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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팔경의 제1경인 축서루의 모습, 뒷쪽에는 절벽으로 오십천이 흐르고 있다.
▲ 삼척 관동팔경의 제1경인 축서루의 모습, 뒷쪽에는 절벽으로 오십천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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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2일, 강원 삼척시에서 한국문인협회 제34차 전국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문인들이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나오는 죽서루를 비롯해 남근숭배민속이 전해지고 있는 해신당, 독도는 우리땅 가사에 나오는 신라 이사부사자공원, 장미공원과 애국가에 나오는 촛대바위 등응 둘러보며 동해의 절경에 감탄했다.

11일 200여명의 문인들을 태운 버스는 예정시간보다 30여분 늦은 8시께 양재역을 출발했다. 제34차 대표자회의에 장소인 삼척으로 가는 버스였다. 서울을 벗어나자 가을 날씨 답게 하늘은 맑고 쾌청했다. 산과 들에는 황금빛 들판이 넘실거렸고 잘 익은 곡식들이 수확을 가다리고 있었다. 수확을 끝낸 논도 있었다.

대관령을 넘을 때는 산 중턱까지 단풍이 들어 울글불긋 비단보를 펼처 놓은 듯하다. 대관령을 넘어서자 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이고 산아래도 몇 그루의 나무들이 황금색 옷을 갈아 입고 있어 곧 단풍길이 낮은 곳에 당도할 것 같았다. 강릉시가 보이고 동해의 푸른 물이 가을 하늘처럼 파랬다.

송강 정철의 가사 표석, 전국에 두개로 하나는 담양에 있다고 한다.
▲ 삼척 송강 정철의 가사 표석, 전국에 두개로 하나는 담양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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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시각보다 늦게 삼척시 죽서루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십천 절벽위에 위치한 죽서루는 보물 제 213호로 조선시대 관아시설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관동팔경의 제1경으로 사시사철 시인 묵객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니 오늘 이곳을 찾은 문인들과도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절벽 밑으로 흐르는 오십천의 물이 푸르게 보인다.  송강정철을 기리는 표석이 눈길을 끈다.   

늦은 점심을 먹고 4시 회의 장소인 씨스보빌호텔에 도착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협 정종명 이사장을 비롯해 이광복 부이사장, 김양호 삼척시장, 조관선 문인협회 삼척지부 회장, 예총 회장, 국회의원, 시 의원 등 많은 인사들이 함께 참석해 문인들을 반겨주었다.

정종명  이사장은 "문인협회는 올해로 5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171개의 지부 지회와 1만 2천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단체리고 소개하고 앞으로도 한국문학심포지엄, 마로니에 전국청소년백일장, 등 10개의 문학상과 문학특강, 시낭송회 같은 문학행사를 수시로 개최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문인협회는 평생교육육원을 운영하며 월간문학과 계절문학을 발행하고 하고 있다.

제34차 전국대표자대회 전경, 정종명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문협이 53년의 역사와 171개 지부지회와 1만 2천명의 회원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삼척 제34차 전국대표자대회 전경, 정종명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문협이 53년의 역사와 171개 지부지회와 1만 2천명의 회원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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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민과 함께 삼척시를 방문한 문인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삼척시에서 좋은 영감을 얻어 많은 작품을 쓸 것을 당부하고 있는 김양호 시장
▲ 삼척시 삼척시민과 함께 삼척시를 방문한 문인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삼척시에서 좋은 영감을 얻어 많은 작품을 쓸 것을 당부하고 있는 김양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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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선 삼척지부 회장은 "머무는 동안 다소 불편하더라도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양호 삼척 시장은 "문화 관광도시 삼척을 찾아 주신 문인들에게 삼척 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로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가 잘 되어야 하며 삼척에서 머무는 동안 좋은 영감을 얻어 많은 작품 활동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각종 시상식과 이창식 교수(세명대학)의 '신화의 상상력과 메카 삼척'의 특강이 이어졌다. 이후엔 이진숙의 그리운 금강산, 시인들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소란스러운 도시의 소음과 달리 출렁거리는 파도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는 밤이었다.

다음날 오십천을 따라 펼쳐진 장미공원을 들른 후 이사부사자공원을 찾았다. 신라 진흥왕 13년 동해상 해상왕국 우상국정벌을 단행, 울릉도와 독도를 아우르는 해양 영토를 우리 최초로 편입시킨 인물이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삼척시는 이사부 장군의 혼을 받들어 모심으로써 독도가 우리 땅임을 온세계에 재천명하고 있다.

해산당 안에는 애랑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애틋한 전설을 간작하고 있다.
▲ 삼척시 해산당 안에는 애랑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애틋한 전설을 간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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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음력 보름날이면 남근을 깎는 대회를 연다고 한다. 세계적인 성민속공원으로 알려져 있다.
▲ 삼척시 해마다 음력 보름날이면 남근을 깎는 대회를 연다고 한다. 세계적인 성민속공원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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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남근숭배민속이 전해지고 있는 해신당이 있는 마을을 찾았다. 애랑이라는 처녀가 해초작업 중 풍랑으로 죽은 뒤 그 바다에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죽은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남근을 만들어 제사를 지낸 후부터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지금도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 남근을 깎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이 외에도 삼척시에는 환선굴을 비롯해 많은 관광자원이 있으나 시간에 쫓겨 귀경길을 재촉했다. 해안선을 따라 가는 동안 애국가에 등장하는 촛대바위며 동해의 절경에 또 한 번 감탄사를 금치 못했다. 강릉에 잠깐 들러 허균박물관을 둘러 본 후 급하게 귀경길에 올랐다. 귀경하는 동안에도 산하는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태그:#삼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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