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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5도와 같은 취약지는 국지전과 비대칭 전력에 대비해 세계 최고의 장비를 갖춰 철저하게 대응하라"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이렇게 지시했다.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놓고 제한된 지역에 고부가가치 무기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유사시 북한군의 표적이 될 뿐, 군사적 합리성에는 맞지 않는 조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서해5도에는 최첨단 무기는 고사하고 야간사격이 불가능한 구형 전차, 레이더와 연동도 되지 않는 구식 발칸포 등 부실전력 위주로 배치된 것이 밝혀졌다.

서해 5도 방어, 해병대 보유 장비는 '구형 전차와 구식 발칸포'

1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군기(새정치연합) 의원이 해병대사령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서해 5도를 방어하는 해병대는 야간사격이 불가능하고 야지기동도 제한적인 M-48 구형전차는 물론 방공레이더와 연동이 불가능한 구식 발칸포를 장비하고 있으며, 해병대의 지속적인 장비교체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교체계획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해병대가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서 운용중인 전차는 M48A3K로 야간사격이 불가능하고 부품수급문제로 정비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현재 서북도서 방어용으로 최신형 K2급 전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야간사격이 가능하고 후속군수지원에 문제가 없는 K1급 전차만 배치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백 의원은 "백령도는 여의도보다 17배 이상 넓은 섬이라 해상에서 차단하지 못한 적이 상륙할 경우 지상전을 치러야 한다"며 "최소한 야간사격이라도 가능한 전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공용 무기체계도 문제다. 현재 서북도서에는 발칸포와 신궁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지만, 발칸포의 경우 헬기에는 효과가 있으나 속도가 빠른 고정익 항공기에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특히 레이더와 타격체계가 연동이 되지 않아 백령도에서는 지난 3월 북한이 보낸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기는 했지만 요격에는 실패했다.

해병대, 장비교체 요구... 국방부, 교체 계획 없어

이 때문에 해병대는 30밀리 비호 복합대공화기나 30밀리 차륜형 대공포와 같은 첨단 대공화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배치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백 의원은 "서북도서에 패트리어트나 천궁과 같은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신궁이나 발칸보다 효과가 큰 대공화기를 배치해야 하는데 소요조차 반영이 되지 않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북한군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긴급도입하기로 한 전술비행선도 부실한 사업추진으로 인해 4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북도서에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지대지 미사일을 신규도입하고 K-9 자주포를 증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해병대는 적 지역에 대한 전투피해평가도 못한 채 전투를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때릴 주먹은 있는데 볼 수 있는 눈이 없는 격이다.

백 의원은 이러한 서북도서의 상황을 "전임 대통령의 지시를 무시한 처사"라며 "한국 전쟁 이후 최초로 영토를 포격당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전력증강에 소극적인 국방부의 태도는 서북도서 사수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적절한 전력 확보를 요구했다.


태그:#백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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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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