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이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28년이 넘게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값은 40%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통계청, KB국민은행 자료(2013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 신혼부부가 서울의 중간 가격 전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28.5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21.1년이 걸렸다. 이는 2009년보다 약 11년(서울), 8년(수도권)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남성 33세, 여성 29세의 전문대 이상 학력의 맞벌이 신혼부부가 월 평균 425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기준으로 했다.
또 이들의 월 흑자액은 2009년 월 97만 원에서 2013년 83만 원으로 18% 감소했다. 흑자액이란 가구 월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과 식료품, 교통, 통신 등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흑자액은 감소하는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값은 서울과 수도권 모두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혼부부들이 받는 실질임금 상승률에 비해 2.5배 높은 수치다.
경실련은 "같은 기간 30~34세의 남성 임금은 197만원에서 228만원으로 불과 16% 늘어나는데 그쳤다"며 "결국 소득보다 전세보증금 상승속도가 더욱 가파르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나 대출 없이 전세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실련은 "과도하게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들은 임대시장조차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서민들의 안정적 주거를 보장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실련은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도입과 계약 갱신 시 과도한 인상률을 제한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기존 다가구다세대 주택 매입과 미분양 공동주택의 원가매입을 통한 값싼 임대주택 공급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