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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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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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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수석교사'를 '교과교사 정원 내' 인원으로 전환하고, 수석 교사 지원을 위해 배치한 기간제 교사를 '시간강사'로 대체한다는 공문을 각 학교에 보내자 '수석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석교사제는 수업실력이 있는 교사를 수석교사로 지정해 다른 교사에 대한 수업 컨설팅, 교수·학습 지원 역할 부여, 교원 역량 강화 등을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수석교사는 행정업무에서 제외되고, 평교사 수업시수의 1/2만 채우면 된다.

경기도 수석교사는 그동안 교장·교감과 마찬가지로 '교과교사 정원외' 인원으로 배치돼 수업과 행정업무 부담 없이 교수·학습지원을 해왔다. 부족한 '교과교사 정원'은 기간제 교사로 채웠다.

경기도를 포함 수석교사를 정원 외로 운영하던 곳은 경남, 전북, 인천, 제주, 세종시 등 총 6곳이다. 전국 수석교사 회장단 협의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예산부족'을 이유로 수석교사를 정원 내로 돌린 곳은 경기도뿐이다. 나머지 교육청은 내년에도 '정원외'를 계속 유지키로 했다.

수석교사가 '정원 외'일 때는 교과교사 정원을 채우기 위해 기간제 교사를 둬야 했지만, 정원내로 전환하면 시간강사를 채용, 부족한 수업 시수만 채우면 된다. 따라서 수석교사를 '정원내'로 전환하게 되면 기간제 교사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경기 중등 수석교사 협의회(아래 수석교사 협의회)는 "기간제 교사를 시간강사로 대체하면 수업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기간제 교사가 담당하던 행정업무 등을 다른 교사가 떠안게 돼 교육력이 약화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와 달리 시간강사는 행정 업무 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석교사 협의회는 이어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학교에서 수석교사제를 기피하게 돼, 결국 '수석교사제' 자체가 존폐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수석교사제를 기존처럼 정원 외로 운영하라"고 경기도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수석교사 '정원내' 전환, 기간제 교사 일자리 잃어

수석교사 협의회는 요구사항을 경기도교육청 정책 담당자와 이재정 교육감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이미 방침을 결정하고 공문까지 각 학교로 보낸 상황이라 방침을 쉽게 철회할 수 없는 입장이다. 때문에 수석교사와 갈등이 예상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3일 '2015학년도 중등교원 정원배정 기준 변경'이란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공문에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수석교사를 정원내로 전환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경기도교육청 수석교사 담당 공무원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를 인건비가 싼 시간강사로 대체하면 연간 약 80억 원에서 100억 원의 인건비 절감이 예상된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은 수석교사들의 주장에 대해 "공감이 간다"며 "수업 질을 높이기 위해 시간 강사 선발에 최선을 다 할 것이고, 수석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에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박승원 의원(광명3, 새정치연합)은 17일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행정감사에서 "교육부는 수석교사 선발과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도교육청에 떠넘겼고, 도교육청은 예산타령만 하며 뒷짐 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석교사제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교육청에서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수석교사협의회도 "근본 원인은 교육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 임원 이 아무개 교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근본원인은 교육부에 있다"며 "수석교사제를 도입한 교육부가 필요 예산을 대부분 시도교육청에 떠넘긴 처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수석교사 선발·운영 계획에 따라 지난 2012년에 수석교사를 252명 선발했고, 2013년에 98명, 2014년에 68명을 선발했지만, 2015년에는 예산이 부족해 뽑지 않기로 했다. 반면, 일부 교육청은 수석 교사를 추가 선발하는 등 수석교사제 확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올 전국 수석교사 추가 선발 예정 인원은 186명이다.

현재 경기도 수석교사는 총 408명으로 전국 교육청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그동안 선발된 수석교사 중 10명은 명퇴 등으로 퇴직했다. 수석교사협의회 이 아무개 교사는 "전국 모범지역이 경기도였는데, 갑자기 후퇴한다고 발표해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태그:#경기도교육청, #수석교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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