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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라이(이리오세요)."

5일 오전 명동, 여성 화장품 매장 앞이 들썩였다.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매장 점원의 목소리가 높아져만 갔다. 한 손에는 가격표가 붙은 피켓을 들고 열심히 안내했다. 옆 매장 점원의 중국어와 섞이면서 마치 차이나타운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매장 안에는 중국인들이 꽉 찼다. 5, 6명의 점원들이 손짓을 이용해 화장품 종류를 열심히 소개한다. 중국인들은 주로 비비크림, 립스틱, 로션 등을 사갔다. 10분 남짓한 사이, 20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물건값을 치렀다.

차이나타운으로 변신한 명동

중국 국경절(10월 1∼7일) 연휴와 한국의 개천절이 겹친 3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과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현수막에는 중국어로 '명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중국 국경절(10월 1∼7일) 연휴와 한국의 개천절이 겹친 3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과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현수막에는 중국어로 '명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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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메카' 서울 중구 명동길 입구에는 '환잉니팡원밍동('명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뜻의 중국어)'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한복을 입은 마스코트는 중국인들과 연신 사진을 찍었다. 관광안내소에는 중국인들이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거리 곳곳에는 '궈칭따쥐후이('국경절 맞이 파격 세일'이란 중국어)'가 적힌 매장 안내판도 눈에 띄었다. '셀카봉'으로 추억을 남기는 중국인들이 환한 표정을 지었다.

중국인들은 음식 노점도 둘러쌌다. 핫도그, 꼬지, 어묵, 떡볶이 등을 파는 한 가게에서 중국인 아이들이 매운 떡볶이를 '호호' 식혀가며 입에 넣었다. 가게 사장은 "명동에서 장사하려면 중국어는 기본"이라며 웃었다.

거리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쇼핑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중국 산동성에서 온 치아센커(37)씨는 "한국 물건은 품질이 좋고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며 "한국 상인들이 국경절에 맞춰서 쇼핑하기 편하게 준비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치아센커씨는 "오늘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서울은 거리도 가깝고 이동하기 편해서 좋은 관광지 같다"라고 덧붙였다.

북경에서 아내와 함께 온 쑤잉치(44)씨는 "아웃도어 점퍼와 등산화를 사기 위해 한국에 왔다"면서 "명동에 중국인들이 많아서 중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의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면세점도 중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면세점 인기 브랜드인 화장품 매장에는 30~40명이 넘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중국인들은 두 손에 '듀티 프리'(Duty Free)라고 적힌 쇼핑백을 들고 분주하게 쇼핑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방한하는 요우커가 16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35%가 늘어난 숫자다.

관광버스는 골칫거리... 서울시 대책에도 불편은 여전

연휴 마지막날인 5일 오전, 명동 거리 곳곳에는 ‘궈칭따쥐후이(국경절 맞이 파격 세일)’가 적힌 매장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연휴 마지막날인 5일 오전, 명동 거리 곳곳에는 ‘궈칭따쥐후이(국경절 맞이 파격 세일)’가 적힌 매장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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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인 관광버스가 교통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주차장과 인근 공영주차장에는 관광버스가 빼곡히 들어찼다. 공간이 부족한 탓에 일부 버스가 도로에 주차됐다. 버스와 택시 등이 뒤섞이면서 명동 일대가 혼잡해졌다. 앞서 서울시가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에 대응하기로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불법 주차를 단속하던 직원은 "오늘은 연휴 마지막날이라 주차 대란이 덜 하지만 이번주 내내 도로가 북새통"이었다며 "도심에 주차공간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택시 기사는 "명동이나 강남에 주로 쇼핑몰이 몰려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며 "외국인 대상의 주요 쇼핑몰을 한강변이나 서울 외곽에 지어야 고객들도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국인이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서 한복 마스코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 중국인이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서 한복 마스코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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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요우커, #명동, #롯데백화점,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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