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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집권당 국민당의 선거 참패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대만 집권당 국민당의 선거 참패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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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방선거에서 친중 성향의 집권 국민당이 참패를 당하면서 중국과의 양안(兩岸) 관계가 흔들릴 전망이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잉주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은 29일 치러진 선거에서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한 직할시 6곳 가운데 5곳을 야권에 빼앗겼다. 오는 2016년 1월 총통과 국회의원을 동시에 뽑는 총선의 향방을 가를 '전초전'으로 주목 받았기에 더욱 뼈아픈 패배다. 

국민당은 대만 부총통을 역임한 롄잔 국민당 명예주석의 아들 롄성원 후보를 내세웠으나 외과의사 출신의 무소속 후보 커원저와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타이베이는 선거 전체를 판가름할 최대 승부처였다. 마잉주 총통, 천수이볜 전 총통 등이 모두 타이베이 시장을 역임해 총통으로 가는 '예약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밖에도 타이중 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당의 후즈창 후보도 제1야당 민진당의 린자룽 후보에게 패한 것을 비롯해 가오슝, 타오위안, 타이난 등 주요 대도시에서 국민당이 밀려났다.

중국 바라보다 민심 잃은 국민당

국민당의 패인으로는 마잉주 총통의 지나친 친중 노선, 관료사회의 부정부패, 부진한 경제성과 등이 꼽힌다. 실리를 명분으로 내세워 친중을 고집하다 보니 독립국가로서의 대만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판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한 것도 국민당에 타격을 줬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젊은층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은 서로 다른 국가라고 주장해 중국과 불편한 관계였던 민진당의 천수이볜 전 총통과 달리 마잉주 총통은 적극적인 친중 노선을 추진하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마잉주 총통이 최대 업적으로 추진하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상(FTA)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3월에도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대만 대학생들이 국민당의 일방적인 FTA 추진에 반대하며 국회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총리 격인 장이화 대만 행정원장이 사퇴했고, 마잉주 총통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당은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당을 개혁하고, 계속 변화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잉주 총통의 국민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 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잉주 총통의 레임덕(권력 누수)이 불가피해지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그:#대만, #선거, #마잉주,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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