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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 중인 가운데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들이 손을 흔들어 격려하고 있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 중인 가운데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들이 손을 흔들어 격려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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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3일 오후 5시 19분]
"신차 출시 앞둔 쌍용차, 정리해고자 복직시켜야"

벼랑 끝에 몰린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외침이 전국 노동자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13일 오후 1시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긴급 결의대회에는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SK브로드밴드 등 전국 노동자 50여 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4시쯤 높이 70m에 이르는 공장 굴뚝에 올라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400여 미터나 떨어진 데다가 굴뚝에서 내뿜는 희뿌연 연기에 가려 두 사람 모습을 거의 알아볼 수 없었지만, 서로 손과 팔을 흔들며 힘을 북돋웠다.

"공장 안 노동자들도 격려 문자... 죽지 않고 투쟁하겠다"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 중인 이창근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왼쪽)과 김정욱 사무국장이 전국금속노조 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 중인 이창근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왼쪽)과 김정욱 사무국장이 전국금속노조 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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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쌍용차는 내년 1월 신차 출시 앞두고 인력 투입이 필요한데, 정리해고자부터 우선 채용하는 게 맞다"라면서 "해고 노동자들이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결사 항전해야 하고, 인도 원정 투쟁까지 생각해야 한다"라며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를 겨냥했다.

김종석 기아차지부장은 "정리해고는 살인이라는 것이 진실로 드러났고 쌍용차 동지들 수십 명이 안타깝게 돌아갔지만, 5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정치는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살리는 것인데 박근혜 정부는 자기 공약도 지키지 않고 있고 대법원은 정치적 판결로 해고자들에게 다시 칼날을 들이댔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2015년은 모두가 하나가 돼 쌍용차 투쟁부터 전국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라면서 "추운 겨울에 현장에 돌아가겠다는 열망으로 굴뚝에 올라간 쌍용차 동지들이 승리해서 내려올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지는 응원 목소리에 고공농성 중인 두 노동자도 전화로 화답했다. 높은 굴뚝 위에 부는 강한 바람 탓에 음성이 뚝뚝 끊기긴 했지만 두 사람의 목소리는 누구보다 우렁찼다.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공장 안 동료들이 문자로 보낸 힘내라는 말에 눈물도 났지만 이건 좌절의 눈물이 아니라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공장 안에서 노동자들을 조직해 함께 살기 위한 투쟁을 할 테니 밖에서 투쟁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힘을 잃지 않도록 많이 안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곳은 춥지만 동지들이 함께 해줘서 꿋꿋하게 버텨 내겠다, 결코 죽지 않고 힘을 내서 투쟁하겠다"라고 말해 좌중을 숙연케 했다.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6년 전 이곳에서 농성했던 세 노동자의 머리띠가 많이 낡고 헤지고 꽁지는 잘렸지만 여전히 여기 남아있다"면서 "많은 기간이 지났고 아픔과 고통도 많았지만 반드시 반석 위에 올리는 싸움을 벌여 승리하고 내려 가겠다"라고 다짐했다.

고공농성 계기는 11월 13일 대법 판결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 중인 가운데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이 투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 중인 가운데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이 투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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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만 올려 보내 마음이 편치 않은 듯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굴뚝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이번 고공 농성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달 13일 쌍용차 정리 해고가 무효라는 원심을 뒤집은 대법원 판결이었다.

김 지부장은 "최근 한 언론에서 이번 대법원의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을 역대 최악으로 꼽았을 정도"라면서 "법원은 정권과 사용자가 정리 해고를 악용하는 걸 알면서도 사용자를 위한 판결을 내렸다"라면서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지부장은 "2012년 고압 송전탑에 올라 171일, 또 최근 울산과 C&M 노동자들의 농성을 지켜보면서 고공 투쟁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이번 투쟁을 결단하기까지 많은 고심을 했다"라면서 "내년 신차 발표를 앞두고 있는 쌍용차가 하루 빨리 해고자들을 복직시켜 농성자들도 빨리 내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7시께 쌍용차 경비 직원들이 사다리를 통해 굴뚝 위로 오르려 시도하다 결국 30분 만에 철수했다. 또 이날 쌍용차지부와 금속노조 노동자들은 고공농성 중인 굴뚝을 바로 올려다 볼 수 있는 남문 근처에 천막을 쳤으나 경찰이 바로 철거했다. 현재 굴뚝 바로 밑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 매트를 설치했고, 주차장에 소방차와 구급차도 대기 중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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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13일 낮 12시 38분]
5년 만에 70m 굴뚝 오른 쌍용차 해고자들 "절박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다시 평택 공장 굴뚝에서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2009년옥쇄 파업 이후 5년만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13일 새벽 4시쯤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달 13일 대법원이 쌍용차 노동자 해고가 무효라는 원심을 뒤집은 지 한 달만이다.

이들이 올라간 굴뚝은 지난 2009년 쌍용차 옥쇄 파업 당시 노동자 3명이 올라 고공 농성을 벌였던 곳이다. 이후 한상균 전 지부장 등 해고 노동자 3명이 지난 2012년 11월부터 171일간 평택 공장 인근 30m 높이 송전탑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였지만 공장 내 진입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굴뚝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창근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에 열쇠를 쥐고 있는 공장 안 동료들에게 호소하려고 올라왔다"면서 "대법원 판결로 해고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승자'라고 할 수 있는 회사쪽에선 해고자 대책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공장 굴뚝은 정문에서 400m 정도 떨어져 있고 현재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인의 접근은 막고 있다.

다음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과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오른쪽)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오른쪽)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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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공장 안 상황은 어떤가?
"아침에 공장 경비들이 굴뚝 위로 올라오기도 했지만 곧 내려갔고 경찰에서도 왔다 갔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본관 앞 버스 주차장에 소방차 4대도 대기하고 있다. 체감온도는 영하 9도는 되는 것 같다. 불을 피울 수도 없고 월동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 했지만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 한겨울이다. 왜 지금 시점에 고공 농성에 돌입한 건가?
"내년 1월에 쌍용자동차에서 신차도 나오는데 해고자는 계속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대법원 판결 한 달이 지나 회사쪽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런 얘기도 없다. 사회적 비난 여론에도 법적으로 승자이고 가진 자인데 해고자 문제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한상균 전 쌍용차지부장이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출마에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다. 민감한 시기라 부담스럽지 않았나?
"한 전 지부장 때문에 더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 전 지부장의 출마와 쌍용차 투쟁은 별개다. 연관 지어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의미를 분리해서 봐 달라. 한 전 지부장에게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다. 오늘 새벽 6시에 미리 얘기하지 않고 올라와 죄송하다고 전화했더니, 몸 잘 챙겨야 한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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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 굴뚝이 좁고 날씨가 추워 장기 농성은 무리 아닌가?
"농성 장기화에 대한 고민보다는 당장 진압에 대한 공포가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방어할 있는 장비를 모두 가져왔다."

- 회사에 요구하는 게 무엇인가?
"정리, 징계 해고자 187명의 공장 복직이다. 숨진 노동자 25명 문제도 있다. 하지만 복직 방식을 정하거나 요구 사항을 가지고 날 세우진 않겠다.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해고자들의 어려운 상황이라도 들어 달라. 우리가 여기 올라온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강자인지 결단력이 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얼마나 약한지, 나약한 인간인지 봐달라는 것이다. 앞으로 굴뚝 농성 몇 일차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화 교섭 1일차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1시 평택 공장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사수, 해고작 복직 쟁취 쌍용차 투쟁 승리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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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쌍용차, #고공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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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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