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2일, 울산 북구청 예산 심의에서 새누리당 북구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을 대폭 줄이려고 나섰다. 이 때문에 북구의 친환경 무상급식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전임 윤종오 북구청장이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당선한 뒤 시행한 첫 사업이다. 급식의 질이 높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재정이 열악해도 예산 배정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실천하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울산 북구의 친환경 무상급식에는 북구 전역에서 31개 농가가 친환경 급식 식재료 재배에 참여했다. 지역맞춤형 생산과 소비로 전국 지자체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관련 기사: "1420원짜리 점심, 이렇게 바뀌었어요").

울산 북구는 울산 5개 구·군 중 재정 상태가 두 번째로 열악하다. 따라서 예산 부족으로 지역 20개 초등학교 5~6학년에게만 무상급식을 지원하고, 친환경 급식비는 1~6학년 전체 1만3602명에게 지원해왔다.

모범사례였던 울산 북구 무상급식... 예산 축소 움직임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점심을 먹다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울산 북구지역 어린이들. 학생 학부모로부터 호응을 얻으면 전국 모범사례로도 소개된 북구 친환경무상급식이 예산 축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점심을 먹다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울산 북구지역 어린이들. 학생 학부모로부터 호응을 얻으면 전국 모범사례로도 소개된 북구 친환경무상급식이 예산 축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올해 6·4 지방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울산지역 지자체장을 '싹쓸이'했다. 지역에서는 "진보구청장이 시행하던 동구와 북구의 무상급식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왔다.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은 지난 10월, 무상급식 예산을 축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초등학교 5~6학년에 지원되던 무상급식 중 5학년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북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논란이 일자 북구청은 한 발 물러섰다(관련 기사 : "울산 북구도 무상급식 축소" 주장에 북구청 "모르는 일"). 박천동 북구청장은 12월 들어 내년 무상급식 예산을 올해와 같이 편성해 북구의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북구의원들이 지난 12일, 북구청 예산 심사 계수조정에서 돌연 예산 축소안을 들고 나왔다.

이상육 북구의원(새누리당)은 지난 12일, 당초 11억5390만 원으로 편성된 내년도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중 5억6958만 원(49.3%) 삭감안을 내놨다. 현재 야당 구의원들이 이를 막아선 상태다.

앞서 지난 11월, 박천동 북구청장은 무상급식 관련한 행정조직도 개편했다. 윤종오 전 구청장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구성한 농수산과 내 친환경무상급식계를 없앴다. 조례 개정안을 통해 해당 부서를 유통계로 변경했다.

이처럼 울산 동구에 이어 북구마저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36.3% 최하위(전국 평균 69.1%)인 무상급식 비율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울산의 무상급식 축소 움직임은 현 국회의원인 박맹우 전 울산광역시장의 재임시절부터 있어왔다. 박맹우 전 시장은 무상급식 예산을 '0원'으로 책정했다. 그는 최근 타 도시의 무상급식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만약 전국을 울산 수준으로 급식한다면 1조2400억 원 정도 예산이 절감된다"며 오히려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 "무상급식 울산식으로 하면 1조 2400억 예산 절감").


태그:#무상급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