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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당신에게 어떤 해였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올해 자녀를 낳았거나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면, 그들을 떠올리며 웃음을 멈출 수 없을 겁니다. 반대로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다면, 불현듯 그들의 얼굴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 한 편이 아릴 겁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해 달력을 내리면서 그날을 떠올릴 것입니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인천-제주 항로의 정기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해경이 출동했고, 정부는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곧 "전원 구조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극의 서막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대한민국 민낯을 들추다

안산 단원고 학생·교사를 포함해 30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실종자 9명은 아직도 바다에 갇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희생자 숫자를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했습니다. 뒷날 밝혀진 일이지만, 승무원들은 먼저 배를 버렸고, 해경 구조대는 자신의 임무를 방기했습니다. 몇 개월 뒤 이들은 법의 단죄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유가족들이 한뎃잠을 자며 "내 새끼가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대통령은 이들을 외면했습니다. 김영오씨가 목숨을 걸고 46일 동안 단식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계절이 두 번 바뀌어 겨울이 왔지만, 유가족들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뿐만 아니라 많은 사건·사고가 뒤따랐습니다. 특히 지난 4월 육군 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구타로 목숨을 잃은 윤 일병 사건은 우리 사회의 군 사망사고·사법제도를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가수 신해철씨의 죽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식불명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윤 일병의 죽음... 그리고 가수 신해철씨의 죽음

올해를 '비극의 해'로만 기억하는 것은 아쉬운 일일 겁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외쳤습니다. 사고 7개월 만에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었던 데에는 국민 600만 명의 서명에 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땅을 밟고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을 위로했습니다. '기레기' 논란 속에서 KBS 구성원들은 '정권바라기' 길환영 사장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치 분야에서는 6·4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 시대를 연 유권자들이 단연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파문은 연말 정국을 강타했습니다. 문고리 3인방과 십상시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진보교육감 시대 연 유권자... 문고리 3인방·십상시 논란은 진행중

문화 분야에서는 단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과 천송이, <미생>의 장그래와 오 차장이 주목받았죠. 영화 <명량>은 전입미답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이순신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부른 <Let it go>, 소유·정기고가 부른 <썸>은 전국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스포츠의 해였던 올해, 홍명보 감독이 이끈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부진과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를 둘러싼 편파판정 논란이 입길에 올랐습니다.

해외에서는 어떤 사건, 어떤 사람들이 주목을 받았을까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올해의 인물' 누리꾼 투표에서는 친기업 경제정책을 펴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사살한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 퍼거슨시의 시위대, 홍콩 우산혁명을 이끈 18살의 조슈아 웡,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의 17살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에볼라 퇴치를 위해 싸우는 의사·간호들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2014년 올해의 인물을 뽑아주세요

<오마이뉴스> 올해의 인물을 뽑아주세요. '올해의 인물' 추천은 12월 21일까지 받은 뒤 내부 논의를 거쳐 12월 30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추천하는 인물의 이름과 간단한 사유를 적어 댓글, <오마이뉴스> 메일(edit@ohmynews.com), 공식 페이스북, 공식 트위터로 알려주세요.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참고로, 지난해에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의 축소·은폐를 폭로한 권은희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올해의 인물'로 뽑혔습니다. 지난 2000년 <오마이뉴스> 창간 이후 '올해의 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0년 문정현 신부(매향리 공대위 활동)
2001년 화덕헌(이문열 도서 반환운동)·박경석(장애인이동권연대 상임공동대표)·덕성여대 총학생회 및 교수협의회
2002년 행동하는 누리꾼
2003년 문규현 신부(새만금 및 부안핵폐기장 투쟁)
2004년 국보법 폐지 여의도 천막농성단 1000명
2005년 노충국 부자
2006년 평택 대추리 사람들
2007년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전 <시사저널> 기자들)
2008년 촛불소녀
2009년 용산참사 유가족
2010년 천안함 북풍 이겨낸 6·2 지방선거 유권자들
2011년 송경동 시인
2012년 김효원(왕복 40시간 버스 타고 투표 참여)
2013년 권은희


태그:#올해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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