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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홍혜선씨가 서울역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종북 좌파들을 척결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홍혜선씨가 서울역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종북 좌파들을 척결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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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독교인들(목사, 전도사, 신부, 장로 등)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남침용 땅굴이 대한민국 전역을 덮고 있다"는 주장으로부터 시작된 '남침땅굴설'은 급기야 "12월에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는 '12월 한국전쟁설'로 진화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던지 지난 8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심지어는 국가 주요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종북, 좌파, 간첩'이란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정부(국방부)와 이름이 거명된 인사들은 그들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12월 전쟁설'의 발생 그리고 진행과 확산

그 이후에도 소위 '땅굴전사들'은 계속해 땅굴이 발견되었다며 경찰과 군인들이 총으로 무장하고 땅굴 입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홍혜선(전도사)씨는 지난 13일 서울역 광장에서 일일 기도회를 갖고 "회개하지 못한 것을 용서해 달라"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그녀는 "'전쟁 불감증'에 걸린 한국시민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피켓을 든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미 홍씨는 하나님의 직접계시라며 11회에 걸쳐 한국전쟁설을 유튜브를 통하여 전달한 바 있다(관련 기사 : "박근혜 납치" "12월 전쟁 발발" 이게 '하나님' 걸고 할 소린가?).

'한국전쟁설' 계시는 서사라(목사)씨가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서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하나님께 받은 계시라며 자신의 간증을 유튜브에 9월 23일자로 올려놓았다(관련 동영상: 한국전쟁설, 선제공격에 관한 동영상). 서씨는 "곧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씨는 좀 더 구체적이어서 "2014년 12월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했다. 홍씨는 전쟁이 발발하는 걸 막아보려고 열심히(?)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기어이 12월에 한국전쟁을 일으키실 것이라고 전했다. 홍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노아의 방주' 계획을 알리고 미국으로 빨리 피신하라고 했다.

이 계획의 진행은 윤아무개(목사)씨란 이가 주관했다. 이미 출국한 이들도 있다. 그들의 계획은 1차가 지난 11월 20일, 2차가 27일 그리고 3차가 12월 3일이다(관련 기사 : "전쟁 난다"... 일부 개신교도 한국 떠난다). 기사가 나간 후 홍씨의 페이스북에서 '노아의 방주' 내용은 삭제됐다.

'한국전쟁설'... 개인적 종교 환상에 근거한다

 2010년 케냐의 오위 목사가 한국전쟁에 관한 예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은 각종 동영상을 인용 한국전쟁이 얼마나 희생이 클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요즘의 한국전쟁 관련 예언 동영상도 비슷하다.
 2010년 케냐의 오위 목사가 한국전쟁에 관한 예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은 각종 동영상을 인용 한국전쟁이 얼마나 희생이 클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요즘의 한국전쟁 관련 예언 동영상도 비슷하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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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관한 이들의 주장은 모두 개인적인 종교적 경험에 근거한다. 서사라(목사)씨나 홍혜선(전도사)씨의 간증은 소위 '천국과 지옥 간증'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느 날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고 그 경험을 교회를 순회하거나 유튜브를 통하여 나누는 형식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한국전쟁으로 비약했다.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굴사)의 대표 김진철(목사)씨도 이들의 간증에 힘입어 1997년에 한 종교경험(환상)을 지난달 19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가 본 환상도 한국전쟁에 관한 것이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할 것이란 이들의 주장은 모두 한결같이 자신들의 종교적 체험을 근거로 하고 있다. 성경을 일부 인용하기도 하지만(하나님이 성경구절을 근거로 주셨다고 한다) 빈약하기 이를 데 없는 보편적 말세에 관한 기록이다.

기독교는 개인적 신앙체험을 중요시한다. 사도행전의 기록에 따르면 성령의 체험 이후 제자들은 복음의 증인이 되었다. 근본적인 종교체험이 그들을 제자로 나서게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성경에서 제자들이 경험한 성령체험과 한국전쟁설을 퍼뜨리고 있는 이들이 다른 점이 있다.

성경의 성령 체험자들은 하나같이 성경의 내용과 일치한다. 예수께서 자신이 가신 이후에 성령을 줄 것이라고 약속했고, 그 약속이 마가의 다락방 체험으로 실현되었다. 그들의 체험은 성경이 텍스트다. 그러나 한국전쟁설의 환상과 환청을 말하는 이들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직접 계시해 주셨다" 혹은 "전쟁의 내용들을 보여주셨다"란 자신들이 본 환상이나 환청 자체를 텍스트로 한다.

이들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그들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 들은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기에 당당하고 심지어는 안타까워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환청과 환상을 정경화(正經化)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환상과 환청은 종교적 현상이다. 굳이 기독교인에게만 있는 현상이 아니다.

'한국전쟁설', 기독교와 무관한 개인 환상이다

종교학적으로 접근한다면 그들의 체험은 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에서 신 존재의 신앙여부에 관계없이 종교적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음을 말한다. 더 나아가 개인의 깊은 무의식체계 하에서 종교적 경험이 이뤄진다.

때문에 한국 사람에게 나타나는 신은 도포자락을 입고 등장한다. 서양인에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종교 현상은 한국적 정서다. 세계질서를 논하는 성경을 아전인수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이 성경에 나타난 전쟁이라느니, 한국전쟁 후에 휴거가 올 것이라는 등의 예언이 바로 그런 류다.

세월호 사건 이후 불안이 대한민국을 덮고 있다. 무엇하나 시원한 구석이 없다. 외국의 한국인들(서씨와 홍씨는 미국에서 산다)에게 지금의 한국이 얼마나 애달프겠는가. 불쌍히 여기는 감정은 종교적 환상으로 나타나고 급기야 용기 있게(?) 나서서 한국전쟁설을 말하는 데까지 이른 것이다. 그들의 종교가 기독교여서 기독교적 양태를 띠는 것이다.

20여 년 전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다미선교회도 그들이 본 개인 환상에 근거해 재림 날짜를 말했다. 10여 년 전 케냐의 데이빗 오위 목사가 내한하여 집회를 하면서도 한국전쟁 발발을 예언했다. 그들 역시 자신이 본 환상과 환청을 근거로 장담했다.

오위 목사는 아이티 지진을, 홍씨는 세월호 사건을 미리 하나님이 보여주셨고 그대로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이후 오위 목사의 한국전쟁설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홍씨도 한국전쟁은 꼭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곧 거짓이 될 게 뻔하다. 혹 12월에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홍씨가 예언한 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 종교 환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집단적 환상이 된다. 홍씨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집회에서 몇 사람이 등단해 자신들이 본 한국전쟁 환상을 간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땅굴이 전쟁설이 되고, 전쟁설이 12월 전쟁설이 되는 것도, 개인의 간증이 집단의 간증으로 변하는 것도 일종의 종교적 환상의 일반적 진행과정이다.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도 이런 종교 환상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환상에 주목하기보다 진리(성경)에 주목해야 한다. 눈물과 감정에 주목하기보다 사랑의 행위에 주목해야 한다. 목사로서 부탁하고 싶은 것은, 특히 기독교인은 그간의 잘못과 불의, 돈을 사랑한 죄, 불신앙적 언행 등 신앙을 잃었던 걸 회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 한국을 뒤흔들고 있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땅굴 관련 '12월 전쟁설'은 기독교 신앙과는 무관하다. 개인적 환상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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