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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9월 19일 열리는 제17회 인천아시안경기대회(아래 대회)에 선수단만 보내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회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울러 9년 만의 북한응원단 인천 방문을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도 수포로 돌아간 모양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발표한 것에 이어 7월에 응원단도 파견한다고 했을 때, 인천시는 물론 지방선거전에 돌입했던 인천지역 여야 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목소리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선수단만 보내고 응원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던 인천시와 인천시민사회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 "응원단에 대해 노골적 험담, 시비... 파견 안 한다"

<연합뉴스>는 28일, "손광호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날 조선중앙TV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북한의 대회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그는 조선중앙TV 대담에서 "남측은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데 대해 대남정치공작대니, 남남갈등 조성이니 뭐니 하면서 노골적으로 험담하다 못해 심지어 지난 7월에 진행된 북남 실무회담에서는 우리 응원단의 규모가 어떻다느니, 우리 응원단이 응원할 공화국기 크기가 크다느니 작다느니 하면서 시비를 걸고, 또 심지어 우리가 입 밖에도 내지 않은 비용 문제까지 꺼내들면서 북남 실무회담을 끝끝내 결렬시키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8월 20일 남조선 인천에서 진행된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 추첨식과 국제체육학술토론회에 참가한 우리 대표단이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과 남측 당국 관계자들에게도 이에 대해 이미 통지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체육학술토론회는 지난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송도컨벤시아와 하버파크호텔, 경인교육대학교 등에서 열렸다. 북한은 대회 조 추첨과 국제체육학술토론회 기조 발표를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고, 이때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는 지난 22일, '북한이 선수단 273명을 보내겠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는 내용만 밝혔고,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공개하고서야, 당시 북한이 '응원단 파견을 못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통일부는 보도자료에서 "북한 팀의 원만한 대회 참가를 위한 제반 준비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북한은 7월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으로 응원단 파견 방침을 밝혔으며, 이후 같은 달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에서 남측의 협상태도를 문제 삼아 퇴장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대통령 직접 만나 설득해야"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인천시다. 북한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등 남한에서 열린 국제체육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했다.

'미녀 응원단'으로 불린 북한 응원단은 대회 흥행은 물론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에 일조했다. 이에 인천시 또한 북한 응원단 참가로 대회 흥행을 기대했다.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북한의 방침에 대해 인천시는 29일 '유감'이라며 향후 남북 당국 간 '전향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시 대변인실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충분한 만큼 우리정부와 북한 당국과의 협상으로 전향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인천시는 북한 응원단 파견에 대비해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공동응원을 준비하고 있는 남북공동응원단 추진본부 또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철 남북공동응원단 추진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지난 7일 열린 최고위원회 때 당 대표까지 나서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전통적으로 손님을 맞이한 우리의 미풍양속을 고려해 달라'며 정부의 통 큰 결단을 촉구했다"며 "북한 응원단 파견 취소로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대회 흥행까지 반 토막 나게 생겼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더 이상 기대만 할 게 아니라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해야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아시안게임, #유정복, #북한응원단, #북한선수단,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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