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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은 25일 오전 인천시교육청에서 유 시장의 친환경무상급식 예산 축소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창열	관련사진보기

인천지역 초등학생 무상급식 축소를 밀어붙이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무상급식 관련 자치단체 법규인 조례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인천시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양자 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인천시와 인천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에 따르면, 친환경무상급식심의위원회(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내년도 학교급식 지원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심의위원회는 이날 초등학생 무상급식 한 끼당 식품비 단가를 현재 1931원에서 내년에는 2080원으로 7.7% 인상하고, 식품비 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운영비도 인천시가 부담하도록 의결했다. 또 내년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실시, 확대하도록 인천시에 권고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심의위원회의 의결안 가운데 식품비 7.7% 인상안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개 의결안은 거부했다.(관련기사 : 유정복 인천시장, 무상급식에 제동... 중학생 급식 '무산') 

늑장 계획 수립... 무상급식 조례 규정도 무시

인천시가 심의위원회의 의결안을 거부한 것은 조례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인천시친환경무상급식지원에관한조례'(무상급식조례)에 따르면, 인천시장은 친환경무상급식을 심의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심의위원회는 지원계획을 심의·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인천시장은 친환경무상급식지원을 위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매년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무상급식조례는 또 친환경무상급식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매년 7월말까지 수립하도록 했다. 지원에 필요한 경비는 내년 예산에 우선 반영하도록 했다. 

무상급식 조례는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라 시장이 내년도 예산에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편성하라는 의무규정이다.

이 무상급식 조례는 민주당 소속 전임 송영길 인천시장과 나근형 인천시교육감 시절인 지난 2011년 제정됐다. 

하지만, 인천시는 인천시교육청과 학력증진사업을 포함한 시-교육청 간 협력사업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지난 10월 20일 처음 열었다.

무상급식 관련 논의는 이 안건 가운데 하나에 포함돼 있다가 지난 11월 3일 열린 교육경비지원심의위원회에서 본격 논의됐다.

내년도 무상급식 지원사업에 대한 논의가 규정보다 4개월이나 늦게 열렸고, 12월 시의회 예산 심의를 바로 앞두고 논의된 것이다.

박인숙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유정복 시장은 이미 심의위원회의 의결과는 무관하게 이미 자체 예산을 편성해 놓고 심의위원회를 무력화시킨 것"이라며 "유 시장은 조례를 무시하는 처사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인천시 "무상급식 조례 개정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신임 단체장의 취임과 인수위원회 활동 등으로 내년도 무상급식 지원계획 수립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행 무상급식조례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상급식조례 가운데 심의위원회의 '의결권'이 시의회의 예산안 의결권과 충돌할 수 있고, 심의위원회의 설치·운영 규정과 시장이 심의위원회의 의결에 따라야 하는 이행강제성이 의무로 규정된 것은 상위법인 학교급식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시 관계자는 "무상급식 사업에서 시장과 교육감의 협의와 결정이 조레에서 규정한 심의위원회의 의결보다 우선 고려돼야 한다"며 "무상급식의 기본틀은 바꾸지 않으면서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박인숙 공동대표는 "만일 조례가 상위법과 충돌한다면 행안부 등이 먼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간섭했을 것이다. 무상급식의 조례의 구속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며 "무상급식 조례를 후퇴시켜 개악하려는 시도에는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