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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 위치한 통도사에서 535km 달려 도착한 진도 팽목항
 경남에 위치한 통도사에서 535km 달려 도착한 진도 팽목항
ⓒ 진오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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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토요일, 진도 팽목항에 차려진 천막법당에서는 달리는 기부천사 진오 스님(51, 대둔사 주지)이 108배를 올리며 세월호 참사 희생영가의 왕생 극락을 발원했다.

진오 스님이 지난 달 14일 삼보사찰 중에 하나인 통도사를 출발해 해인사와 송광사를 거쳐 팽목항까지 달린 거리는 총 535km이다.

진오 스님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다문화가족들과 이웃들을 위해 기부마라톤으로 먼길을 달려왔다. 지인들에게 1km를 달릴 때마다 100원씩 모금을 부탁하며 2011년 한반도 308km, 2012년 베트남 500km, 4대강 자전거길 1000km, 2013년에는 독일 700km와 일본 1000km를 달렸다. 올해 초에는 어렵게 모은 기부금으로 다문화달팽이 모자원을 건립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진오 스님이 달리며 지나치는 곳에는 감동이 묻어 난다. 같이 달리며 힘든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동료들이 있어서다. 또 들리는 곳의 사람들은 진오 스님이 달리는 이유에 동참하며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준다.

왼쪽부터 이후근님, 라훌라 스님, 진오스님, 황철수님, 서범준님
▲ 팽목항까지 달리며 들린 삼도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 왼쪽부터 이후근님, 라훌라 스님, 진오스님, 황철수님, 서범준님
ⓒ 꿈을 이루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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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에는 한 가족이 오랫동안 모은 동전 저금통을 통째로 진오스님에게 기부했다. 또 송광사에 이르렀을 때는 10년 동안 법정스님을 모시던 한 택시기사의 도움도 받았다. 스리랑카에서 송광사로 공부하러 오신 라훌라 스님 또한 진오 스님의 달리기에 마음을 보탰다.

진오스님의 기부달리기에 동참한 가족의 저금통
 진오스님의 기부달리기에 동참한 가족의 저금통
ⓒ 진오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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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오 스님이 팽목항까지 535km를 달린 이유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불교가 되기를 발원하고, 세월호 참사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서다.

하루 60km 이상을 달려 온 진오 스님도 체력고갈과 피로누적으로 힘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불심과 동료들의 응원으로 활짝 웃는 얼굴로 고행길을 완주해 감동을 선사했다.

달리는 길에 들린 명승지에서 늘 활기찬 모습으로 사진 찍어 사람들에게 알린다.
▲ 용앙삼거리 서재필 동상 인근 복제품 독립문 달리는 길에 들린 명승지에서 늘 활기찬 모습으로 사진 찍어 사람들에게 알린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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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팽목항 도착 하루 전 해남읍에서 만난 만의총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왜적들에 의해 참사 당한 수많은 양민들이 묻혀 있는 곳이다. 인근의 우슬재는 광주 5.18 민주항쟁 당시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튿날 팽목항에 도착한 진오 스님은 세월호 참사 희생영가의 왕생극락과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교훈을 잊지 말고 안전한 국가로 개혁되길 발원한 뒤 회향했다.

팽목항에 걸려있는 왕생극락 발원 현수막
 팽목항에 걸려있는 왕생극락 발원 현수막
ⓒ 진오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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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에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달리는 사연을 얘기한 진오 스님은 "마라톤은 움직이는 수행이고 불교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한편 진오 스님은 내년 1월부터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교류를 위한 베트남 종주 2200km를 준비 중에 있다. 지난 8월 11일부터 23일까지 최종한 전 구미마라톤클럽 회장과 함께 베트남에 사전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진오스님을 응원한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진오스님을 응원한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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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진오스님 팽목항, #꿈을 이루는 사람들, #한국유통신문 오마이뉴스 후원, #구미김샘수학과학전문학원 수학무료동영상강의, #진도 팽목항 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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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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