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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논의를 위한 300인 타운홀미팅'.
 27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논의를 위한 300인 타운홀미팅'.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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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의견수렴을 위해 지난 27일 실시한 '300인 타운홀미팅'에 대해 시민단체가 '참석자 구성에서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대전지역 1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아래 대전연대회의)'는 28일 성명을 내고 "어제 열린 타운홀미팅은 참석자 구성과 진행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이는 타운홀미팅의 슬로건인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견 나눔,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시민경청'이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논란이 되어온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여론수렴의 한 수단으로 '타운홀미팅'을 마련했다. 미리 신청을 받은 시민들 중 300인을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무작위 선정해 한 자리에 모은 뒤, '고가자기부상' 방식과 '노면트램'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론한 뒤, 투표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시민들은 '고가자기부상' 방식을 '노면트램' 방식보다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사업비용과 사업추진의 용이성을 중요하게 고려했을 때 어느 방식이 대전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가자기부상' 방식( 70%)을 '노면트램' 방식(28%)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응답했다(관련기사:대전도시철도 2호선, '지상고가방식' 압도적 우세).

또한 '환경성과 수단간 갈등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에도 '고가자기부상' 방식(73%)을 '노면트램' 방식(24%)보다 더 선호했고, '접근성과 이동성,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에도 '고가자기부상' 방식(68%)을 '노면트램' 방식(27%)보다 더 선호했다.

이에 대해 대전연대회의는 이번 타운홀미팅 참가자들의 구성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타운홀미팅 참석자 구성, 문제 있다"

대전연대회의는 성명에서 "어제 열린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300명의 표본선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참가자 소개 및 진행 과정에서 확인된 결과, 참석자 중에는 자기부상열차와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기계연구원·대전도시철도공사·우송대 및 한밭대 철도관련학과 학생·공무원·건축 관련 종사자 및 직원 등이 대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기계연구원의 '자기부상열차 개발단장'까지 원탁테이블에 앉아있었다가 참가자의 문제제기로 퇴장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처럼 이미 특정수단에 찬성하는 이해관계자가 조직적으로 참여한 정황이 발견됐고,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타운홀미팅의 결과가 시민의 의견과 무관하게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타운홀미팅에서 도출된 결과는 일반시민의 의견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전연대회의는 또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 '선호도조사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운홀미팅을 주관한 '사단법인 디모스'에서 두 가지 건설방식의 장단점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질문 3가지를 마련, 현장 참가자들에게 물었으나, 결과는 질문내용과 관계없이 거의 비슷한 비율의 답변이 나왔다는 것.

실제, '사업비용과 사업추진의 용이성' '환경성과 교통수단간 갈등요인' '안전성과 접근성, 이동성' 등 각각의 건설방식의 장단점이 충돌하는 3가지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모두 70% 대 30%(고가자기부상 대 노면트램)의 비율에 가깝게 응답했다(70% 대 28%, 73% 대 24%, 68% 대 27%).

"시민공모로 진행했던 타운홀미팅의 결과와 정반대, 이해불가"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결정을 위한 300인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이 투표한 결과.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결정을 위한 300인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이 투표한 결과.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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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대회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고가방식을 찬성하는 참석자가 조직적으로 신청, 참석한 것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특히, 대전시가 지난 1년 여 전에 500명의 시민을 공모하여 진행했던 타운홀미팅의 결과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전시가 2013년 6월에 진행했던 타운홀미팅에서는 '편리성의 경우' 노면전철 39%, 지상고가 36%, 기타 25%, '환경성'은 노면전철 40%, 지상고가 24%, 기타 26%, '경제성'은 노면전철 58%, 지상고가 27%, 기타 15%, '이용 편리성'은 노면전철 57%, 지상고가 25%, 기타 18%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노면전철'이 선호도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뿐만 아니라 대전연대회의는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시민들에게 제공된 자료설명도 지적하고 나섰다.

대전연대회의는 "정확한 정보의 제공을 위해서는 각 건설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면방식의 경우 사고영상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입장만 전함으로써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에 대해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애초의 취지가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각 건설방식에 대해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계획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허락하지 않은 것은 심각하게 왜곡된 정보가 제공되는 상황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러한 왜곡된 정보에 의해 실시된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에 대한 시민들의 선호도조사는 심각하게 왜곡된 의견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전연대회의는 "도시철도 2호선 시민의견 수렴을 위한 타운홀미팅의 슬로건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견 나눔,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시민경청'이었다, 그러나 과연 어제의 타운홀미팅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에서 시작된 것인지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어제 개최된 타운홀미팅은 공정성과 합리성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전연대회의는 끝으로 "우리는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시민 간,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의 여론수렴을 반대하고,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우리는 대전시가 이번 타운홀미팅에서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이 결정된 것으로 호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이후 시민사회의 여론수렴도 병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는 타운홀미팅이 열리던 당시 현장에서도 쏟아졌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인사들이 특정 방식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행사 진행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시간이 부족하자 선호도조사 직전 실시하기로 계획되었던 '전문가 설명'을 생략해 거센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으며, '고가자기부상' 방식 설명에 나선 전문가가 '고가자기부상' 방식의 장점보다는 '노면트램' 방식의 단점, 특히 사고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집중적으로 보여 줘,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는 항의가 일기도 했다.

한편, 대전시는 이번 타운홀미팅 결과가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의 최종 결론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전시는 앞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대전 시민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대전시 출입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실시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초순에 최종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태그:#대전도시철도 2호선, #대전도시철도, #대전시, #타운홀미팅, #대전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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