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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교장과 교감이 학생 수업을 담당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교장과 교감에게 수업을 권장하겠다"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자료사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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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하는 송병일 교장 "교육선진국 교장들, '교장권 침해'라는 말 안 해"

18일 경기도교육청의 긴급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 최소한 7개 학교 이상에서 교장이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고양 상탄초 송병일 교장은 2011년부터 5학년 <역사> 첫 수업과 6학년 <사회>의 '민주주의' 단원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일본에 있는 한인학교 교사 경력이 있는 송 교장은 학부모 강좌를 열고 일본어 강사도 맡고 있다.

경기 남양주 월문초의 박준표 교장과 시흥 응곡중의 이애영 교장도 각각 초등 3∼5학년 문학수업과 중 1학년 학생생활과 학교생활 관련 단원에 대한 수업을 맡고 있다. 특히 박 교장은 올해 한 담임교사가 병가를 내자 시간제 강사를 임시로 채용하지 않고 자신이 한 주에 22시간씩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밖에도 경기 포천 노곡초 김현철 교장, 군포 둔대초 황영동 교장, 광명 구름산초 전옥주 교장, 고양 덕양중 이준원 교장 등이 현재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을 맡은 교장들은 학생들을 직접 만나면서 현장감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면서 "이들은 가르침과 배움이 있는 현장이 바로 교실이기 때문에 수업을 통해 일반 교사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도 앞장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이 외국 사례를 긴급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제학업성취도평가 1등을 달리는 핀란드는 물론 덴마크,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주요 교육선진국들도 교장들이 일주일에 2∼22시간의 학생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와 달리 교감제도 또는 복수교감(교감 2명) 제도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데도 교장들이 수업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핀란드 학교의 모든 교장은 수업할 의무가 있다. 'OECD 학교장 리더십 개선 국제 비교 연구' 보고서는 "핀란드 교장의 주당 수업 횟수는 학교의 크기에 따라 2~22시간이며, 개별 학교의 사정에 따라 수업 시간 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독일 국민들은 '학교에서 가장 바쁜 선생님'으로 교장을 꼽고 있기 때문에 존경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교장들은 교사와 같이 담당 과목 정규수업과 함께 교사 결강에 따른 보강수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물론 평교사보다는 수업시수가 적다.

덴마크, 영국, 프랑스의 교장들도 학교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정규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학생상담을 전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한국교총 "교장권 침해" 강력 반발, 경기교육청 "자율 시행하라는 것"

지난 17일 한국교총 등이 낸 성명서.
 지난 17일 한국교총 등이 낸 성명서.
ⓒ 한국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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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초중고등학교장총연합회 등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어 "이 교육감이 교장·교감도 수업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전형적 탁상행정이자 행정권력 남용"이라면서 "더 이상 단위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교장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4년째 직접 수업을 담당해온 송병일 교장(경기 상탄초)은 "교육선진국의 교장들도 수업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교장권 침해'라고 따지는 말을 듣지 못했다"면서 "교장도 '선생님'인데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약간의 수업을 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지난 11월 1일 오산·화성 교육지원청협의회를 시작으로 18일 현재 전체 25개 교육지원청 가운데 21개 교육지원청협의회를 갖고 '교장·교감 수업 자율참여 방안'을 꾸준히 제안해온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교장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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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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