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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환경운동연합은 16일 오전 경주시청에서 월성원전 피해자 기자회견을 갖고 원전 주변 갑상선 피해자들의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16일 오전 경주시청에서 월성원전 피해자 기자회견을 갖고 원전 주변 갑상선 피해자들의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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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불과 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만 알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30년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3년 전에 갑상선암에 걸린 걸 알고 수술을 받았어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마을 주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게 원자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월성원자력이 있는 경북 경주시 양남면과 양북면 주민들이 16일 오전 고리원전, 한울원전, 한빛원전 주변 주민들과 함께 부산지방법원에 갑상선 피해자 공동소송에 참여한 후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에 속아 건강을 잃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양북면 주민들의 접수가 늦어져 1명만 참여하게 됐다"며 "2차 소송에는 철저히 준비해 소송 참여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월성원전 주변에서는 모두 46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양남면 주민 23명, 감포읍 22명과 양북면 주민 1명 등이다.

이상홍 집행위원장은 "월성원전 인근에 현수막 5장을 붙였는데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많이 왔다"며 "원전 종사자들은 생계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나이가 많은 분들은 서류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동참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양남면에서 농사를 짓고 살다가 3년 전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했다는 황분희(67)씨는 "마을 주민들 가운데 갑상선암 뿐만 아니라 유방암으로 수술한 사람들이 많다"며 "깨끗하다던 원자력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1차 소송단 참여 46명, 암 진단시까지 평균 24년 거주

양북면에서 태어나 해녀로 65년을 살았다는 최화출(65)씨는 "해녀들이 대부분 갑상선암을 앓고 있다"며 "나는 이번달 19일 수술을 예약했는데 유방암 수술도 했다, 이게 다 원자력발전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여름 병원에서 대장검사를 했는데 용종이 두 개나 있어 떼어냈다"며 "마을주민들에게서 대부분 용종이 발견되었다, 그래도 살기 위해 말을 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월성원전 피해자 46명은 전체 피해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측했다. 양남면과 감포읍에서 미처 접수를 못한 피해자가 많은 만큼 양북면에서도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 2011년 통계로 본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는 0.42% 정도로 이번 1차 소송단 참가자와 비교해도 원자력 주변에서 4배 이상 더 많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소송에 참여한 양남면 대본리 주민은 전체 주민 680명 중 11명으로 1.61%를 차지해 우리나라 평균의 4배에 가까운 수치라는 것이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오는 2015년 1월 말까지 2차 소송인원을 모집해 추가소송에 들어갈 것이라며 환경단체와 피해자가족 뿐 아니라 경주시 등 행정기관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월성원전 1차 소송단 원고로 참여한 46명은 지난 1983년 월성1호기가 가동된 이후 갑상선암 진단 시까지 평균 24년을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최연소 피해자는 1980년생으로 갑상선암 진단 당시 만 31세였다.


태그:#월성원전, #갑상선암, #경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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