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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원통함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3층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 분향소에서 고와타 마스미(60·여)씨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직접 남긴 말이다. 그는 35년 전부터 일본 후쿠시마 현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며 살았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고향과 지인들을 잃었다. 현재는 임시로 마련된 주택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후쿠시마 참사 피해자인 고와타 마스미씨는 8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와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났다. 고와타씨는 눈앞에 펼쳐진 노란 리본들을 보며 그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일본에서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을 봤는데, (리본은) '아이들아 돌아와'라는 뜻이라고 이해했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게 기억할 만한 물건이나 장소가 없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참사 피해자인 고와타 마스미씨는 8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와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났다. 고와타씨는 눈앞에 펼쳐진 노란 리본들을 보며 그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일본에서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을 봤는데, (리본은) '아이들아 돌아와'라는 뜻이라고 이해했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게 기억할 만한 물건이나 장소가 없다"고 말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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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원통함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 후쿠시마 참사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60·여)씨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3층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이렇게 남겼다. 고와타씨는 2011년 3월 11일, 당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고향과 지인들을 잃었다.
 '당신들의 원통함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 후쿠시마 참사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60·여)씨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3층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이렇게 남겼다. 고와타씨는 2011년 3월 11일, 당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고향과 지인들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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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와타씨와 지역주민들은 당시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의 책임이 이를 운영하던 도쿄전력에 있다며,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후쿠시마 원전소송단'을 꾸려 활동중이다. 고와타씨는 9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주최로 열릴 국제워크숍 참석에 앞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혼을 기리고 유족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시청 분향소와 광화문 농성장을 찾았다.
     
분향소가 있는 서울도서관 3층 기록문화관을 한 바퀴 돈 고와타씨는 다소 부러운 눈치였다. 눈앞에 펼쳐진 노란 리본들을 보며 그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일본에서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을 봤는데, (리본은) '아이들아 돌아와'라는 뜻이라고 이해했다"며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사고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게 기억할 만한 물건이나 장소가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잊히지 않으려는 노력"  

"이상해요. 일본에서는 대다수 교회들이 모두 원전사고 피해 가족들을 위로해주는데... 여기서는 왜 반대를 하죠?"

붉은 색 십자가를 달고 지나가는 농성차량을 가리키며,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관계자가 "저렇게 세월호 농성을 끝내자고 반대 집회를 하는 기독단체도 있다"고 설명해주자 고와타씨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 TV로 보면서, 아직 희생자를 다 찾지 못했는데 수색 중단을 선언하는 것에 대해 다들 안타까워 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있는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하면서부터 고와타시의 말은 빨라졌다. 그는 원전사고 때 일본 정부가 보인 "이제 안전하니 모든 것을 잊고 돌아가자"는 귀환정책 등 무책임한 태도가 세월호 참사에서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이미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한다, (한국 정부도) 세월호 참사를 그냥 묻히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성장 한편에 둘러 앉아 고와타씨의 얘기를 듣던 '민우아빠' 이종철(47)씨와 '유민아빠' 김영오(47)씨는 "일본은 재난 경험이 많아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나 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며 "일본처럼 진상조사위가 흐지부지 되면 안 되는데…"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씨도 "저희가 광화문을 지키고, 국민 간담회를 하는 것도 모두 잊히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고와타 마스미씨는 8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있는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났다. 그는 "일본 정부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면서도 이미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한다, 세월호 참사도 우리 때처럼 그냥 묻히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세월호 유가족 '민우아빠' 이종철(47)씨와 '유민아빠' 김영오(47)씨, 통역 김복녀씨와 원전피해자 고와타씨.
 고와타 마스미씨는 8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있는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났다. 그는 "일본 정부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면서도 이미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한다, 세월호 참사도 우리 때처럼 그냥 묻히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세월호 유가족 '민우아빠' 이종철(47)씨와 '유민아빠' 김영오(47)씨, 통역 김복녀씨와 원전피해자 고와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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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와타씨는 "제가 학원을 하며 직접 가르치던 아이들 중에도 행방불명 된 아이들이 있다, 어떤 아버지는 아직도 혼자서 해안가를 돌아다니며 아이를 찾기도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 어떤 시신은 뼈로 발견되기도 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찾아지길 기대할 것"이라며 "계속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가 지어질 때 주민들은 '완전히 안전한 것은 없다'며 반대했지만, (정부는) 그럴 만한 대형 재난은 없을 거라며 설득했어요. 결국 사고는 일어났고 피폭되거나 피난한 사람들만 15만 명에 이릅니다. 세월호 참사도 결국 돈 때문에 생명을 무시한 거 아닌가요?"

고와타씨가 행방불명된 아이들을 언급하자 듣고 있던 유가족 김영오씨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고와타씨는 "절대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인 규제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저도 일본에 돌아가서 여러분을 직접 만나고 본 것들을 잘 전하겠다"고 말했다. 약 1시간 동안 고와타씨와 얘기를 나눈 세월호 유족들은 "저희도 진실을 밝힐 때까지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와타씨는 9일 오전 국제워크숍 '해외사례에서 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나아가야 할 길'에서 자신이 겪은 원전 피해를 구체적으로 증언할 예정이다. 워크숍에는 미국 9.11 유족(영상통화)과 후쿠시마 원전 국회조사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서 필요한 당사자와 시민사회의 노력, 진상조사위의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고와타 마스미, #미국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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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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