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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남도내생활체육탁구대회와 전국가족탁구대회에서 탄탄한 실력과 차분한 경기력으로 태안군의 이름을 드높인 라지볼 선수단의 단체 사진이다.
▲ 지금 태안군은 라지볼 전성시대 올해 충남도내생활체육탁구대회와 전국가족탁구대회에서 탄탄한 실력과 차분한 경기력으로 태안군의 이름을 드높인 라지볼 선수단의 단체 사진이다.
ⓒ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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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충남 태안군은 실버탁구 전성시대다.

'라지볼'은 노인을 위한 맞춤형 탁구다. 일반 탁구보다 조금 더 크고 노란공을 사용한다. 최근 널리 보급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라지볼계에 신흥 강자가 출연했다.

올해 도내생활체육탁구대회와 전국가족탁구대회에서 탄탄한 실력과 차분한 경기력으로 태안군의 이름을 드높인 백발의 어르신들이 그 주인공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태안군 노년문화를 이끄는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11월 26일, 태안군탁구회관을 찾았다.

건강관리 때문에 시작했다가 '중독'된 노인들

60여 명의 '실버탁구단' 회원들은 대부분 퇴직 이후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는 70~80대 노인들이다. 12명의 선수단을 주축으로 한 해 평균 14~15회에 가까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태안군노인복지관(관장 최성환) 소속 회원이다. '태안군실버라지볼대표단'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이곳 탁구장에서 살고 있다. 하루하루를 열띤 땀방울을 흘리며 보낸다.

건강관리를 위해 처음 탁구채를 잡았던 노인들이 어느새 3~4년 탁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히 탁구중독에 이르게 됐단다. 라지볼의 짜릿한 승부에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선수 중 14명(7팀)이 가족구성원이다. 지난 11월 16일,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전국가족탁구대회에서는 형제조로 참가한 김원석·김수광씨는 금메달을, 부자조로 출전한 이경자·백승민씨는 은메달 쾌거를 이룩했다.

이어 11월 21일에 열린 제14회 충청남도지사기 생활체육탁구대회에서 무려 6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70대 단체전에서 김수광·손명환·문병룡·김추남씨가 한 팀을 이뤄 금메달을, 70대 개인전에 출전한 손명환씨가 개인 금메달을 따는 데 성공했다.

금메달에 이어 70대 개인 은메달은 김수광씨가 수상했고, 70대 개인 동메달 또한 문병룡씨에게 돌아갔다.

60대 단체전에서는 함선명·권효동·남배영·김영곤씨가 팀을 이뤄 값진 동메달을 손에 넣었다. 함선명씨는 60대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렇게 출중한 태안 라지볼의 경쟁지는 공주, 예산, 천안팀 정도이다.

예사롭지 않은 태안의 저력에 다른 시·군의 실버탁구단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일주일에 꼬박 5일, 하루 4시간씩 노인복지관에 모여 탁구연습을 한다. 전문 코치가 없는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각자의 실력과 팀워크로 최상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료들에게 격려와 존경을 표한다.

열악한 환경 아쉬워... 코치 영입 등 지원 절실

"군내 탁구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탁구대 설치는 미흡하고 전국규모 대회 출전 시에도 변변한 코치 한 명 없이 전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운동은 스스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조금 더 먼저 탁구를 접한 아마추어 경력자에게 배우는 탁구가 전부이다.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더욱이 복지관은 3대의 탁구대로 모든 회원들이 탁구를 쳐야 하다 보니 늘 탁구치기를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됐다고 한다.

김수광(70) 선수단장도 이러한 회원들의 일성에 힘을 실었다.

"대회에 나가면 전문 코치가 없어 서러운 적이 많다. 현재에 실력에 만족하지 않고 선수 개개인간 체계적 관리와 경기능력이 보강된다면 충남도를 넘어 전국대회를 넘보는 라지볼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함선명 총무도 이 말을 거들었다. 함씨는 "서산의 경우 실버층을 전담하는 코치가 새로 영입된 걸로 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보다 많은 노인층이 실버탁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미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태안군, #라지볼, #실버탁구, #태안군노인복지관, #탁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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