 인구 700만 명을 1100만 명으로 늘리는 효과를 동반한다. 매년 미국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수은 독성으로 인한 비용은 13억 달러로 추산된다.

석탄화력으로 매년 중국 25만 명, 인도 8만~12만 명 사망

석탄
 석탄
ⓒ 유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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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충격적인 조사결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피터 오리스 일리노이 의대 교수는 2013년 같은 학교의 에리카 버트, 수잔 뷰캐넌 교수와 연구보고서 '전력 생산을 위한 석탄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공저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화력발전소의 석탄 연소로 매년 25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2007년 의학 학술지인 <랜셋>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석탄과 갈탄(석탄의 한 종류)에서 전력을 생산할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요약하고 있다. 논문에서 저자들은 유럽에서 석탄으로 생산한 전력 테라와트시(TWh) 당 사망이 24.5건, 입원과 울혈성 심부전과 만성 기관지염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 225건, 그리고 가벼운 질환 1만3288건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석탄 중에서도 제일 무르고 오염 정도가 심한 갈탄이 사용될 경우, 생산 전력 테라와트시 당 사망 32.6건, 심각한 질환 298건, 가벼운 질환 1만7676건이 발생한다.

비슷한 연구조사는 또 있다. 2013년 그린피스(Greenpeace)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도에서 석탄발전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연간 8만∼12만 명이 조기사망하고 2000만 명의 천식 환자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병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33억∼46억 달러(약 3조6000억∼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의 건강과 환경연맹(Health and Environment Alliance, HEAL)이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으로 인해 매년 1만8000명 이상의 조기 사망자와 약 428억 유로(약 61조 원)의 경제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미국 에너지 정보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이 201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석탄화력에 인한 조기사망자가 1만7000명, 만성 기관지염 4300건, 비치명적 심장마비 1만1000건, 어린이 천식 환자 12만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칠레와 중국, 멕시코, 태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국가들에서 석탄 연소가 늘어날수록 유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각국 석탄화력 줄이기에 앞장

동부화력 조감도
 동부화력 조감도
ⓒ 동부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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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이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파급력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석탄화력 줄이기에 들어갔다. 지난 6월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가동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2030년까지 30% 줄이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석탄 화력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차지한다.

이에 앞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12년 신규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치를 MWh 당 1000파운드(454kg)로 설정했다. 현재의 기술로는 MWh 당 1000파운드 이하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석탄 화력발전소의 퇴출을 의미한다. 2010년 한 해 동안에도 미국은 전력회사 38개소의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48개의 낡고 비효율적인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했다.

독일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업체들에 2020년까지 폐쇄 일정이 이미 잡힌 석탄 화력발전소 50여 곳 외에 8곳을 더 폐쇄하도록 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와 뉴질랜드는 새로운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했으며 헝가리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석탄발전소도 폐쇄하기 직전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는 2014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 단계적으로 전부 폐쇄한다. 스코틀랜드 2025년까지 석탄발전소 전량 폐쇄와 동시에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시는 2017년까지 2012년 대비 50% 이상의 탄소 소비 절감을 목표로 향후 5년 동안 1300만 톤의 탄소 소비를 감축하고, 또한 1㎥당 미세입자 PM2.5의 농도를 2012년 대비 25% 감축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베이징 시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될 방침이다.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한국

석탄화력 이미지 그림
 석탄화력 이미지 그림
ⓒ 당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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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의 경우 석탄 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쇄라는 세계적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많은 석탄화력 건설계획이 반영돼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초에 확정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기본계획에서 2024년까지 총 12기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새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석탄화력 발전의 비중은 최대전력 기여도 기준으로 2020년 35.2%, 2027년 34.6%에 이르게 된다.

최근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섬 주민들이 현재 건설 중인 영흥화력발전 7·8호기에 대해 약속대로 석탄대신 청정연료를 사용하라며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자인 한국남동발전이 7·8호기 증설에 유연탄 사용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남 고성군 하이면에서도 현 삼천포화력발전소 인근에 한국남동발전(주), SK건설(주), SK가스(주), KDB인프라자산운용(주) 등 민간자본이 오는 2021년까지 1000MW급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새로 건설하는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충남 당진에서는 50만kW급 발전소 8기가 가동되고 있고 100만kW급 발전소 2기가 건설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화력이 50만kW급 발전소 2기 건설을 준비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값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석탄화력은 발전사업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지만 주변지역 주민들은 심각한 건강문제와 환경오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과거 인류문명의 멸망은 핵전쟁의 발발로 인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냉전이 해체된 이후 지금은 인류문명의 종말이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일 것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석탄이라는 파괴적 에너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연구결과 발표를 위해 지난 11월, 한국을 찾은 피터 오리스 교수
 연구결과 발표를 위해 지난 11월, 한국을 찾은 피터 오리스 교수
ⓒ 유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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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터 오리스, "석탄화력 주변지역 암 발병률 높고 조산 많아"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워 전력을 생산할 때 미세먼지와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이산화탄소, 수은, 비소, 크롬, 니켈, 기타 중금속, 염화수소(HCL), 불화수소(HF),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 같은 공기로 운반되는 오염물질과 비회(fly ash)에 다양한 농도의 우라늄과 토륨이 생깁니다. 대부분이 유해물질로서 주변지역의 대기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칩니다."

지난 11월 5일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피터 오리스 미국 일리노이 의대 교수는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 마을주민과의 간담회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의 다양한 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심각한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오리스 박사는 "야적된 석탄은 기관지, 폐 등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발전소에서 배출된 먼지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다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며 "이러한 물질이 호흡기로 들어가게 되면 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오리스 박사는 "흡연자나 천식환자의 경우 증상이 더 심각하며 심할 경우 그 증상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발전소 주변에서는 호흡기나 심장 질환으로 인한 조기사망이 높아지고 먼지나 화학물질로 인해 조산이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리스 박사는 발전소 주변지역의 환경영향을 조사할 때에는 황산화물(Sox)이나 질산화물(Nox) 외에도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를 유의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발암물질인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오리스 박사의 발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실제로 석탄화력 가동 이후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999년 석탄화력 가동 이후 교로2리에서는 모두 24명의 암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3명이 숨지고 11명이 투병하고 있다. 그 동안 주민들은 석탄화력의 가동이 암 발병률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직접 전문가로부터 그 가능성을 확인하자 아연실색했다.

오리스 박사는 당진화력이 가동을 시작한 시기를 묻고는 "발전한지 17년 정도 됐다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라며 "전문가들이 기술적인 내용을 조언할 수 있겠지만 발전소 건설이나 폐쇄, 오염물질 저감대책 같은 정치적인 부분은 주민들이 해결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그:#석탄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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