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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탐험가'란 말은 사전엔 없다. 하지만 지난 25일 안성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민경(바리스타 8년차)씨의 커피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떠오르는 말이다. 마치 호기심 가득한 소년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 같은 그녀의 커피 탐험 이야기가 유쾌하다.

"커피를 알려면 딱 하나! 커피를 많이 마셔보라."

민경씨는 '커피란 웃음소리'라고 정의했다. 커피가 그녀에겐 적어도 즐거움의 근원이지 않을까. 그녀는 지금 카페를 하지 않기에 손닙으로서 안성의 모 카페에서 만나 유쾌한 이야기를 나눴다.
▲ 이민경 바리스타 민경씨는 '커피란 웃음소리'라고 정의했다. 커피가 그녀에겐 적어도 즐거움의 근원이지 않을까. 그녀는 지금 카페를 하지 않기에 손닙으로서 안성의 모 카페에서 만나 유쾌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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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커피를 알아가는 것엔 다른 방법이 없다. 다양한 커피를 많이 마셔보는 길 외엔..."이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2006년도에 IT회사를 퇴사한 후 세계 여행(유럽 등)을 하면서 각 나라의 커피를 만났다. 커피를 대하는 그 나라 사람들의 자세와 문화를 만났다. 지금도 그 때의 경험이 고스란히 그녀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심지어 지인들도 해외에 갔다 오면 민경씨에게 그 나라의 커피를 선물하는 것을 당연한 걸로 알고 있다. "아 그 친구, 커피와 친한 사람!" 민경씨는 이렇게 지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커피를 같이 배운 동기(나이도 천차만별, 지역도 천차만별)와 모임을 가지고 있다. 거제에서, 서울에서, 인천에서, 안성 등에서 모이면 그들은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커피를 논하고 느끼고 공유한다.

어딘가를 가면 행동하는 그녀만의 하나의 습관이 생긴 지 오래다. 그 곳에 있는 커피 집에 가보는 것이다. 그렇게 많이 마셨다면 질릴 만도 한데, 오히려 그녀에겐 커피는 계속 새롭고 기대가 되는 세계다.

아하! 커피의 세계가 무궁무진한 이유가 있었네

사실 커피의 종자로 종류를 따진다면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그런데도 "커피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그녀의 말은 무슨 이유일까.

커피는 생산 지역에 따라 라벨과 레벨이 달라진다. 처음엔 나라 이름으로 시작한다. 예컨대 브라질 커피, 콜롬비아 커피 등. 이어서 그 나라의 도시 이름으로, 그 도시의 마을 이름으로, 종국엔 그 마을의 농장 이름으로 커피 이름으로 붙어있다.

그랬다. 커피는 어디서 누가 어떤 기후에서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생각해보라. 이 지구별에 존재하는 나라의 수많은 커피 농장들이 생산하니 커피의 종류가 얼마나 많을까. "와인만큼이나 커피가 다양하다"는 민경씨의 말은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니다.

사실 같은 나라, 같은 농장의 커피라도 그 해의 날씨, 습도, 재배 방식 등 다양한 이유로 맛과 향이 달라진다. 심지어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추수한 커피라도 일조량이나 습기 양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니 '무궁무진'이란 말은 괜한 말이 아닌 듯하다. 이런 걸 잘 아는 그녀에겐 커피는 종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탐험해야할 미지의 세계인 게다.

바리스타가 권하는 '커피 맛있게 먹는 비법'은 바로 '속도'

바리스타 이민경씨는 요즘 학생들에게 커피를 가르치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자신이 즐기던 커피를 학생들이 열심히 전수받고 행복해하면서, 대학도 바리스타 학과를 진학하는 모습은 그녀에게 대단한 즐거움이다.
▲ 수업 중 바리스타 이민경씨는 요즘 학생들에게 커피를 가르치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자신이 즐기던 커피를 학생들이 열심히 전수받고 행복해하면서, 대학도 바리스타 학과를 진학하는 모습은 그녀에게 대단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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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권하는 '커피를 맛있게 먹는 비법'은 단순했다. "미루지 말고 마시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무슨 말일까.

"식품위생법 상 커피유통기한은 2년이지만, 커피를 맛있게 마시려면 볶은 후 한 달 안에는 먹어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덧붙여 "사실은 볶은 후 3~7일이 가장 맛있는 때"라고 귀띔해준다.

"커피를 갈아놓고는 15분 내에 먹어야하고, 커피를 내린 후에는 3분을 넘기면 좋지 않다"며, "이런 기간들도 최대치를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녀의 말에서 "커피는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갈고 내려서 먹어야 맛있다"는 노하우를 만나게 된다.

"커피는 어떻게 마셔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면서 "각자가 좋아하는 데로 마시는 게 정답"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단 걸 좋아하면 설탕을 넣고, 우유를 좋아하면 우유를 넣고, 커피믹스를 좋아하면 그걸 마시면 되는 것"이란다.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는 것은 촌스럽다"는 식의 발상은 그 말 자체가 촌스럽다고 했다.

"쌤! 이거 배우니 너무 행복해요"

그녀는 요즘 1주일에 4회는 안성 가온고등학교(4개의 바리스타 수업반)로 커피를 가르치러 간다. 커피의 세계에 흠뻑 빠진 학생들을 보는 게 요즘 그녀의 낙이다. 내일 모레면 갈 커피 수업을 생각만 해도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특히 제자 중 "쌤! 이거 배우니 너무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여학생은 그녀의 엔도르핀이다.

내년이면 대학에 가는 제자(고3들) 중 이미 바리스타 학과에 6명이 지원한 것은 그녀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학생들에게도 자신이 걸어왔던 그 길, 즉 커피를 좋아하고 즐기는 길을 전수하는 재미가 그녀에겐 쏠쏠하다.

지금도 무궁무진한 커피의 세계를 배우느라 각종 세미나, 박람회 등을 빠뜨리지 않는 그녀다. "요즘 사람들은 '커피의 수준'들이 있고,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하기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그녀는 "바쁘지만, 즐겁고 기대가 된다"고 했다. 

앞으로 "안성에서 커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아직은 안성에 없다)을 열겠다"는 그녀는 커피로 안성을 디자인해볼 계획이다. "커피에게도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대하자"는 그녀가 앞으로 탐험해갈 '커피 세계'는 또 어떤 맛이 날까.


태그:#바리스타, #커피, #카페, #이민경,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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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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