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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의궤, 8일간의 축제>
 <의궤, 8일간의 축제>
ⓒ KBS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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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극 영화가 많이 등장하며 영화 <명량>을 중심으로 역사에 관한 물품이나 책의 판매 수익이 오르는 등 다양한 면에서 역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조선 역사상 손꼽히는 훌륭한 장군 '이순신.' 그리고 지금 조선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기록의 나라 조선, 현존하는 많은 기록유산의 근원지였던 작은 나라. 그리고 조선의 가장 위대했던 왕, 22대 국왕 정조. 드라마 <이산>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역린>의 공통점은 정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정조에 대한 관심은 역사와 문학 면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는 당시에 조선의 정치를 개혁하고 만백성의 통합을 원했다. 그 때문에 정조는 동아시아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과 학문적 역량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그가 현대역사문화에서 꾸준히 조명받는 이유는 이뿐만은 아니다. 이는 위에서 언급했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도 쉽게 예측 가능하다.

작년 10월 3부작 다큐멘터리 한 편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그 다큐멘터리는 사람들의 열렬한 성원 속에서 올해 4월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지난 6월 KBS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위상을 알렸다. 이 다큐멘터리의 이름은 <의궤, 8일간의 축제>.

'의궤'란 나라에서 큰일을 치를 때 후세에 참고를 위하여 그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를 자세하게 적은 책이다. 세종의 "의궤는 단지 그 당시에만 행해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실로 만세에 걸쳐 행해지도록 만든 것이다" 라는 말을 통해 의궤의 가치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정조가 1795년에 열린 조선 역사상 가장 성대한 축제였던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기록한 의궤인 8권의 <원행을묘정리의궤>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다른 의궤들과 다르게 화려한 겉표지 대신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책을 활자로 찍어내었다. 또 한 권의 그림이 그려진 책과 일곱 권의 행사 기록서는 그 어떤 의궤보다도 그 날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정조는 왕으로 즉위한 바로 그 날 신하들에게 내린 윤음의 첫 머리를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는 말로 시작하였다. 역적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는 뜻의 逆賊之子 不爲君王 (역적지자 불위군왕). 그는 뒤주에 갇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느꼈던 억울함과 분노가 있는 상태로 왕에 즉위했다.

하지만 정조는 사심 안에 공심이 있고, 공심 안에 사심이 있다는 '사중지공 공중지사'의 태도로 무력이나 자신의 감정으로 반대파에 선 신하들을 내치려 하지 않았다. 그러한 그의 카리스마와 어진 통치에 신하들은 그를 따르게 된다.

8일간의 축제는 정조가 위와 같은 아버지에 대한 슬픔을 심리적으로 극복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이전의 형식적이고 너무 권위적인 행차 형식과는 다르게 백성들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국왕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환궁 길에서는 백성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었다. 실제로 이 행차 기간에만 총 127건의 고충을 직접 해결해 주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가 만들어나가고자 했던 세상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이유는 청소년들이 역사의 의미를 스스로 재해석하고 그 우수성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수능 필수과목 '한국사.' 청소년들에게 역사가 그저 하나의 과목만으로 여겨지는 것은 매우 아쉽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나와 같은 청소년들도 재미를 붙여 '읽을 수 있는 역사'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도 후세에는 역사가 된다. 역사를 통해 지난날의 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그 시대의 삶의 모습에서 지혜를 찾으며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참된 의미일 것이다.


태그:#의궤8일간의축제, #의궤, #역사, #정조,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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