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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내가 겉절이를 했다. 요즘 늘 작년 김장김치만을 먹고 있던 터였는데 새김치를 먹어서인지, 아내가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한 것인지, 아들 두 놈도 나도 아주 맛나게 먹었다.

"역시 우리 엄마가 최고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는 요즘 내가 운동이다 노동조합이다 하여 늘 달랑달랑하는 쥐꼬리 월급을 갖다주고, 큰 아들 중간고사 임박으로 심기가 불편하다. 그런데 연 이틀 싱글벙글한다. 그 많던 짜증도 잔소리도 연이틀 잠잠하다. 오늘도 겉절이 김치에 아침밥을 비우고 왔다.

월급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아들 성적이 만족스러울 것이 예상되지 않는데도, 아내가 너그러워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누구나 공감하는 칭찬 한마디 때문이다. "당신이 최고야!" "엄마가 최고야!"하는 말이 아내를 바꾼 것이다. 군인들도 마찬가지다. "당신들이 우리나라를 지켜주어서 우리가 생업에만 열중하고 있다, 당신들이 최고야!"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들도 최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전시작전권환수연기는 이런 말을 국군에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니들 가지고는 안 돼!" "니들은 우리를 지키는 데에 능력이 부족해!" "미군이 우리를 지키지 니들이 능력이나 되니?" "밖에서 사먹는 것이 훨씬 맛있어!" "급식이 백배 낫다!"

창군 이래 군은 늘 이런 말을 들어온 셈이다. 엄마가 평생 음식 맛이 없다고 하면 정상적인 엄마가 될까? 인자한 엄마가 사랑스러운 아내가 될까? 정치권력은 늘 국군을 무시한다. 군부독재 정치인도 그랬다. 그 정치인에게 탄압받은 정치인도 조금의 차이가 있지만, 작전권의 온전한 환수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마찬가지였다.

연일 총기사고와 폭행사건, 자살사건, 군인추태사건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이를 막아낼 수 있을까? 먼저 자긍심에 넘치는 군인이 되도록 하는 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군인 자신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갖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그들이 결사체를 형성해서 이겨내고, 외부와의 단절을 획기적으로 해소하고, 사회적인 감시를 확대하는 것 역시 힘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내 나라는 내 가족은 내가 책임진다는 자긍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 전시 작전권 환수를 연기하는 것은, 우리 장병들에게 악영향만 끼칠 뿐이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당장 전시 작전권 환수 연기 시도를 멈추고, 어떻게 국군의 자긍심을 키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국군바로세우기범국민운동본부는 10월1일 국군의 날부터 전국의 군부대 앞에서 전시작전권환수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설 것이다.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요청 드린다.

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김환영 기자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위로 전역했습니다. 평화재향군인회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는 국군바로세우기범국민운동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태그:#전작권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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