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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이야기를 아시나요?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아이입니다. 드라마 <피노키오>는 동화 피노키오에서 착안한 것 같은데요. 이 드라마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여 주인공이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극 중 '피노키오 증후군'은 실제로는 없는 증후군입니다. 극 중 전개를 위해 만든 것으로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거짓말을 했을 때 딸꾹질을 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야기합니다. '피노키오'이기에 기자가 되어야 한다구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만든 기사를 사람들은 신뢰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피노키오를 신뢰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란 그녀의 말도 긍정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은 반대합니다. 실제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기자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지요. 또 기자는 취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투입돼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죠. 결국 여주인공은 면접장에서 '거짓말로 취재 인터뷰하기'에 실패한 채 면접장을 나옵니다.

피노키오는 정말 기자가 될 수 없을까요? 극 중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여주인공은 '홍보용 기자'로 결국 방송사에 입사합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피노키오'가 만든 정직한 뉴스라 소개합니다.

시청자들은 피노키오가 만든 뉴스를 신뢰할 것입니다. 그러나 '피노키오'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요? 피노키오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닐지라도, 사람들은 피노키오 기자가 말한 내용을 곧이 곧대로 수용하게 될 것 입니다. 딸꾹질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 드라마의 내용도 이와 같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아버지의 생존을 확인한 사람이 '피노키오 증후군'인 사람이었고,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며 모두 의심조차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진실이 아니었습니다.

사실이 진실을 가리기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의제설정 이론'이 이를 뒷받침하죠. 의제설정 이론이란 매스미디어가 반복된 뉴스 보도를 통해 공중의 마음에 이슈의 중요성을 부가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즉 특정 주제에 대해 미디어가 주목하고 많이 다루면 실제 진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공중이 그 이슈를 중요하게 평가하도록 한다는 것이죠.

의제설정 이론을 진실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미디어입니다. 한국인을 '냄비 근성'이라고 비판하지만, 그 의제를 다루도록 던져주는 것은 바로 미디어입니다. 즉, 우리는 미디어에서 부각하는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인 채 그것이 마치 진실인 양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드라마 피노키오는 언론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듯 합니다. 때로는 '이런 언론이 되라'며 충고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기자가 '피노키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진실인지 의심이 갈 때는 딸꾹질이 증명해주겠죠. 모든 언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진심을 다해달라는 말이죠.


태그:#피노키오, #기자, #워터게이트, #닉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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